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안테벨룸 – 조던 필 아류작, 반전 새롭지 않아 영화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목화 농장에서 백인에 의한 강제 노역, 폭력, 성폭행 등에 시달리는 흑인 노예들이 무차별적으로 살해되어 화장됩니다. 흑인 노예의 우두머리에 해당하는 이든(자넬 모네 분)은 조용하면서도 치밀하게 탈출을 준비합니다.

남북 전쟁 배경?

제라드 부시, 크리스토퍼 렌즈 감독이 공동 각본, 제작, 연출을 맡은 2020년 작 ‘안테벨룸’이 한국에 개봉되었습니다. ‘(남북) 전쟁 전(Antebellum)’을 뜻하는 제목이지만 극 중에서는 남북 전쟁 이전보다는 마치 1860년대 남북 전쟁이 한창인 것처럼 묘사됩니다.

남군으로 보이는 집단이 운영하는 목화 농장 주변에는 포성과 총성이 끊이지 않아 전장이 멀지 않은 듯합니다. 지휘관(에릭 레인지 분)은 아군의 워싱턴 점령이 멀지 않았다고 호언장담합니다. 일단은 ‘노예 12년’을 연상시키는 설정입니다.

하지만 노예들이 피땀 흘려 채취한 목화를 한데 모아 불사르고 하늘에는 여객기가 지나가는 장면을 통해 남북 전쟁 중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윤회 혹은 전생을 다룬 SF 영화가 아닌가 하는 추측할 여지도 있습니다.

3파트로 나눠 편집

‘안테벨룸’은 크게 3개의 파트로 편집되었습니다. 이든이 노예 처지인 A파트, 이든과 빼닮은 베로니카(자넬 모네 분)가 현대 미국에서 흑인 여성의 권익 향상에 앞장서는 B파트, 그리고 다시 이든의 이야기로 돌아오는 C파트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각의 파트는 스마트폰 벨 소리를 활용해 전환되는데 시간순으로 배열하면 B-A-C에 해당합니다.

C파트에서 지휘관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장면을 통해 남북 전쟁 시기로 보였던 농장 장면이 실은 현재이며 현대인들이 19세기 의복을 입고 노예제를 부활시켰음이 드러납니다. 즉 이든이 베로니카와 동일인물임이 드러납니다. 에덴동산을 뜻하는 이름 ‘이든(Eden)’은 백인들이 베로니카를 납치한 뒤 지어준 것이며 지옥과 같은 불행을 역설적으로 상징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베로니카가 탈출에 성공한 뒤 그가 납치, 감금되었던 공간은, ‘안테벨룸’이라는 남북 전쟁 재현 놀이공원 인근에 비밀리에 개설된 불법 시설이었음이 밝혀집니다. 매일 같이 들리던 포성과 총성은 남군과 북군의 전투 재현에서 비롯된 놀이공원의 특수 효과였습니다. 엔딩 크레딧 도중에는 FBI에 의한 사건 처리가 제시됩니다.

반전 새롭지 않고 주제의식만 앞서

‘안테벨룸’은 현대 미국에 흑인 노예제를 부활시킨 시대착오적 백인 비밀결사 집단을 묘사한 호러 스릴러입니다. 하지만 19세기 공동체를 시대착오적으로 재현했다는 반전은 나이트 M. 샤말란 감독의 2004년 작 ‘빌리지’와 다르지 않아 새롭지 않습니다. ‘빌리지’ 역시 ‘안테벨룸’과 마찬가지로 마케팅에서 반전을 강조한 바 있으나 완성도는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흑인에 대한 차별을 기괴한 호러 스릴러 영화로 옮겨 조던 필 감독의 ‘겟 아웃’과 ‘어스’를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안테벨룸’의 깊이는 ‘겟 아웃’과 ‘어스’에 비교하면 크게 뒤져 아류에 그칩니다. 최근에도 백인 우월주의 및 인종 차별이 미국 사회에 남아있으나 ‘안테벨룸’의 접근 방식은 예술적 은유로 녹여냈다기보다는 과대망상에 가깝습니다.

베로니카가 지휘관에 결정타를 가한 뒤 백인우월주의를 상징하는 남부 연합기에 둘둘 싸 화장장으로 끌고 가 불을 붙이는 장면은 주제의식을 지나치게 선명하게 강조합니다.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화형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베로니카가 북군의 진청색 재킷을 착용한 채 안테벨룸에서 탈출하는 장면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주제의식이 너무도 강하게 앞세워 세련미가 부족합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