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터미네이터

잠을 잘 때도 항상 식빵 자세를 유지하던 페타가 입양된지 3주가 지나 익숙해졌는지 서서히 긴장이 풀린 자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배 깔고 장판에 지지기. 푸근합니다.

안광 발사. 페타의 정체는 고양이 터미네이터였던 것입니다.

by 디제 | 2009/12/09 14:41 | 고양이 | 트랙백 | 덧글(7)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 이국적이며 매혹적인 추리 소설

페터 회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이하 ‘스밀라’)은, 깊이 교감했던 이웃의 어린 소년 이사야의 죽음에 얽힌 음모를 37세의 독신녀 스밀라가 파헤치는 과정을 묘사한 장편 추리 소설입니다.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덴마크와 그린란드를 배경으로, 제목처럼 눈으로 뒤덮인 설경의 미묘한 차이를 섬세하게 공들인 묘사가 이국적인 향취를 강하게 불러일으킵니다. 대부분의 국내 독자들은 덴마크와 그린란드가 어떤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사회적 차이점을 지니고 있는지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드물겠지만, ‘스밀라’는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한국과 일본에 비견할 만큼 인종적 차이와 역사적 대립 과정을 지니고 있었음을 깨닫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밀라’는 낯설기 만한 작품은 아닌데, 그것은 북유럽이라는 이국적인 공간적 배경과 달리, 서사구조와 문체는 철저히 미국에서 비롯된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을 추종했기 때문입니다. 우연히 사건에 휘말린 주인공이, 희생자의 억울한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쳐나가는 과정에서, 거대한 음모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신변의 위협에 맞서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폐해져간다는 전개는 레이먼드 챈들러의 ‘빅 슬립’과 같은 유명한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에서 익히 보아온 것입니다. (‘빅 슬립’의 박현주 번역가가 ‘스밀라’도 번역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큰 위기가 닥쳐도 재기발랄하면서도 냉소적인 태도로 결코 주눅 들지 않으려 노력하는 주인공 스밀라의 개성은, 비록 그녀의 신분이 탐정은 아니지만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의 주인공 탐정의 그것을 그대로 계승한 것입니다. 하지만 스밀라는 전형적이고 몰개성한 주인공은 결코 아닙니다.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은 위스키와 시거로 상징되는 매우 마초적인 남성 탐정의 전유물이지만, 스밀라는 술과 담배를 멀리 하는 여성이며 탐정도 아닙니다. 스밀라는 주변인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만큼, 애매한 존재입니다. 몇 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전문적인 논문을 작성했을 정도의 지식인이지만, 제대로 된 직업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도 않습니다. 부자인 아버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덴마크인 아버지와 그린란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기에 인종적으로도 유럽인과 아시아인의 경계에 서 있습니다. 가냘픈 체구의 여성이지만, 악전고투의 난투극도 마다하지 않아 온몸에 무수한 상처를 입습니다. 따라서 제2장 ‘바다’에서 크로노스 호의 선원들은 스밀라의 신분에 대해 명확한 규정을 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이국적인 배경 속에서 독특한 개성을 지닌 여성 주인공이 자신이 믿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내용의 매혹적인 추리 소설 ‘스밀라’는 무려 600 페이지를 훌쩍 넘기지만, 그녀의 사투의 결말이 궁금해 매우 빠른 속도로 독파했습니다. 하지만 음모를 꾸민 자의 실체보다 그것에 접근하는 과정과 이를 뒷받침하는 유려한 문체가 더욱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깨닫고는 공들여 차근차근 재독했습니다. 처음 읽었을 때에는 지나쳤던 재기발랄한 문체와 사건의 단서들을 곱씹으며, 재독의 행복감을 만끽했습니다.


by 디제 | 2009/12/09 10:14 | | 트랙백 | 덧글(1)

1/8 나가토 유키 격주 버전 피겨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의 나가토 유키의 격주 버전 피겨입니다. 1/8 스케일로 맥스 팩토리에서 지난 봄에 발매되었는데, 8월 도쿄에서 구입했습니다.


메탈릭 컬러의 박스가 산뜻하면서도 세련된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줍니다.

박스를 개봉하면 피겨 소체 및 스탠드와 함께 오른쪽의 이펙터와 케이블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담배갑과의 크기 비교.




4면도. 원활한 촬영 및 미관을 위해 케이블을 떼어냈습니다. 맥스 팩토리의 피겨들이 모두 그러하듯 프로포션이 훌륭합니다.


다른 각도에서 본 전신 샷. 아랫쪽 사진의 앵글이 무심한 나가토에게 잘 어울립니다.


얼굴 클로즈업. 애니메이션의 이미지를 무난하게 재현했습니다. 목걸이와 마이크의 표현도 좋습니다.


또 다른 주인공 베이스의 앞과 뒤. 디테일이 뛰어납니다. 아래 사진의 고리 모양의 벨트도 인상적입니다.

베이스의 어깨끈도 마치 가죽과 같은 느낌을 살렸습니다.

피크는 보라색입니다.

채색에 손이 많이 갔을 법한 롱 부츠.


미묘한 포즈의 다리. 다리의 선이 일자로 곧게 뻗은 비현실적인 라인이 아니라, 무릎 안쪽이 살짝 튀어나온 사실적인 라인입니다.

이미 포스팅한 바 있는 세가의 경품용 피겨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엑스트라 피겨 라이브 얼라이브'의 나가토와의 비교. 교복 및 마법사 차림과 캐주얼 차림으로 확연히 구분됩니다. 물론 세가의 경품용 피겨보다 맥스 팩토리의 제품이 퀄리티가 뛰어난 것은 당연합니다.

지금까지 수집한 나가토의 리얼 스케일 피겨들.

맥스 팩토리의 1/8 격주 버전 피겨는 하루히와 미쿠루가 함께 발매되었지만, 도쿄를 방문했을 때 하루히가 품절되어 풀세트 수집을 포기했습니다. 나가토만 있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by 디제 | 2009/12/08 09:08 | 애니메이션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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