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스파이더맨" - 서민적인 영웅 영화

누구나 슈퍼 히어로를 꿈꿉니다. 인간에게는 한계가 있으며 그 때문에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하기에 누구나 그 한계를 뛰어 넘는 능력을 원하죠. 하늘을 날거나 아니면(슈퍼맨) 엄청난 부자라서 집사가 꼼꼼히 생활을 챙기며 창고에 차와 비행기, 헬기를 모두 갖추고 있거나 (배트맨) 손에서 칼날이 튀어나온다든가(엑스맨의 울버린)하는 능력을 꿈꾸는 것은 비단 어린아이들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런 슈퍼 히어로들은 그 능력 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싼 환경도 매우 독특하기 이를 데 없는데 슈퍼맨은 크립톤 행성 출신의 외계인이고 배트맨은 어마어마한 부자이며 울버린은 자신이 왜 그런 초능력을 갖게 되었는지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거미에게 물려 슈퍼 히어로가 된 스파이더맨은 좀 다릅니다. 외계에서 온 것도 아니고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며 부모에게 한푼도 물려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돈걱정을 하며 자신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고 여자친구와의 삼각 관계를 고민하는 다분히 평범한 영웅입니다. 프리랜서로 사진을 찍으며 신문사에서 푼돈을 버는 스파이더 맨은 같은 신문사 기자이지만 어엿한 정식 직원에다가 이미 고향별 크립톤 행성의 부모에게 북극의 아지트까지 물려받은 슈퍼맨에 비하면 너무나 서민적인 영웅입니다.

그러한 소박함은 짝사랑하는 MJ의 환심을 사기 위해 차를 사려고 어설픈 코스튬을 고안해서 프로 레슬링에 뛰어 드는 모습에서 깊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눈여겨 보신 분은 이 장면에 등장한 "본 소우"가 1990년대 초반까지 헐크 호간, 워리어 등과 함께 WWF를 이끌었던 랜디 세비지임을 알아보셨을 겁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가진 것이 없어서 "연적"(이자 친구, 그리고 라이벌 고블린의 아들)의 집에 얹혀 살고요.

그래서인지 영화 "스파이더맨"은 사실 미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지만 작품의 스케일이나 액션은 크거나 화려하다는 느낌보다는 소박하고 평범하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저는 마블의 만화 원작을 보지 못했습니다만 호러 영화로 이름을 날렸던 샘 레이미 감독 특유의 연출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에서 영화가 만화 원작을 다분히 의식하고 이를 충실히 재현하려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긴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반에 실사판 드라마로 MBC에서 했었던 "스파이더맨"의 기억이 제게는 너무도 강렬해서(지금도 스파이더맨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기어 오를 때의 배경 음악이 문득 떠올라 허밍할 때도 있습니다.) 스크린에서 스파이더맨을 보는 것이 좋았고 DVD로 구입하기까지 했습니다만 사실 2002년작인 이 작품은 액션 영화라기에는 상당 부분 드라마에 치우친 느낌입니다. 쉽게 말해서 액션이 좀 빈약하죠. 아마 긴 안목에서 시리즈물로 이어 가려는 의도로 드라마 1편을 제작한다는 생각으로 만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다분히 원작을 의식한 것도 원인이 아닐까 싶고요.

"스파이더맨"의 개봉 당시 국내 영화팬들 사이의 논란 거리 중 하나였던 것이 MJ 역의 커스틴 던스트(원래 미국에서는 "키어스틴 던스트"라고 읽는다죠.)가 미스 캐스팅이다, 아니다, 라는 것이었는데 분명 예쁘다고 할 수는 없는 얼굴이지만 그린 고블린이 처음 백주 대낮에 나타났을 때 커스틴 던스트의 차이나 드레스 차림은 정말 잘 어울리더군요. 개인적으로 차이나 드레스를 좋아하는 취향도 작용한 것 같지만 영화 자체에 어울리지 않는 캐스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예고편이 공개되었을 때에는 악당들의 헬기를 쌍둥이 빌딩 사이에서 거미줄로 꼼짝달싹 못하게 잡아 놓는 장면이 있었는데 9.11이후 이 씬은 잘려나갔고 dvd의 예고편에도 포함되지 않았죠. 중간에 스파이더맨 코스튬이 도난당했는데 범인이 잡히지 않았던 우여곡절도 있었고요. 이제 곧 속편이 개봉됩니다만 때마침 교보에서 슈퍼비트 DVD를 세일하기에 일요일 저녁에 돌려보면서 생각난 것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이달말이면 스파이더맨과 MJ와 재회할 수 있겠군요.

핑백

  • 잠보니스틱스 : MARVEL MOVIES - 스파이더맨 (재탕) 2008-06-11 21:54:57 #

    ... 얻은 학생 피터 포커였던 것이다! 세기의 대결은 과연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누구 보라고 이따위 걸 쓴거냐 →suddentime님의 별점평가 →르노님의 감상 →디제님의 감상 →leiness님의 감상 →파란님의 감상 →윌렘 데포의 명연기 →세계속의 삼성 | 외부효과? →흑역사 : 세계무역센터 예고편 →일본어판 성우진 →MTV는 위대하 ... more

덧글

  • 다인 2004/06/16 15:51 #

    제가 이 영화를 처음 보고 한 말이 이거였죠, "양키 놈들은 행복한 줄 알아야 해. 저 만큼 만들어 주는 게 어딘데."
  • 잠본이 2004/07/04 17:40 #

    개인적으론 원작(+94년판 애니)팬이라 1편도 크게 나쁘지는 않았는데 의외로 만족 못 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역시 관점의 차이랄까...

    양키놈들 행복한거 맞죠. 걔네들 지도자 때문에 생고생하는 모 국가 사람들과 비교하면 더더욱...-_-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