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콘텐츠뷰/KBO 야매카툰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나이트메어 앨리 – 매끈한 필름 느와르, 기예르모 델 토로 전작과 차별화 영화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떠돌이 신세의 스탠(브래들리 쿠퍼 분)은 클렘(윌렘 대포 분)이 운영하는 삼류 카니발에 머물며 일하게 됩니다. 그는 독심술사 부부 피터(데이빗 스트라탄 분), 지나(토니 콜렛 분)와 가까워집니다. 피터의 트릭을 배운 스탠은 뉴욕에 진출해 명성을 얻습니다.

기예르도 델 토로, 전작과 차별점 두드러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각본, 제작, 연출을 맡은 ‘나이트메어 앨리’는 1946년 작 윌리엄 린제이 그리샴의 소설을 194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영화화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불안했던 미국을 배경으로 상승을 꿈꾸는 독심술사가 욕망에 충실하다 파국을 맞이하는 전형적인 필름 느와르 스릴러입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괴수, 초자연 현상 등 합리적 관점에서는 설명되지 않는 요소를 계속 영화화한 바 있습니다. 서두를 장식하는 카니발의 ‘기인(Geek)’은 평소 짐승처럼 우리에 갇혀 있으나 관객들 앞에 나서 살아있는 닭을 잡아먹어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150분의 러닝 타임을 지배합니다. 전작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에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페르소나 덕 존스가 연기한 양서인간을 일견 연상시키는 캐릭터입니다.

최근 영상물에서 인간에 대한 폭력 묘사는 과거보다 매우 적나라하게 제시되는 반면 동물에 대한 폭력 묘사나 도살은 모방 위험 및 윤리성 논란으로 인해 생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서두에서 기인이 관객들 앞에서 닭의 목을 물어뜯는 유혈 장면은 최근 영화들의 일반적 연출 방식과 달리 전혀 생략 없이 묘사됩니다. 결말을 위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의도적 포석입니다.

반대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전작에서 흔했던 인간의 유혈 장면은 최소화되었습니다. 독심술이나 죽은 자의 영혼과 교감하는 능력을 ‘정교한 사기’로 규정해 초능력을 긍정했던 전작들과 대조적입니다. 따라서 기괴하고 삐거덕대는 요소들이 있었던 그의 전작들과 달리 전반적으로 매끄럽습니다.

심리 치료와 타로 카드 역시 독심술과 마찬가지로 사기처럼 묘사되었습니다. 기인의 존재도 클렘이 스탠에 털어놓듯 행려자를 감금 및 환각 상태에서 착취하는 것뿐이지 실제로 기인은 아닙니다.

‘악몽의 골목’이 뜻하는 바는?

스탠이 클렘의 카니발과 동행하는 과정이 1부라면 몰리(루니 마라 분)와 함께 카니발을 떠나 2년 후 뉴욕의 호텔 쇼에 안착한 이후의 행보가 2부에 해당합니다. 스탠은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물론 피터를 살해하면서까지 독심술을 습득해 승승장구합니다. 그는 피터를 살해하는 데 활용했던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대신 골초입니다. 남을 속이는 데 활용했던 방법으로는 자신이 당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입니다.

하지만 심리학자 릴리스(케이트 블란쳇 분)와 공모해 유력 인사들의 개인사를 빼돌려 거액의 사기를 꾀하다 점차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그는 극력 피했던 술을 마시며 몰리를 두고 릴리스와 바람을 피웁니다. ‘캐롤’에서 커플을 연기했던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는 연적이 되었습니다. 케이트 블란쳇의 팜므 파탈 연기는 뻔한 듯하지만 압도적이라 신기합니다.

제목 ‘Nightmare Alley’는 기인이 부상당한 채 버려지고 스탠이 서슴없이 사람을 살해하며 범죄행각을 저지르는 등 어떤 불길한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도시 귀퉁이의 ‘악몽의 골목’으로 직역됩니다. 1947년 작 첫 번째 영화의 제목은 ‘악몽의 골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불어 ‘Nightmare Alley’는 인간의 심연에 자리 잡고 있으며 언제든지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심리적 공포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스탠이 자신의 공포로부터 도망치려 안간힘을 쓰면 쓸수록 오히려 공포와 가까워집니다.

사기가 실패하고 거액을 날리며 몰리와도 헤어진 스탠은 도망자가 되어 결국 카니발의 기인으로 전락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기인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어쩔 수 없이 수락하는 장면의 브래들리 쿠퍼의 압도적 연기는 웃음과 눈물을 한데 아우르며 강렬한 여운을 남깁니다. 왜 초반에 기인 묘사에 그토록 공을 들였는지 결말에서 설명됩니다. 중절모를 쓴 고전적 옷차림의 브래들리 쿠퍼는 젊은 시절 인디아나 존스를 연기했던 해리슨 포드를 연상시킵니다.

상승에 대한 욕망이 지나친 주인공이 밑바닥으로 추락하는 숙명적 귀결은 필름 느와르의 공식에 매우 충실합니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이 정치적 올바름의 주제 의식이 매우 선명했다면 ‘나이트메이 앨리’는 전형적인 서사를 다루면서도 오락성에 충실합니다. 긴 러닝 타임 동안 팽팽한 긴장감을 견지합니다.

에녹의 눈

몰리의 아버지와 같은 역할인 차력사 브루노를 연기한 론 펄만은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에서도 카니발의 차력사를 연기한 바 있습니다. 초반에 탈주한 기인을 잡기 위해 요술집에 들어간 스탠이 어둠 속에서 기인을 발견하는 공간은 마치 ‘에리이언’에서 페이스 허거의 등장 직전 장면처럼 연출되었습니다.

클렘의 소장품으로 처음 등장해 마지막 장면까지 존재감을 발하는 기형아 표본 에녹은 두 눈 사이에 제3의 눈이 자리 잡아 마치 스탠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합니다. 뉴욕에서 독심술을 연기하던 스탠의 안대에 그려진 눈동자가 에녹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스탠이 기인으로 전락하는 순간을 지켜보고 있는 것 또한 에녹입니다. 표본이 된 에녹의 눈이 진짜로 떠지는 장면은 없으나 스탠의 심연의 공포를 들여다보는 눈과 같습니다.

헬보이 - 론 펄만의, 론 펄만에 의한, 론 펄만을 위한
판의 미로 - 불쾌하고 끔찍한 정치 영화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 스페인 내전, 설 곳 없는 소녀
헬보이2 - 괴물의 물량공세에 뒷전으로 밀린 지옥소년
퍼시픽 림 - 힘 있지만 유치하다
크림슨 피크 - 서사 및 캐릭터 전형적, 디테일은 돋보여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 흥미 요소 다수, 서사는 진부해

http://twitter.com/tominodij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