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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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춘 – 아버지와 딸, 봄날의 끝 영화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결혼 압박 시달리는 27세 노리코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1949년 작 흑백 영화 ‘만춘(晩春)’은 히로츠 카즈오의 소설 ‘아버지와 딸’을 영화화했습니다. 아버지 슈치키(류 치슈 분)와 함께 가마쿠라에서 단둘이 사는 딸 노리코(하라 세츠코 분)가 주위의 결혼 압박에 고민한다는 줄거리입니다.

27세의 노리코는 동창 중에 아직 결혼하지 않은 두 명 중 한 명입니다. 나이가 차면 중매로라도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20세기 중반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21세기와는 다릅니다. 슈키치는 노리코에게 자신의 결혼 생활을 회고하며 ‘결혼이 반드시 행복하지는 않으나 몇 년 후에도 행복해지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결혼에 대한 의무감으로 가득했던 시대상을 대변합니다.

정확히 10년 뒤인 1959년 개봉된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컬러 영화 ‘안녕하세요’에서는 일본 여성들이 기모노를 서양 옷과 혼용해 느슨하게 착용하고 있지만 ‘만춘’에서는 일상에서도 기모노를 예법에 맞게 착용해 시대적 변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중년 이상의 여성들은 모두 기모노 차림이지만 노리코 등 20대 여성은 양장을 착용해 차별화됩니다.

일생일대의 거짓말

결혼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노리코는 홀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걱정이 지극해 결혼하지 않고 아버지의 곁에 남으려 해 일렉트라 콤플렉스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슈키치는 노리코를 안심시키기 위해 매우 구체적인 재혼 의사를 밝힙니다. 노리코는 깊이 상심하면서도 결혼을 결심합니다. 노리코의 결혼 직전 두 사람은 교토로 여행하며 한방을 쓰고 ‘이별 여행’이라 명명해 마치 부부나 연인처럼 보입니다.

관객의 시선을 부녀에 집중시키기 위해 노리코와 혼담이 오가는 남성 쿠마타로는 배우의 출연 없이 ‘게리 쿠퍼를 닮았다’는 대사로 대신합니다. 결혼식 참석 직전 자택에서 신부 화장을 완료한 노리코가 제시되지만 결혼식 장면은 생략합니다.

결혼식이 끝난 뒤 슈키치는 노리코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이혼녀인 아야(츠키오카 유메지 분)에게 재혼 결심은 노리코를 안심시켜 결혼시키기 위한 ‘일생일대의 거짓말’이었다고 고백합니다. 결말에서 텅 빈 집에 홀로 남은 슈키치가 사과 껍질을 과도로 깎다 허전함으로 인해 멈칫하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마지막 장면은 아버지가 딸을 떠나보내는 것이 자연의 섭리라는 듯 가마쿠라의 밤바다의 파도를 포착합니다.

봄날의 끝

거의 모든 장면에 카메라가 정지된 가운데 컷과 편집으로 인물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 특유의 정적인 연출은 인물의 심리 묘사와 대사에 더욱 집중하게 합니다. 최근에도 NHK 아침 드라마 등은 비슷한 연출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녀가 함께 걷는 장면에서 카메라가 두 배우의 앞모습을 포착하며 뒤로 물러나며 움직이며 촬영해 이채롭습니다.

원작 소설 제목 ‘아버지와 딸’은 직선적이지만 영화 제목 ‘만춘’은 매우 은유적입니다. 영화의 시간적 배경이 바로 지금과 같은 늦봄이지만 결혼 적령기가 꽉 찬 노리코의 나이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아버지와 딸이 마지막으로 보내는 호시절로 풀이할 수도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봄날이 완전히 끝나고 홀로 남은 슈키치에게는 고독한 황혼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도쿄 이야기 - 담담하게 그려지는 가족 해체
안녕하세요 – 고도성장기 초기 일본인의 삶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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