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궁정의 2인자 드 기슈(벤 멘델손 분)의 집요한 구애에 시달리는 록산(헤일리 베넷 분)은 근위대 신병 크리스티앙(켈빈 해리슨 주니어 분)에 첫눈에 반합니다. 록산은 고향 친구이자 근위대 장교인 시라노(피터 딘클리지 분)에게 크리스티앙과 연결시켜 달라고 부탁합니다. 록산을 짝사랑하는 시라노는 크리스티앙의 연애편지를 대필합니다.
피터 딘클리지 섬세한 연기 돋보여
외모 콤플렉스로 인해 짝사랑하는 록산에게 고백하지 못한 채 연애편지를 대필하는 시인이자 검객 시라노 드 벨주락의 이야기는 다양한 시대와 배경으로 리메이크된 바 있습니다. 조 라이트 감독의 ‘시라노’는 2018년 공개된 에리카 슈미트 각본, 피터 딘클리지 주연의 동명의 무대용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겼습니다. 피터 딘클리지와 에리카 슈미트는 2005년 결혼한 부부입니다.
주인공 시라노는 피터 딘클리지 캐스팅에서 드러나듯 원작과 달리 단신으로 설정했습니다. 피터 딘클리지와는 신장 차이가 있는 다른 등장인물을 함께 배치할 때 최대한 대등하게 보이기 위해 미장센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크리스티앙으로 흑인 배우 켈빈 해리슨 주니어 캐스팅까지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의식이 엿보입니다.
‘시라노’는 로맨스 뮤지컬의 정석에 충실합니다. 3명의 남자로부터 사랑받는 매력적인 금발의 여주인공과 선악이 구분이 분명한 남성 캐릭터들의 경쟁 구도는 이해하기 쉽습니다.
타이틀 롤 시라노는 유머 감각과 글솜씨, 그리고 무예까지 갖춘 것이 많으며 근위대 장교라는 직업까지 현대적 관점에서 ‘스펙’은 나쁘지 않습니다. 단지 키가 작다는 약점이 있을 뿐입니다. 피터 딘클리지의 섬세한 연기는 콤플렉스와 매력을 동시에 지닌 시라노에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크리스티앙은 말주변과 글솜씨는 없으나 마지막 양심은 지키는 인물입니다.
스케일-박력은 아쉬워
최근에는 감정 이입이 어려운 로맨스 혹은 뮤지컬 영화들도 있는데 ‘시라노’는 충분한 설득력을 갖춰 이입할 수 있습니다. 결말은 외형적으로는 비극이지만 시라노의 사랑을 록산이 알아차린 가운데 사랑하는 이의 품에서 시라노가 죽었기에 행복한 최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희비극의 절묘한 줄타기에 성공합니다.
또 다른 매력은 화려한 의상과 유려한 영상입니다. 124분의 러닝 타임 동안 로맨스 영화답게 예쁜 눈요깃거리를 선사합니다. 오래된 건축물이 남아있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등에서 촬영해 배경도 등장인물들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초반에는 시라노를 중심으로 결투 장면이 연속되지만 중반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액션의 요소가 줄어들어 아쉽습니다. 비극적인 전쟁 장면이 있으나 스펙타클은 제한적입니다. 군무도 비중이 적고 박력이 부족합니다. 중반 이후 스케일을 키웠으면 더욱 인상적인 영화가 되었을 것입니다.
프랑스 배경 영어 대사 어색한 측면도
‘시라노’는 프랑스가 배경이며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프랑스식으로 부르지만 대사와 노래는 영어로 이루어졌습니다. 영국의 워킹 타이틀이 제작사이며 조 라이트 감독도 영국인이고 배우들도 영미권의 배우들이라 당연한 듯하지만 어색한 감이 있습니다.
지난해 개봉된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도 마찬가지 경우입니다. 영국이 배경이 아니지만 영미권의 배우들이 출연해 영어 대사로 하는 영화들이 이질감이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여성, 유색 인종, 성 소수자를 배려하는 정치적 올바름 못지않게 고민해야 하는 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톤먼트 - 누명을 쓴 자와 씌운 자의 치정극
안나 카레니나 - 줄거리 요약 급급했던 영화화
다키스트 아워 - 게리 올드만, 처칠 재현 놀랍지만…
http://twitter.com/tominodijeh

피터 딘클리지 섬세한 연기 돋보여
외모 콤플렉스로 인해 짝사랑하는 록산에게 고백하지 못한 채 연애편지를 대필하는 시인이자 검객 시라노 드 벨주락의 이야기는 다양한 시대와 배경으로 리메이크된 바 있습니다. 조 라이트 감독의 ‘시라노’는 2018년 공개된 에리카 슈미트 각본, 피터 딘클리지 주연의 동명의 무대용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겼습니다. 피터 딘클리지와 에리카 슈미트는 2005년 결혼한 부부입니다.
주인공 시라노는 피터 딘클리지 캐스팅에서 드러나듯 원작과 달리 단신으로 설정했습니다. 피터 딘클리지와는 신장 차이가 있는 다른 등장인물을 함께 배치할 때 최대한 대등하게 보이기 위해 미장센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크리스티앙으로 흑인 배우 켈빈 해리슨 주니어 캐스팅까지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의식이 엿보입니다.
‘시라노’는 로맨스 뮤지컬의 정석에 충실합니다. 3명의 남자로부터 사랑받는 매력적인 금발의 여주인공과 선악이 구분이 분명한 남성 캐릭터들의 경쟁 구도는 이해하기 쉽습니다.
타이틀 롤 시라노는 유머 감각과 글솜씨, 그리고 무예까지 갖춘 것이 많으며 근위대 장교라는 직업까지 현대적 관점에서 ‘스펙’은 나쁘지 않습니다. 단지 키가 작다는 약점이 있을 뿐입니다. 피터 딘클리지의 섬세한 연기는 콤플렉스와 매력을 동시에 지닌 시라노에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크리스티앙은 말주변과 글솜씨는 없으나 마지막 양심은 지키는 인물입니다.
스케일-박력은 아쉬워
최근에는 감정 이입이 어려운 로맨스 혹은 뮤지컬 영화들도 있는데 ‘시라노’는 충분한 설득력을 갖춰 이입할 수 있습니다. 결말은 외형적으로는 비극이지만 시라노의 사랑을 록산이 알아차린 가운데 사랑하는 이의 품에서 시라노가 죽었기에 행복한 최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희비극의 절묘한 줄타기에 성공합니다.
또 다른 매력은 화려한 의상과 유려한 영상입니다. 124분의 러닝 타임 동안 로맨스 영화답게 예쁜 눈요깃거리를 선사합니다. 오래된 건축물이 남아있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등에서 촬영해 배경도 등장인물들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초반에는 시라노를 중심으로 결투 장면이 연속되지만 중반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액션의 요소가 줄어들어 아쉽습니다. 비극적인 전쟁 장면이 있으나 스펙타클은 제한적입니다. 군무도 비중이 적고 박력이 부족합니다. 중반 이후 스케일을 키웠으면 더욱 인상적인 영화가 되었을 것입니다.
프랑스 배경 영어 대사 어색한 측면도
‘시라노’는 프랑스가 배경이며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프랑스식으로 부르지만 대사와 노래는 영어로 이루어졌습니다. 영국의 워킹 타이틀이 제작사이며 조 라이트 감독도 영국인이고 배우들도 영미권의 배우들이라 당연한 듯하지만 어색한 감이 있습니다.
지난해 개봉된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도 마찬가지 경우입니다. 영국이 배경이 아니지만 영미권의 배우들이 출연해 영어 대사로 하는 영화들이 이질감이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여성, 유색 인종, 성 소수자를 배려하는 정치적 올바름 못지않게 고민해야 하는 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톤먼트 - 누명을 쓴 자와 씌운 자의 치정극
안나 카레니나 - 줄거리 요약 급급했던 영화화
다키스트 아워 - 게리 올드만, 처칠 재현 놀랍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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