2008 시즌 LG 트윈스의 126 경기 중 26 경기를 야구장에서 직접 관전했습니다. 전체 일정 중 약 20%에 해당하는데, 9승 17패 승률 0.346으로 LG의 시즌 승률 0.365와 비슷했습니다. 그중에서 승패와 무관하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명승부 7경기를 꼽아봤습니다.
1위 5월 31일 청주 한화전 - 엎치락뒤치락 난타전 한화 송진우가 2000 탈삼진을 앞두고 고향 청주에서 선발 등판했습니다. 1년에 몇 번 열리지 않는 청주 경기였기에 청주 시민의 응원 열기는 뜨거웠고, 피버스를 비롯한 많은 LG팬들도 원정 응원을 감행했습니다. LG가 앞서가면 한화가 뒤따라오는 양상의 타격전이 이어졌고, 송진우는 조인성에게 1개의 탈삼진을 추가했을 뿐, 3.1이닝 6실점 (4자책점)으로 물러났습니다.
6:6으로 맞선 6회말 홈런왕 김태균이 솔로 홈런을 뽑아내며 한화가 역전에 성공하자, 7회초 2사후 이날 경기의 진정한 히어로 최동수가 솔로포로 응수해 동점이 되었습니다.
(사진 :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오는 최동수)8회말 1사 1, 3루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정재복이 무실점으로 모면하자, 9회초 2사후 최동수가 다시 결승 2점 홈런을 뿜어냈습니다. 이후 넋이 나간 토마스를 두들겨 2점을 추가했고 우규민이 9회말을 간신히 틀어막아 경기는 11:7로 종료되었습니다.
청주의 한화 홈팬들에 수적으로 밀렸지만 LG팬들은 남성훈 응원단장과 함께 열정적으로 응원했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피버스를 비롯한 LG팬들은 LG 구단 버스를 둘러싸고 뒤풀이를 했습니다. 엎치락 뒤치락하는 타격전 끝에 극적인 9회 2사후 홈런으로 승부가 결정되었고, 원정 경기였기에 가장 강렬한 기억에 남는 최고의 경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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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4월 12일 잠실 두산전 - 0:5를 6:5로 대역전극원정 경기였던 두산과의 첫 3연전 중에서 둘째날이었습니다. 어깨부상에 시달리는 선발 박명환은 5실점하고 초라하게 물러났고, LG타선은 6회까지 무득점으로 0:5로 끌려갔습니다.
그러나 7회초 선두타자 최동수의 안타를 시작으로 5안타를 집중시키며 1점차까지 추격했고, 이대형의 3루타로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사진 : 동점 적시 3루타를 때려내고 3루로 향하는 이대형. 환호하는 LG팬과 머리를 감싸쥔 두산팬이 대비됩니다.) 1사 3루에서 이성열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2사 후 박용택의 적시 2루타가 터지며 6:5로 역전되었습니다.
9회말 1사 1, 3루의 위기에서 이종욱의 뜬공을 박용택이 홈으로 멋지게 송구하여 3루주자 민병헌을 잡아내 극적으로 경기가 종료되었습니다. 최악의 시즌을 보낸 박용택이 제대로 활약한 몇 안되는 경기로, 그야말로 대역전극 + '끝내기 홈송구'의 명승부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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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4월 5일 잠실 롯데전 - 연장 10회말 최동수의 끝내기 투런포LG 최원호와 롯데 매클레리의 선발 맞대결은 1회초 이대호의 선제 3점 홈런으로 쉽게 롯데쪽으로 기우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LG는 2회말 권용관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만회하고, 3회말에는 최동수의 2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7회초 1사 후에 등판한 정재복이 롯데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자, 10회말 이대형이 박남섭의 실책으로 출루했고, 2사 후 최동수가 임경완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뿜었습니다.
(사진 : 끝내기 홈런을 기록하고 홈에 들어온 최동수를 에워싼 LG 선수들과 환호하는 LG 관중들.) 타구가 자신의 머리 위로 넘어가자 롯데 좌익수 정수근은 일찌감치 포기했습니다.
이날 경기는 결국 올 시즌 LG의 유일한 끝내기 홈런으로 남았고 구단에서는 홈으로 들어와 동료들에게 '구타'당하는 최동수의 모습을 1년 내내 잠실 야구장 전광판에서 두고두고 우려먹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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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5월 24일 잠실 기아전 - 양 팀 합계 28점을 기록한 5시간의 난전플레이볼과 동시에 터무니 없는 난타전으로 개시된 이날 경기는, 10:6으로 LG가 앞서고 있던 것이 고작 3회말이 종료된 시점이었습니다. LG는 이대형의 적시타 등으로 13:9까지 앞서갔지만 후끈 달아오른 기아의 방망이는 더욱 무서웠고, LG팬들은 불안한 예감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조기 투입된 승리계투조 정재복과 우규민이 난타당하며 거짓말처럼 15:13으로 재역전되었고, LG 타선은 한기주의 강속구에 밀려 2이닝 동안 득점에 실패하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사진 : 핸드볼 스코어로 점철된 전광판) 개막전부터 불안했던 우규민뿐만 아니라, 믿음직스러웠던 정재복마저 무너지면서 이 경기 이후 정재복과 우규민은 부진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기아는 5시간에 걸친 대역전극 덕분에 기사회생하며 3연전을 2승 1패로 마무리해 4강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게 되었고, 반면 LG는 이날 대역전패로 희박하던 4강 희망을 완전히 허공으로 날렸습니다. 그나마 후반기 첫 3연전에서 2승 1패로 기아의 4강 희망에 고추가루를 뿌린 것이 작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자세한 후기 바로 가기) 5위 9월 7일 잠실 SK전 - 끝내기 안타로 여자친구와 인터뷰한 서동욱1위와 꼴찌의 맞대결. 3연전 중 2연전을 이미 승리한 1위팀이 8회초까지 꼴찌팀에 5:0으로 앞서고 있다면 이미 승부는 갈린 것이라 봐야할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1루 LG 관중석에는 이미 귀가한 팬들이 비운 자리가 늘어갔습니다.
그러나 8회말 LG는 부동의 1번 이대형이 안타를 치고 나가 도루에 성공하자 안치용과 최동수가 연속으로 2루타를 뿜어냈고, 조인성이 좌측 관중석 중단에 2점 홈런을 꽂아넣으며 5:4까지 추격했습니다. 운명의 9회말,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표팀을 구원하고 금메달을 안긴 SK의 마무리 정대현이 올라왔지만 박용근의 세 번째 안타와 대타 페타니지의 볼넷, 이대형의 희생 번트로 1사 2, 3루의 역전 기회를 맞았습니다.
시즌 초반 1군에서 뛰다 부상으로 2군에서 긴 재활을 거친 서동욱은 볼카운트 2-1에서 중견수쪽으로 데굴데굴 구르며 빠지는 2타점 끝내기 안타를 기록했습니다. 2루 대주자 김태완이 홈을 밟자, 감정이 북받친 서동욱은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으며 감격했고, 이날 중계를 맡은 SBS 스포츠 TV의 주민희 리포터와 인터뷰했습니다. 주민희 리포터는 서동욱의 여자친구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여자친구와 생방송에서 인터뷰한 최초의 야구 선수로 서동욱은 남게 되었습니다.
(사진 : 여자친구 주민희 리포터와 인터뷰하는 끝내기 역전타의 주인공 서동욱) (자세한 후기 바로 가기)6위 5월 10일 대전 한화전 - 창단 첫 9연패팀 8연패와 한화전 11연패 중이었던 이날 연패 탈출의 특명을 안고 선발로 등판한 LG 옥스프링은 클락에게 연타석 2점 홈런을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중간 부상으로 최동수와 박용택이 교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LG 타선은 '난세영웅' 안치용과 2군에서 올라온 손인호, 이병규, 김태완의 활약으로 6:6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6회말 무사 1, 3루에서 한상훈의 병살타로 득점한 한화가 7:6이라는 점수를 그대로 끝까지 지켰습니다. 8회초 2사 1, 3루의 기회가 있었지만 토마스에게 김정민이 3구 삼진으로 물러나며 무산되었습니다.
8회말 외국인 관중의 난입으로 경기가 중단되는 우여곡절까지 있었던 어수선한 경기였는데
(사진 : 그라운드에 난입해 홈에 쇄도한 외국인 관중) 팀 창단 이후 첫 9연패라는 치욕을 안은 선수단은 응원단장도 없이 3루 관중석에서 원정응원한 팬들에게 인사조차 없이 빠져나갔습니다.
다행히 다음날 봉중근의 호투와 류현진에게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기록한 안치용의 분전으로 연패를 두 자릿수까지 끌고 가지는 않았지만, 대신 이후 또 한 번의 9연패의 수모를 반복하게 됩니다.
(자세한 후기 바로 가기) 7위 3월 29일 문학 SK전 - 빗속의 개막전, 눈물의 끝내기포2008 시즌 공식 개막전. 아침부터 내린 폭우로 이명박 대통령의 깜짝 시구는 취소되었지만, 대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시구로 인해 경기는 강행되었습니다.
의외로 선발 브라운이 호투했고, 3회초에는 1사 만루에서 이종열의 싹쓸이 우익선상 3루타가 터지며 디펜딩 챔피언 SK에 4:0으로 앞서갔습니다. 그러나 LG 몰락의 주범 브라운이 5회말 순식간에 무너지며 동점이 되었고, 이후 긴 소강 상태끝에 10회초 1사 1, 3루 기회를 놓친 LG는 마무리 우규민이 11회말 대타 정상호에게 끝내기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패했습니다.
(사진 : 끝내기 홈런을 기록하고 홈에 들어온 정상호를 맞이하는 SK 선수들.)1982년 3월 27일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MBC 청룡 이종도의 끝내기 만루 홈런 이후 27년만의 개막전 끝내기 홈런 패배의 주인공이 LG가 된 것이었습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LG는 시즌 내내 하위권에서 허덕였고, 개막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허용한 우규민은 작년 후반기의 부진에서 더욱 깊은 침체의 늪으로 가라앉았습니다. 주장 이종열은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둘렀지만 이날 얻은 허리부상에 시즌 내내 시달리며 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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