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홧김에 전과자가 된 스즈코(아오이 유우 분)는, 외도를 일삼는 부모와 버릇없는 남동생, 그리고 자신을 손가락질하는 이웃을 떠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백만 엔이 모일 때마다 자신을 모르는 곳으로 거처를 옮깁니다.
스폰지하우스의 ‘일본 인디필름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상영중인 타카타 유키 원작, 각본 및 감독, 아오이 유우 주연의 ‘백만엔걸 스즈코’(원제 ‘백만엔과 고충녀’)는, 불경기로 정규직 취업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전과자로 낙인 찍혀 이웃은커녕 가족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왕따에 가까운 젊은 여성의 고군분투를 묘사하는 청춘영화이자 성장담입니다. 변변한 친구조차 없는 스즈코는, 인간관계에 휘말려 전과자가 된 후, 더욱 사람들을 기피하고 산과 바다로 옮겨 다니며 타인과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을 의도적으로 회피합니다. 하지만 타인과 가까워지기를 거부하는 노력은 번번이 좌절되고, 결국 혼자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백만엔걸 스즈코’는 아오이 유우에 철저히 기대는 영화입니다. 코미디라고 하기에는 웃음의 강도가 약하고, 로드 무비라고 하기에는 스즈코의 여정이 세 군데로 국한되어 있으며, 감동을 주기에는 밋밋합니다. 로맨스에 의존하는 멜러물이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정규직 취업이 어려운 청년층이 아르바이트에 매달리는 일본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을 파헤치는 것도 아닙니다. 종반에 두 번의 반전이 제시되지만 인상적인 것은 아니며, 서사구조의 전체적인 흐름을 뒤바꾸기에는 부족합니다. ‘아오이 유우의 체험 삶의 현장’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에피소드 간 유기성이 떨어집니다. 평범한 각본 속에서, 엉뚱하며 만화적인 스즈코를 형상화하기 위해 아오이 유우가 아니었다면, 과연 어떤 배우가 대신할 수 있었을까 선뜻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영화는 아오이 유우의 매력과 연기력에 전적으로 의존합니다.
1985년 생으로 10대 중반에 스크린에 데뷔한 아오이 유우의 출연작을 관람할 때마다 새삼 놀라게 됩니다. 아오이 유우는 전형적인 미인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조각 같은 얼굴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마는 널찍해서 앞으로 튀어 나왔고, 코는 옆으로 눌려 퍼진 듯하며, 돌출한 입술은 섹시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눈을 제외하면 얼굴에서 매력적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몸매도 글래머는커녕, 턱없이 말랐습니다. 하지만 마른 체형을 감추려는 어떤 인공적인 혹은 시각적인 눈속임(가슴 확대 수술이나 소위 ‘뽕브라’)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결점들을 집약시킨 아오이 유우라는 여배우는 지극히 청순하며 보이시하고 자연스러운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으며, 이미지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섬세한 연기를 통해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합니다. 아오이 유우의 이미지에 비견할 만한 배우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데, (‘더블 아오이’라는 이름으로 그녀와 미야자키 아오이를 묶어 내기도 하지만, 아오이 유우에 비하면 미야자키 아오이는 전형적인 미인에 가깝습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비슷한 문화권의 한국과 중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아오이 유우는 누구와도 비견할 수 없는 개성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약에 불과하지만, 똑같은 얼굴과 몸매로 어필하려는 ‘예쁘기만 한’ 한국의 배우와 가수를 비롯한 여자 연예인들을 보면 하나같이 공장에서 찍어낸 듯 개성이 없어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