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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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구찌 – 구찌 가문으로 풀어낸 리들리 스콧의 ‘대부’ 영화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로돌포 구찌(제레미 아이언스 분)의 외아들 마우리치오(아담 드라이버 분)는 가문의 고가품 사업에 무관심한 채 변호사 공부를 합니다. 파트리치아(레이디 가가 분)는 마우리치오에 접근해 결혼한 뒤 가문의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듭니다. 마우리치오 부부는 숙부 알도(알 파치노 분)에 접근해 친밀해집니다.

구찌 가문의 몰락

리들리 스콧 감독의 ‘하우스 오브 구찌’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탈리아의 고가품 브랜드 구찌 가문 내부의 파란만장한 알력 다툼 및 비극적 귀결을 묘사합니다. 주인공 파트리치아는 구찌 가문의 일원인 마우리치오의 미래를 내다보고 그와 결혼합니다. 마우리치오는 파트리치아와의 결혼에 반대한 아버지 로돌포와 소원했으나 파트리치아로 인해 서서히 가족 사업에 개입하기 시작합니다.

마우리치오와 파트리치아는 외부 자본의 힘을 빌려 알도와 그의 외아들 파올로(자레드 레토 분)를 차례로 몰아내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부부 사이는 소원해집니다. 외도를 일삼는 마우리치오는 파트리치아와 별거하고 사업에서도 배제합니다. 파트리치아가 처음부터 욕망에 충실한 인물이었다면 마우리치오는 아내로 인해 욕망에 눈뜹니다.

이유가 어찌 됐든 탐욕에 빠진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파멸뿐입니다. 경영 능력이 없는 마우리치오는 자신이 끌어들인 외부 자본에 밀려 경영권을 상실해 구찌 가문 전체가 구찌 브랜드에서 완전히 배제됩니다. 파트리치아는 변심한 남편을 증오한 끝에 점성술사 피나(셀마 헤이액 분)와 공모해 청부살인을 획책합니다.

마우리치오는 살해당하고 파트리치아와 피나는 청부살인업자들과 함께 유죄 판결을 받아 중형을 선고받습니다. 초반에 마우리치오가 파트리치아나와 결혼하겠다고 하자 반대했던 로돌포의 예언이 적중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서두에서 마우리치오가 저격당하기 직전 장면까지 제시한 뒤 종반에 마우리치오의 저격 장면을 이어서 제시하는 수미쌍관 구조입니다.

인간의 탐욕 비판

리들리 스콧 감독은 ‘에이리언’, ‘블레이드 러너’ 등 초기 SF 걸작부터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최근작 ‘올 더 머니’, ‘라스트 듀얼’은 유럽의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인간의 탐욕이 야기한 비극적 귀결을 묘사한 바 있습니다.

특히 20세기 후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돈에 대한 탐욕이 부른 비극적인 유혈 실화라는 점에서 ‘하우스 오브 구찌’는 ‘올 더 머니’와 공통점이 많습니다. ‘가진 자가 더하다’를 말처럼 남부럽지 않은 부를 쌓아 올린 이들의 탐욕이라는 점에서 인간의 추악함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대부’와 공통점 많아

이탈리아 유력 가문 내부의 다툼을 묘사한 서사시이자 연대기라는 점에서는 허구와 실화의 차이는 있으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 삼부작을 연상시킵니다. 알 파치노가 두 작품 모두 중요한 비중의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이탈리아인답게 음식을 즐기는 가족 파티 장면 또한 ‘대부’와 ‘하우스 오브 구찌’의 공통점입니다.

가족 사업에 무관심했던 주인공이 점차 가족까지 축출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우두머리로 변모한다는 점에서 ‘대부’에서 알 파치노가 연기한 주인공 마이클 꼴레오네와 ‘하우스 오브 구찌’의 마우리치오는 동질적입니다. ‘하우스 오브 구찌’에서 마우리치오는 계단에 오르다 총격을 당해 죽는데 ‘대부’의 클라이맥스에도 유명한 계단 총격 살해 장면이 있습니다.

자레드 레토가 특수 분장의 힘을 빌려 본모습을 완전히 지우고 연기한 파올로는 자신의 무능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재능이 있다고 착각하는 인물입니다. 파올로는 마우리치오와 손을 잡고 아버지 알도를 몰아내지만 결과적으로 마우리치오에 밀려나게 됩니다. 파올로는 마이클의 무능한 형으로 ‘대부 2’에서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는 프레도와 겹쳐 보입니다. 빈곤에 시달려다 암으로 사망한 파올로의 비극적 최후가 본편 종료 후 자막으로 삽입됩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아메리칸 갱스터’에서 미국 흑인 갱 보스 프랭크 루카스의 실화를 서사시와 같이 묘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자수성가 갱을 다룬 ‘아메리칸 갱스터’보다는 이미 최고의 지위에 올라있던 가문의 내부 암투를 다룬 ‘하우스 오브 구찌’가 더욱 ‘대부’ 삼부작에 가까워 보입니다.

20여 년의 세월을 다루기에 157분의 긴 러닝 타임이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러닝 타임을 10분 정도 줄이도록 템포 빠르게 편집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화려한 캐스팅의 배우들 연기는 압도적이며 고가품 소재 영화답게 의상과 소품은 볼거리로 풍부합니다.

에이리언 - 여전히 유효한 걸작 SF 호러
블레이드 러너 극장판 - ‘내레이션-결말’도 걸작의 진가는 못 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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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레인 - 리들리 스콧의 오리엔탈리즘 느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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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신파 함정 피한 대중적 우주 SF 영화
마션 - 시각적 쾌감보다 인간 드라마에 치중하다
에이리언 커버넌트 - 오락성 갖췄지만 여전히 설명 부족
올 더 머니 - ‘인간 탐욕’ 포착한 하드보일드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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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잠본이 2022/01/17 11:55 #

    저정도라니 알파치노 캐스팅에 의도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는데요(...)
  • 나인테일 2022/01/17 18:57 #

    요새는 저 글자만 보면 헷갈려서 House of AGUCCIM인줄 알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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