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야스히코 요시카즈 감독의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쿠쿠르스 도안의 섬’은 본편에 앞서 서두의 자막대로 1979년 작 TV판 ‘기동전사 건담’ 제15화 ‘쿠쿠르스 도안의 섬’을 바탕으로 한 완전 신작화의 극장판입니다. 서사의 얼개는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TV판에서 가져왔습니다.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감독을 맡았고 그의 만화와 이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화된 ‘기동전사 건담 디 오리진’(이하 ‘디 오리진’)의 설정을 활용합니다.
그럼에도 ‘디 오리진’이라는 부제 대신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1982년 작 ‘기동전사 건담 Ⅲ 애 전사’ 이후 40년 만의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TV판 ‘기동전사 건담’의 전일담을 애니메이션화한 ‘디 오리진’은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 특유의 색채가 사라진 채 전반적으로 밋밋한 결과물에 그쳤습니다.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주제의식은 ‘전쟁은 나쁘다’는 피상적인 접근 외에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신화의 영역으로 남겨두는 편이 캐릭터 본연의 신비스러운 이미지에도 도움이 되었을 샤아의 과거를 굳이 세세하게 풀어내 억지스러웠습니다.
기존 건담 팬들의 지지는 미적지근했고 새로운 팬을 창출하는 데도 실패했습니다. 야스히코 요시카즈는 ‘디 오리진’으로 ‘기동전사 건담’의 모든 부분을 리메이크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으나 실행으로 옮기지 못한 이유입니다.
따라서 ‘기동전사 건담 쿠쿠르스 도안의 섬’에는 ‘디 오리진’이라는 부제가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MS를 비롯한 메카닉 디자인은 물론 캐릭터 디자인도 철저히 ‘디 오리진’의세계관에 충실합니다. 과거 세이라와 같이 미모가 두드러졌던 캐릭터의 매력도 ‘디 오리진’에 의거해 평범해졌습니다.
단지 타이틀 롤 도안만이 카리스마와 매력이 두드러집니다. 도안의 아무로에 대한 호의와 배려를 상징하는 소품인 페트병은 TV판 방영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이후 43년의 세월을 페트병을 통해 체감할 수 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TV 방영되었을 때 9.11 테러로 인해 제15화 ‘쿠쿠르스 도안’만이 결방되었습니다. 민간인 학살이 9.11 테러의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선라이즈가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쿠쿠르스 도안의 섬’ 제작에 나선 이유는 당시에 대한 한풀이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스렛가 전용 짐, 무의미한 등장
시간적 배경도 바뀌었습니다. TV판 ‘쿠쿠르스 도안의 섬’은 지온군의 쟈브로 공략 이전이 배경이었습니다. 하지만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쿠쿠르스 도안의 섬’은 지온군의 쟈브로 공략을 연방군이 막아낸 뒤 오데사 공격으로 반전하기 직전입니다. TV판에는 류가 등장하고 스렛가의 등장 이전이었으나 극장판에는 류가 사망한 뒤이며 스렛가가 합류했습니다.
TV판에는 짐이 등장하지 않았으나 극장판에는 스렛가 전용 짐은 물론 세이라가 탑승하는 코어 부스터도 등장합니다. 코어 부스터를 SFS로 활용한 스렛가의 짐은 2기의 룻군을 격추하지만 지온군 MS와 겨루기도 전에 어이없이 파손되어 전투 불능상태가 됩니다. 도안의 자쿠와 아무로의 건담에 이목을 집중시키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사전 공개된 새로운 설정인 스렛가 전용 짐의 활약에 기대한 관객에게는 맥 빠지는 전개입니다.
지온군의 특수 부대 서던 크로스의 고기동형 자쿠와 아무로의 꿈속에 등장하는 샤아 전용 고기동형 자쿠 역시 TV판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설정입니다.
‘15소년 표류기’ 원점 회귀
TV판의 도안은 소녀 로랑과 세 명의 전쟁고아와 함께 살고 있으나 극장판에서는 소녀 카라를 비롯한 20명의 전쟁고아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카라의 외모는 로랑과 비슷한 면모가 약간 남았으나 이름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로랑의 이름이 ‘∀ 건담’의 주인공 로랑 세아크와 같아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기동전사 건담’의 화이트베이스의 소년 소녀들의 출발점이 ‘15 소년 표류기’였는데 도안의 전쟁고아가 20명으로 대폭 증가해 작품의 원점인 ‘15 소년 표류기’를 답습합니다. 기원과 본질이 같은 두 전쟁고아 집단은 클라이맥스에서 화이트베이스의 카츠, 렛츠, 킷카가 도안의 아이들과 조우해 하나가 됩니다.
도안과 카라는 화이트베이스의 브라이트와 미라이의 관계처럼 보입니다. 미라이가 브라이트의 함장실로 찾아가 커피를 권하는 장면은 TV판에는 없었습니다. 향후 두 사람이 부부가 될 것을 암시합니다.
도안의 전쟁고아 중 신 캐릭터 마르코스는 아무로 또래의 소년으로 아무로와 대조됩니다. 전쟁에 휘말려 건담의 파일럿이 되었으며 전투를 즐기지 않는 아무로와 달리 마르코스는 도안과 같이 파일럿이 되어 싸우기를 원합니다. 도안이 숨겨둔 건담을 자신에게 넘겨달라고 간청하나 도안은 허락하지 않습니다. 마르코스는 아무로를 경계하고 구타하기도 하지만 아무로가 건담에 탑승해 천재적인 조종 능력을 입증하자 감복합니다.
도안과 고프의 반전
TV판과 비교해 극장판 도안의 정체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TV판에서는 단순한 탈영병이었으나 극장판에는 외형적으로는 탈영병인 공작원으로 바뀌었습니다. 샤아에 필적하는 에이스 출신이라는 설정도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그는 갈색의 서던 크로스 부대를 떠났으나 마 쿠베의 공작원으로서 무인도에 숨겨진 핵미사일의 발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도안이 무인도에 거주하는 진짜 이유입니다.
마 쿠베는 연방군의 오뎃사 공격에 앞서 도안의 섬에 숨겨진 6기의 핵미사일의 발사를 지시합니다. 도안의 방해 공작으로 미사일의 원격 발사에 실패하자 갈색의 서던 크로스 부대가 출동해 수동으로 발사합니다. TV판 제25화 ‘오뎃사 격전’에서 마 쿠베가 남극조약을 무시한 채 수소폭탄을 발사했던 전개를 습합니다. 마 쿠베와 그의 부관 우라간은 등장하지만 자비 가의 캐릭터는 한 명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TV판에서는 아무로의 건담이 수소폭탄을 빔 사벨로 베어 파괴해 비현실적으로 연출되었으나 극장판에서는 아무로가 핵미사일의 발사를 사전에 전혀 눈치채지 못해 접근조차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도안이 사전에 핵미사일의 자폭을 준비했기에 핵미사일은 대기권에서 파괴됩니다. 마 쿠베의 협박에도 고프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도안은 고프의 이중첩자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TV에서는 무능의 상징이었던 고프가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쿠쿠르스 도안의 섬’에서는 유능하면서도 능글맞은 지휘관으로 변모했습니다.
대사 밋밋한 ‘디 오리진’ 약점 되풀이
20분 분량의 TV판을 108분 분량으로 늘리다 보니 신 캐릭터들의 추가에도 긴장감을 잃고 전개가 늘어지는 약점을 피할 수 없습니다.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 작품의 최대 매력 중 하나인 압축된 매력의 대사도 찾아볼 수 없어 대사들이 하나같이 밋밋합니다. ‘디 오리진’부터 야스히코 요시카즈 감독의 두드러졌던 약점은 ‘기동전사 건담 쿠쿠르스 도안의 섬’에서도 극복되지 못했습니다.
도안 전용 자쿠가 입 부분이 길쭉하게 늘어지게 디자인된 것은 TV판의 작화 붕괴를 고스란히 반영한 것입니다. 유일한 무기 히트 호크를 쥐는 오른팔을 클라이맥스에서 잃은 뒤 돌을 던지는 도안 전용 자쿠 역시 TV판에서 바위를 던져 미사일을 맞춰 아무로의 코아 파이터를 격추한 장면을 오마주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작화 및 연출은 현재 인터넷 ‘밈’의 인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브라이트의 회상에서 아무로를 구타하는 장면도 새로운 작화로 제시되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건담을 비롯한 MS의 전투 장면은 ‘디 오리진’과 마찬가지로 CG로 처리되어 이질감을 숨기지 못합니다. 우주 세기 초창기 MS라 기계적 움직임의 부자연스러움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포함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매력이 떨어집니다.
건담 시리즈 TV판 최신작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에서 MS의 전투 장면이 CG 의존도를 줄인 것은 ‘디 오리진’을 기점으로 한 CG 연출의 어색함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쿠쿠르스 도안의 섬’은 기존 건담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채 새로운 팬의 확보에도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이라-미라이 성우 이질감 두드러져
아무로, 카이, 샤아의 목소리는 TV판 이래의 성우들이 그대로 맡았으나 나머지 캐릭터는 사망한 성우들도 있어 캐스팅이 큰 폭으로 바뀌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U.C’부터 브라이트를 연기했던 나리타 켄, ‘디 오리진’부터 마 쿠베를 연기한 야마자키 타쿠미는 원래의 성우들과 상당히 비슷한 음색을 선보입니다. 마 쿠베가 TV판에서 ‘좋은 것’이라 유언을 남긴 도자기도 소품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여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세이라를 연기한 한 메구미는 원조 세이라 성우 고 이노우에 요우와 목소리가 비슷하지 않습니다. 한 메구미는 ‘디 오리진’에서 어린 세이라/아르테이시아를 연기했을 때는 새로운 캐릭터나 마찬가지라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으나 1년 전쟁의 세이라는 이노우에 요우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미라이를 연기한 아라이 사토미 역시 원조 성우 고 시라이시 후유미와는 음색이 다릅니다. ‘기동전사 Z건담’ 극장판에서 아라이 사토미는 화 유리이의 목소리를 이질감 없이 소화했으나 미라이와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에서 향후 미라이의 목소리를 누가 연기할지 궁금합니다.
기동전사 건담 - 제15화 쿠쿠르스 도안의 섬
http://twitter.com/tominodijeh
야스히코 요시카즈 감독의 극장판‘기동전사 건담 쿠쿠르스 도안의 섬’은 본편에 앞서 서두의 자막대로 1979년 작 TV판 ‘기동전사 건담’ 제15화 ‘쿠쿠르스 도안의 섬’을 바탕으로 한 완전 신작화의 극장판입니다. 서사의 얼개는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TV판에서 가져왔습니다.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감독을 맡았고 그의 만화와 이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화된 ‘기동전사 건담 디 오리진’(이하 ‘디 오리진’)의 설정을 활용합니다.
그럼에도 ‘디 오리진’이라는 부제 대신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1982년 작 ‘기동전사 건담 Ⅲ 애 전사’ 이후 40년 만의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TV판 ‘기동전사 건담’의 전일담을 애니메이션화한 ‘디 오리진’은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 특유의 색채가 사라진 채 전반적으로 밋밋한 결과물에 그쳤습니다.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주제의식은 ‘전쟁은 나쁘다’는 피상적인 접근 외에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신화의 영역으로 남겨두는 편이 캐릭터 본연의 신비스러운 이미지에도 도움이 되었을 샤아의 과거를 굳이 세세하게 풀어내 억지스러웠습니다.
기존 건담 팬들의 지지는 미적지근했고 새로운 팬을 창출하는 데도 실패했습니다. 야스히코 요시카즈는 ‘디 오리진’으로 ‘기동전사 건담’의 모든 부분을 리메이크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으나 실행으로 옮기지 못한 이유입니다.
따라서 ‘기동전사 건담 쿠쿠르스 도안의 섬’에는 ‘디 오리진’이라는 부제가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MS를 비롯한 메카닉 디자인은 물론 캐릭터 디자인도 철저히 ‘디 오리진’의세계관에 충실합니다. 과거 세이라와 같이 미모가 두드러졌던 캐릭터의 매력도 ‘디 오리진’에 의거해 평범해졌습니다.
단지 타이틀 롤 도안만이 카리스마와 매력이 두드러집니다. 도안의 아무로에 대한 호의와 배려를 상징하는 소품인 페트병은 TV판 방영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이후 43년의 세월을 페트병을 통해 체감할 수 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TV 방영되었을 때 9.11 테러로 인해 제15화 ‘쿠쿠르스 도안’만이 결방되었습니다. 민간인 학살이 9.11 테러의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선라이즈가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쿠쿠르스 도안의 섬’ 제작에 나선 이유는 당시에 대한 한풀이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스렛가 전용 짐, 무의미한 등장
시간적 배경도 바뀌었습니다. TV판 ‘쿠쿠르스 도안의 섬’은 지온군의 쟈브로 공략 이전이 배경이었습니다. 하지만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쿠쿠르스 도안의 섬’은 지온군의 쟈브로 공략을 연방군이 막아낸 뒤 오데사 공격으로 반전하기 직전입니다. TV판에는 류가 등장하고 스렛가의 등장 이전이었으나 극장판에는 류가 사망한 뒤이며 스렛가가 합류했습니다.
TV판에는 짐이 등장하지 않았으나 극장판에는 스렛가 전용 짐은 물론 세이라가 탑승하는 코어 부스터도 등장합니다. 코어 부스터를 SFS로 활용한 스렛가의 짐은 2기의 룻군을 격추하지만 지온군 MS와 겨루기도 전에 어이없이 파손되어 전투 불능상태가 됩니다. 도안의 자쿠와 아무로의 건담에 이목을 집중시키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사전 공개된 새로운 설정인 스렛가 전용 짐의 활약에 기대한 관객에게는 맥 빠지는 전개입니다.
지온군의 특수 부대 서던 크로스의 고기동형 자쿠와 아무로의 꿈속에 등장하는 샤아 전용 고기동형 자쿠 역시 TV판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설정입니다.
‘15소년 표류기’ 원점 회귀
TV판의 도안은 소녀 로랑과 세 명의 전쟁고아와 함께 살고 있으나 극장판에서는 소녀 카라를 비롯한 20명의 전쟁고아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카라의 외모는 로랑과 비슷한 면모가 약간 남았으나 이름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로랑의 이름이 ‘∀ 건담’의 주인공 로랑 세아크와 같아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기동전사 건담’의 화이트베이스의 소년 소녀들의 출발점이 ‘15 소년 표류기’였는데 도안의 전쟁고아가 20명으로 대폭 증가해 작품의 원점인 ‘15 소년 표류기’를 답습합니다. 기원과 본질이 같은 두 전쟁고아 집단은 클라이맥스에서 화이트베이스의 카츠, 렛츠, 킷카가 도안의 아이들과 조우해 하나가 됩니다.
도안과 카라는 화이트베이스의 브라이트와 미라이의 관계처럼 보입니다. 미라이가 브라이트의 함장실로 찾아가 커피를 권하는 장면은 TV판에는 없었습니다. 향후 두 사람이 부부가 될 것을 암시합니다.
도안의 전쟁고아 중 신 캐릭터 마르코스는 아무로 또래의 소년으로 아무로와 대조됩니다. 전쟁에 휘말려 건담의 파일럿이 되었으며 전투를 즐기지 않는 아무로와 달리 마르코스는 도안과 같이 파일럿이 되어 싸우기를 원합니다. 도안이 숨겨둔 건담을 자신에게 넘겨달라고 간청하나 도안은 허락하지 않습니다. 마르코스는 아무로를 경계하고 구타하기도 하지만 아무로가 건담에 탑승해 천재적인 조종 능력을 입증하자 감복합니다.
도안과 고프의 반전TV판과 비교해 극장판 도안의 정체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TV판에서는 단순한 탈영병이었으나 극장판에는 외형적으로는 탈영병인 공작원으로 바뀌었습니다. 샤아에 필적하는 에이스 출신이라는 설정도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그는 갈색의 서던 크로스 부대를 떠났으나 마 쿠베의 공작원으로서 무인도에 숨겨진 핵미사일의 발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도안이 무인도에 거주하는 진짜 이유입니다.
마 쿠베는 연방군의 오뎃사 공격에 앞서 도안의 섬에 숨겨진 6기의 핵미사일의 발사를 지시합니다. 도안의 방해 공작으로 미사일의 원격 발사에 실패하자 갈색의 서던 크로스 부대가 출동해 수동으로 발사합니다. TV판 제25화 ‘오뎃사 격전’에서 마 쿠베가 남극조약을 무시한 채 수소폭탄을 발사했던 전개를 습합니다. 마 쿠베와 그의 부관 우라간은 등장하지만 자비 가의 캐릭터는 한 명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TV판에서는 아무로의 건담이 수소폭탄을 빔 사벨로 베어 파괴해 비현실적으로 연출되었으나 극장판에서는 아무로가 핵미사일의 발사를 사전에 전혀 눈치채지 못해 접근조차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도안이 사전에 핵미사일의 자폭을 준비했기에 핵미사일은 대기권에서 파괴됩니다. 마 쿠베의 협박에도 고프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도안은 고프의 이중첩자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TV에서는 무능의 상징이었던 고프가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쿠쿠르스 도안의 섬’에서는 유능하면서도 능글맞은 지휘관으로 변모했습니다.
대사 밋밋한 ‘디 오리진’ 약점 되풀이
20분 분량의 TV판을 108분 분량으로 늘리다 보니 신 캐릭터들의 추가에도 긴장감을 잃고 전개가 늘어지는 약점을 피할 수 없습니다.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 작품의 최대 매력 중 하나인 압축된 매력의 대사도 찾아볼 수 없어 대사들이 하나같이 밋밋합니다. ‘디 오리진’부터 야스히코 요시카즈 감독의 두드러졌던 약점은 ‘기동전사 건담 쿠쿠르스 도안의 섬’에서도 극복되지 못했습니다.
도안 전용 자쿠가 입 부분이 길쭉하게 늘어지게 디자인된 것은 TV판의 작화 붕괴를 고스란히 반영한 것입니다. 유일한 무기 히트 호크를 쥐는 오른팔을 클라이맥스에서 잃은 뒤 돌을 던지는 도안 전용 자쿠 역시 TV판에서 바위를 던져 미사일을 맞춰 아무로의 코아 파이터를 격추한 장면을 오마주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작화 및 연출은 현재 인터넷 ‘밈’의 인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브라이트의 회상에서 아무로를 구타하는 장면도 새로운 작화로 제시되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건담을 비롯한 MS의 전투 장면은 ‘디 오리진’과 마찬가지로 CG로 처리되어 이질감을 숨기지 못합니다. 우주 세기 초창기 MS라 기계적 움직임의 부자연스러움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포함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매력이 떨어집니다.
건담 시리즈 TV판 최신작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에서 MS의 전투 장면이 CG 의존도를 줄인 것은 ‘디 오리진’을 기점으로 한 CG 연출의 어색함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쿠쿠르스 도안의 섬’은 기존 건담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채 새로운 팬의 확보에도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이라-미라이 성우 이질감 두드러져
아무로, 카이, 샤아의 목소리는 TV판 이래의 성우들이 그대로 맡았으나 나머지 캐릭터는 사망한 성우들도 있어 캐스팅이 큰 폭으로 바뀌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U.C’부터 브라이트를 연기했던 나리타 켄, ‘디 오리진’부터 마 쿠베를 연기한 야마자키 타쿠미는 원래의 성우들과 상당히 비슷한 음색을 선보입니다. 마 쿠베가 TV판에서 ‘좋은 것’이라 유언을 남긴 도자기도 소품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여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세이라를 연기한 한 메구미는 원조 세이라 성우 고 이노우에 요우와 목소리가 비슷하지 않습니다. 한 메구미는 ‘디 오리진’에서 어린 세이라/아르테이시아를 연기했을 때는 새로운 캐릭터나 마찬가지라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으나 1년 전쟁의 세이라는 이노우에 요우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미라이를 연기한 아라이 사토미 역시 원조 성우 고 시라이시 후유미와는 음색이 다릅니다. ‘기동전사 Z건담’ 극장판에서 아라이 사토미는 화 유리이의 목소리를 이질감 없이 소화했으나 미라이와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에서 향후 미라이의 목소리를 누가 연기할지 궁금합니다.
기동전사 건담 - 제15화 쿠쿠르스 도안의 섬
http://twitter.com/tominodij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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