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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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짓 – 유럽 현실 반영한 SF, 감정적 모호함이 주는 매력 영화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44년 작 SF 소설 재해석

2018년 작 ‘트랜짓(Transit)’은 안나 제거스의 1944년 작 SF 소설을 크리스티안 페촐드 감독이 현대에 맞게 각색 및 연출했습니다. 원작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 프랑스 비시 정권 치하의 남부 항구 도시 마르세유를 배경으로 했습니다.

영화는 현재 파시즘에 휘말린 프랑스에서 독일인과 북아프리카인 등을 색출해 수용소에 가두고 탄압한다는 설정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과 피해국을 뒤집으며 북아프리카 이민자가 유럽의 사회 문제로 떠오른 현실을 반영했습니다. 크리스티안 페촐드 감독은 2014년 작 ‘피닉스’에서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의 혼란기를 묘사한 바 있습니다. 청각 장애인인 멜리사(마리암 자리 분)는 유럽 현지어를 말하지 못하며 정치적 발언권이 미약해 사회적 지위가 취약한 유럽 내 북아프리카 이민으로 해석됩니다.

키에슬롭스키 ‘레드’ 연상시키는 결말

경찰에 쫓기는 신세인 독일인 게오르그(프란츠 로고스키 분)는 프랑스를 탈출하는 경유(transit) 비자를 받기 위해 마르세유에 잠입해 죽은 소설가 바이델로 신분을 위장합니다. 게오르그가 바이델과 외모가 비슷해 영사관에서 경유 비자를 받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TV와 라디오를 수리하는 게오르그는 바이델이 남긴 유작 초안을 활용해 소설가로 보이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바이델과 별거 중이었던 아내 마리(파울라 비어 분)는 게오르그가 바이델과는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마리는 의사 리차드(고데하르트 기제 분)와 호텔에서 동거 중입니다. 병원 설립을 꿈꾸는 리차드는 경유 비자를 보유하고 있으나 마리의 경유 비자 발급은 남편 바이델에 달려 있습니다. 게오르그는 바이델 행세로 마리의 경유 비자를 발급받은 뒤 두 사람은 함께 떠나려 합니다.

하지만 게오르그는 여객선 출발 직전 마리를 혼자 보낸 뒤 자신의 여객선 탑승권을 리차드에 넘겨주고 그를 떠나게 합니다. 마르세유에 홀로 남은 게오르그는 여객선이 기뢰를 맞아 침몰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알게 됩니다.

여객선 침몰 소식을 알기 직전 우연히 본 마리의 잔상에 시달리는 게오르그는 단골 바에서 무작정 그가 다시 나타날까 싶어 기다립니다. 관용을 베푼 주인공이 여객선 사고에도 불구하고 살아남는 귀결은 크지시토프 키에슬롭스키 감독의 세 가지 색 삼부작의 마지막 편 ‘레드’의 결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과연 마리가 사망한 것인지, 아니면 게오르그처럼 여객선에서 내려 생존한 것인지는 열린 결말로 관객에 맡깁니다.

감정적 모호함, 정체성 혼란 부추겨

마르세유의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쫓기는 자들을 묘사하는 부조화가 팽팽한 긴장감을 배가시킵니다. 등장인물들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생존 본능과 죽음의 그림자 사이에서 고통받습니다. 희생양으로 전락하는 다른 이들을 돕지 못했다는 양심의 가책에도 시달립니다.

크리스티안 페촐드 감독의 영화는 정체성 혼란에서 비롯되는 애매함으로 가득합니다. 게오르그는 죽은 바이델의 신분으로 위장해 하루하루 버티며 그의 아내 마리와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마리가 진정 사랑하는 이는 새로 만난 게오르그인지, 이미 한 번 이별을 통보했던 바이델인지, 그것도 아니면 현재 동거 중이었던 리차드인지 모호합니다. 등장인물의 감정적 모호함은 그의 행동에도 일관성을 결여시켜 신비스러움마저 유발하는 정체성 혼란까지 이어집니다. 프란츠 로고스키와 파울라 비어는 2020년 작 ‘운디네’에서도 이루어지지 못하는 커플을 연기하게 됩니다.

‘트랜짓’의 또 다른 흥밋거리는 게오르그의 행동 및 심리를 설명하는 내레이터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게오르그와 다른 가운데 종반까지 정체가 드러나지 않아 의문을 증폭시킵니다. 혹시 죽은 바이델이 사망 직전 집필한 유작 소설을 낭독하고 있는 것인지 추측하게 합니다.

내레이터의 정체는 게오르그, 마리, 리차드의 단골 바의 바텐더(마티아스 브랜트 분)임이 드러납니다. 바텐더는 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해온 것은 물론 게오르그로부터 바이델의 소설 유작도 전달받아 보관하게 됩니다.

피닉스 – 결말 강렬한 여운, 다양한 해석 열어놓아
운디네 – 은유, 상징, 함축 가득 판타지 로맨스
운디네 – 범상치 않은 운디네,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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