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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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One Last Kiss 아마존 재팬 한정판 애니메이션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의 주제가로 우타다 히카루가 부른 ‘One Last Kiss’의 아마존 재팬 한정판 CD입니다.

왼쪽 아래가 CD, 뒤편이 아마존 재팬 한정판 특전인 메가 재킷입니다.


CD의 주얼 케이스의 앞과 뒤. 순수한 소년 신지와 하얀 재킷이 잘 어울립니다.

비닐 포장을 벗긴 주얼 케이스의 겉면.

CD가 수납된 주얼 케이스의 내부. CD에는 극장판 4부작의 주제가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가사가 수록된 북클릿.

24cm X 24cm 크기의 메가 재킷. TV판에 비해 극장판 뒤로 갈수록 캐릭터들의 턱이 뾰족해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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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마이 카 – 하루키 소설, 체호프 연극, 그리고 영화의 완벽한 삼위일체 영화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 –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에 이어

단편 소설로부터 확장된 영화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는 소설, 연극, 영화의 완벽한 삼위일체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의 원작은 단편 소설로 약 50페이지 분량에 불과합니다. 주인공 카후쿠의 죽은 아내 이름도 제시되지 않으며 중요 인물 미사키와 타카츠키는 만나는 장면도 없습니다.

영화는 주된 공간적 배경이 히로시마이며 결말에는 한국도 등장하지만 원작 소설의 공간적 배경은 도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원작 소설에서 연극 ‘바냐 아저씨’는 제목만 언급되는 수준이지만 영화는 연극의 캐스팅부터 지난한 리허설 과정이 세세하게 묘사됩니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카후쿠(니시지마 히데토스 분)의 아내 이름을 ‘오토(키리시마 레이카 분)’로 설정해 초반을 장식하게 합니다. ‘오토’라는 이름은 ‘소리(音)’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주막하출혈로 급사한 뒤 카세트테이프에만 남은 그의 목소리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카후쿠에게는 오토와의 추억이 어린 애차(Auto) 사브 터보 900을 상징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카후쿠는 유일한 가족이었던 아내의 죽음으로 엄청난 상실감에 빠집니다. 오토가 대화를 제안해 약속한 날 저녁 카후쿠는 귀가를 미루다 오토가 사망해 자신이 아내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카후쿠는 아내의 부정을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가 없었던 것입니다.

카후쿠가 아내와의 사별로 자신의 인생이 끝났다고 여긴 순간부터 2년 뒤 그가 사브 터보 600을 운전해 히로시마로 향하는 장면에야 오프닝 스태프 롤이 뒤늦게 삽입됩니다. 카후쿠의 삶은 오토의 죽음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새롭게 시작되며 영화 역시 오토의 죽음이 실질적인 출발점임을 알립니다.

연기란 자신의 본질과 마주하는 행위

카후쿠는 히로시마에서 체호프의 희곡 ‘바냐 아저씨’의 연출을 맡습니다. 그는 오토와 바람을 피웠던 배우 타카츠키(오카다 마사키 분)에게 주인공 바냐를 맡깁니다.

카후쿠는 배우들에게 연기를 주문하지 않고 대본을 느릿느릿 읽기만을 요구합니다. 그가 애차 안에서 카스테레오를 활용해 오토의 목소리로 ‘바냐 아저씨’의 대사를 주고받는 방식과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대본 읽기를 반복해 부지불식 중에 대사를 암기한 다음 그 의미를 완벽히 이해한 뒤에야 연기에 들어가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연기’란 일반적으로 ‘자신과는 무관한 타인을 흉내 내는 행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카후쿠는 자신의 고통스러운 내면과 마주하며 무대로 끄집어낼 것을 두려워해 바냐를 연기하려 하지 않고 타카츠키에게 맡깁니다. 애차 안에서 카후쿠가 연습하는 바냐의 대사는 상황에 따른 카후쿠의 복잡하고 힘겨운 심경을 반영해 고스란히 겹쳐집니다.

타카츠키가 전해준 오토의 이야기

타카츠키는 미사키가 운전하는 카후쿠의 애차에 동승해 카후쿠가 생전에 듣지 못했던 오토의 이야기의 결말을 전해줍니다. 남자와의 섹스 도중 및 뒤에 이야기를 지어내던 오토의 기묘한 버릇은 ‘여자가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또 다른 단편 소설 ‘세헤라자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세헤라자데’에서 짝사랑하던 남학생의 집에 잠입한 여학생 이야기의 결말은 암시만 된 채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습니다. 반면 타카츠키가 오토에 들었다는 뒷이야기는 원작 소설과는 완전히 무관하며 잔혹하면서도 기괴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태엽 감는 새’의 결말을 연상시킵니다.

사치는 카후쿠의 연기론과 상통

타카츠키의 우발적 살인으로 인해 카후쿠는 바냐를 맡을 수밖에 없습니다. 카후쿠는 히로시마를 잠시 떠나 운전사 미사키(미우라 토코 분)의 고향 홋카이도로 향합니다. 산사태에 휘말려 죽은 어머니는 생전에 폭력적이었으나 ‘사치’라는 어머니의 별개의 인격은 자신에 따뜻했었다고 미사키는 회상합니다.

미사키는 사치가 어머니의 연기에 의해 탄생한 결과물이 아니라 사랑스러운 면을 반영한 진실한 자아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치는 카후쿠의 연기에 대한 지론과 상통합니다.

카후쿠는 죽은 딸이 살았다면 동갑인 미사키와 함께 그의 고향을 방문하는 여행 뒤에야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얻어 바냐를 맡게 됩니다. 바냐를 위로하는 조카 소냐의 마지막 대사를 통해 현실의 미사키와 연극 속 소냐는 같은 역할임이 드러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이 체호프의 희곡을 거쳐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로 완성됩니다.

카후쿠 부부와 윤수 부부의 차이점

‘드라이브 마이 카’는 진실을 직시하며 아내와 소통할 용기가 없었기에 후회로 가득한 카후쿠의 치유 과정으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그는 연극 연출을 돕는 윤수(진대연 분)와 배우 유나(박유림 분) 부부에게 자신과 오토의 부부 생활을 겹쳐 보았을 것입니다.

오토는 4살 된 외동딸을 폐병으로 잃은 뒤부터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카후쿠는 오토의 외도를 알고도 현상 유지에만 급급해 일그러진 관계가 시작되었고 오토의 급사로 부부 관계도 비극적으로 막을 내립니다.

무용수였던 유나가 유산의 아픔을 경험해 윤수 부부도 자식을 잃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윤수의 제안으로 연기를 시작하면서 유나는 상처를 극복했습니다. 모국어(일본어)로 대화가 가능한 카후쿠-오토 부부가 소통에 실패한 것과 달리 유나는 수어에 의존해 더욱 어렵지만 윤수와의 소통 및 치유에 성공해 더욱 대조적입니다.

‘바냐 아저씨’에서 바냐를 치유하는 것도 유나가 연기하는 소냐라는 점에서 중층적이며 의미심장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서는 주인공 중년 남성이 젊거나 어린 여성을 만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많은데 ‘드라이브 마이 카’도 카후쿠가 미사키와 유나를 만나 상처를 치유합니다.

여자 없는 남자들 ① - 치유, 그리고 어긋난 커플
여자 없는 남자들 ② - 하루키의 여성 혐오?
여자 없는 남자들 ③ [完] - 상징적으로 죽은 옛 연인을 회상하며

드라이브 마이 카 –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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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구찌 – 구찌 가문으로 풀어낸 리들리 스콧의 ‘대부’ 영화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로돌포 구찌(제레미 아이언스 분)의 외아들 마우리치오(아담 드라이버 분)는 가문의 고가품 사업에 무관심한 채 변호사 공부를 합니다. 파트리치아(레이디 가가 분)는 마우리치오에 접근해 결혼한 뒤 가문의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듭니다. 마우리치오 부부는 숙부 알도(알 파치노 분)에 접근해 친밀해집니다.

구찌 가문의 몰락

리들리 스콧 감독의 ‘하우스 오브 구찌’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탈리아의 고가품 브랜드 구찌 가문 내부의 파란만장한 알력 다툼 및 비극적 귀결을 묘사합니다. 주인공 파트리치아는 구찌 가문의 일원인 마우리치오의 미래를 내다보고 그와 결혼합니다. 마우리치오는 파트리치아와의 결혼에 반대한 아버지 로돌포와 소원했으나 파트리치아로 인해 서서히 가족 사업에 개입하기 시작합니다.

마우리치오와 파트리치아는 외부 자본의 힘을 빌려 알도와 그의 외아들 파올로(자레드 레토 분)를 차례로 몰아내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부부 사이는 소원해집니다. 외도를 일삼는 마우리치오는 파트리치아와 별거하고 사업에서도 배제합니다. 파트리치아가 처음부터 욕망에 충실한 인물이었다면 마우리치오는 아내로 인해 욕망에 눈뜹니다.

이유가 어찌 됐든 탐욕에 빠진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파멸뿐입니다. 경영 능력이 없는 마우리치오는 자신이 끌어들인 외부 자본에 밀려 경영권을 상실해 구찌 가문 전체가 구찌 브랜드에서 완전히 배제됩니다. 파트리치아는 변심한 남편을 증오한 끝에 점성술사 피나(셀마 헤이액 분)와 공모해 청부살인을 획책합니다.

마우리치오는 살해당하고 파트리치아와 피나는 청부살인업자들과 함께 유죄 판결을 받아 중형을 선고받습니다. 초반에 마우리치오가 파트리치아나와 결혼하겠다고 하자 반대했던 로돌포의 예언이 적중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서두에서 마우리치오가 저격당하기 직전 장면까지 제시한 뒤 종반에 마우리치오의 저격 장면을 이어서 제시하는 수미쌍관 구조입니다.

인간의 탐욕 비판

리들리 스콧 감독은 ‘에이리언’, ‘블레이드 러너’ 등 초기 SF 걸작부터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최근작 ‘올 더 머니’, ‘라스트 듀얼’은 유럽의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인간의 탐욕이 야기한 비극적 귀결을 묘사한 바 있습니다.

특히 20세기 후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돈에 대한 탐욕이 부른 비극적인 유혈 실화라는 점에서 ‘하우스 오브 구찌’는 ‘올 더 머니’와 공통점이 많습니다. ‘가진 자가 더하다’를 말처럼 남부럽지 않은 부를 쌓아 올린 이들의 탐욕이라는 점에서 인간의 추악함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대부’와 공통점 많아

이탈리아 유력 가문 내부의 다툼을 묘사한 서사시이자 연대기라는 점에서는 허구와 실화의 차이는 있으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 삼부작을 연상시킵니다. 알 파치노가 두 작품 모두 중요한 비중의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이탈리아인답게 음식을 즐기는 가족 파티 장면 또한 ‘대부’와 ‘하우스 오브 구찌’의 공통점입니다.

가족 사업에 무관심했던 주인공이 점차 가족까지 축출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우두머리로 변모한다는 점에서 ‘대부’에서 알 파치노가 연기한 주인공 마이클 꼴레오네와 ‘하우스 오브 구찌’의 마우리치오는 동질적입니다. ‘하우스 오브 구찌’에서 마우리치오는 계단에 오르다 총격을 당해 죽는데 ‘대부’의 클라이맥스에도 유명한 계단 총격 살해 장면이 있습니다.

자레드 레토가 특수 분장의 힘을 빌려 본모습을 완전히 지우고 연기한 파올로는 자신의 무능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재능이 있다고 착각하는 인물입니다. 파올로는 마우리치오와 손을 잡고 아버지 알도를 몰아내지만 결과적으로 마우리치오에 밀려나게 됩니다. 파올로는 마이클의 무능한 형으로 ‘대부 2’에서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는 프레도와 겹쳐 보입니다. 빈곤에 시달려다 암으로 사망한 파올로의 비극적 최후가 본편 종료 후 자막으로 삽입됩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아메리칸 갱스터’에서 미국 흑인 갱 보스 프랭크 루카스의 실화를 서사시와 같이 묘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자수성가 갱을 다룬 ‘아메리칸 갱스터’보다는 이미 최고의 지위에 올라있던 가문의 내부 암투를 다룬 ‘하우스 오브 구찌’가 더욱 ‘대부’ 삼부작에 가까워 보입니다.

20여 년의 세월을 다루기에 157분의 긴 러닝 타임이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러닝 타임을 10분 정도 줄이도록 템포 빠르게 편집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화려한 캐스팅의 배우들 연기는 압도적이며 고가품 소재 영화답게 의상과 소품은 볼거리로 풍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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