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콘텐츠뷰/KBO 야매카툰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용과 주근깨 공주 – 뜬금없고 산만하다 애니메이션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버지와 단둘이 함께 사는 내성적인 여고생 스즈는 사이버 세계 ‘U’에 접속해 ‘벨’이라는 이름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습니다. U에서 싸움을 일삼으며 쫓기는 신세인 용에 벨은 호기심을 느끼고 접근합니다.

‘미녀와 야수’ 모티브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용과 주근깨 공주’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으로도 널리 알려진 ‘미녀와 야수’를 모티브로 합니다. 고독하고 상처받은 용(야수)을 감싸며 치유하는 공주(미녀)가 주인공입니다.

‘미녀’에 해당하는 여주인공 벨(Belle)의 이름에서 착안해 영어 단어 ‘Bell’로 치환하여 주인공의 이름은 ‘종’을 뜻하는 스즈(鈴 ; すず)입니다. ‘용과 주근깨 공주’의 영어 제목 역시 ‘Belle’입니다. ‘미녀와 야수’는 판타지였는데 ‘용과 주근깨 공주’는 판타지와 같이 무엇이든 가능한 사이버 세계를 배경으로 합니다.

용이 상처받은 이유는 스즈가 내성적이었던 이유와 마찬가지로 타인에게는 숨겨온 가정사가 원인입니다. 스즈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급류에 휘말리기 일보 직전의 어린이를 돕다 사망했습니다. 이후 스즈는 아버지와도 거의 대화를 하지 않고 좋아하던 음악도 뒷전으로 미룬 채 자랐습니다. 스즈의 주근깨는 그의 정신적 콤플렉스까지 상징하는 설정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용의 실체는 소년 타키입니다. 그는 남동생 토모와 함께 아버지의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타키가 용을 앞세워 U의 세계에서 무법자처럼 활동하는 이유입니다. 스즈는 자신의 정체를 U에서 만천하에 공개하고 용의 실체가 타키임을 알아내 수도권으로 떠나 타키 아버지의 폭력을 멈춥니다.

눈과 귀 즐겁지만…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사이버 세계를 이미 ‘썸머 워즈’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용과 주근깨 공주’의 U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썸머워즈’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한 즐거움의 공간이었던 것처럼 순기능에 방점을 찍습니다.

결말에서 스즈는 자신감을 회복하고 아버지는 물론 학교 친구들과의 관계도 복원합니다. 타키 형제는 상처를 치유합니다. U의 화려한 영상은 시각적 쾌감이 상당합니다. 한국에서는 롯데시네마에 단독 개봉되었는데 화질이 좋은 특별관 관람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U에서 사용되는 세계 각국의 언어 속에서는 한글도 보입니다.

스즈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나카무라 카호가 부른 노래들도 유려해 인상적입니다. 눈과 귀가 즐겁다는 점에서 ‘용과 주근깨 공주’는 일정한 오락성을 담보합니다.

스즈의 아버지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2015년 작 ‘괴물의 아이’에서 쿠마테츠의 목소리를 맡았던 배우 야쿠쇼 코지가 연기했습니다. 쿠마테츠는 주인공 렌의 스승이었지만 역시 아버지와 같은 역할도 수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용과 주근깨 공주’에서 야쿠쇼 코지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교훈 의식 지나쳐

문제는 ‘용과 주근깨 공주’가 기술적 완성도와 더불어 주제 의식마저 지나치게 선명해 삐거덕거린다는 점입니다. 소녀의 용기를 비롯한 성장과 사랑, 타인 돕기, 가정 폭력의 심각성 등의 교훈을 노골적으로 주입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설익은 채 마구 뒤섞이고 헝클어져 산만합니다.

타키의 집의 위치를 정확히 모르면서도 스즈가 시코쿠의 고치현에서 수도권으로 먼 길을 무작정 떠나 결국 우연에 의존해 만나는 전개는 뜬금없습니다. 폭압적인 아버지가 타키 형제가 마음대로 집 밖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해 이들의 만남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더욱 설득력이 없습니다. 전반적인 서사 전개는 이처럼 우연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늑대아이’를 정점으로 내리막이 완연합니다. 외형적인 설정은 작품마다 변화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실체는 소년 소녀를 주인공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가운데 동어반복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 즐거웠던 전반부를 잠식한 뻔한 결말
썸머워즈 - 소재는 사이버 펑크, 주제는 가족주의
늑대아이 - 두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엄마
괴물의 아이 - 야쿠쇼 코지 열연, 압도적
미래의 미라이 - 제목처럼 동어 반복, 호소다 마모루의 ‘미래’는?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Charlie 2021/09/30 18:58 # 답글

    그런데 불어의 Belle은 종과는 상관없는 '아름답다', '훌륭하다', '예쁘다' 등등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 디제 2021/09/30 22:35 #

    제가 본문 설명을 애매하게 했습니다.
    지적하신 바와 같이 프랑스어 'Belle'의 뜻은 그러하지만
    거기에서 영어 단어 'Bell'로 가져와서
    감독이 캐릭터 이름을 '스즈(鈴)'로 작명한 것으로 보여서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