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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 류승완 감독 절치부심, 긴장감 속 절제 빛나 영화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한국 대사 한신성(김윤식 분)은 한국의 UN 가입을 위해 북한 대사 림용수(허준호 분)와 외교 대결을 벌입니다. 아이디드가 이끄는 반군으로 인해 내전 상태에 접어들어 북한 대사관이 습격을 당하자 림용수는 수행원 및 가족과 함께 탈출을 시도합니다. 중국 대사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되자 림용수 일행은 한국 대사관으로 향합니다.

절제와 담백함이 강점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을 배경으로 모가디슈에서 탈출을 위해 협력하는 남북 대사관 직원 및 가족들의 사투를 묘사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해 남북 대사의 실제 이름도 강신성과 김룡수로 실존 인물과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나 본편 시작 전 실화를 언급하는 자막이나 본편 종료 후 실제 인물의 사진 및 후일담 자막 제시는 없어 매우 조심스러운 접근 방식이 두드러집니다. 류승완 감독의 전작 ‘군함도’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며 흥행에 참패한 전례와 더불어 최근 남북 관계의 경색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동안 남북 관계를 다룬 한국 영화는 동포애를 비극적으로 강조하며 신파로 귀결되어 감동을 강요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가디슈’는 신파가 없으며 감동을 강요하지 않아 절제되어 있습니다. 섣부른 정이나 화해도 제시하지 않습니다. 절제와 담백함이 강점입니다.

마지막 장면은 ‘정말 여기서 그냥 끝인가?’ 싶을 정도로 별안간 제시됩니다. 무정부 상태의 혼란상 속에서 짧게나마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동포이지만 재회를 전혀 기약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을 강조하기 위한 주제의식의 반영으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체제 대결을 펼쳤던 남북을 선악으로 재단하지도 않습니다. 안기부 소속의 참사관 강대진(조인성 분)은 림용수 일행의 탈출을 발판 삼아 강제로 귀순시켜 체제 선전에 활용하려 합니다. 그에 앞서 북측의 참사관 태준기(구교환 분)는 강대진이 한국에서 외교 행낭으로 가져온 소말리아 대통령을 위한 선물을 강탈하도록 현지인에 사주합니다. 북측 수행원의 자녀인 어린이들이 한국 대사관에 들어서자 1988 서울 올림픽의 포스터 및 마스코트 호돌이 인형을 보지 못하도록 부모들이 눈을 가립니다.

조인성 연기한 강대진 인상적

비무장한 이들의 탈출극이기에 긴장감을 시종일관 유지하는 힘이 탁월합니다. 사방에서 총격이 가해지며 모두가 적인 아비규환의 이역만리 전쟁터의 현장감이 생생합니다.

남측 인원 중에는 어린이가 없으나 북측 인원 중에는 어린이들이 많아 자칫 희생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유발합니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죽거나 인질로 전락하기 어려운 15세 관람가 오락영화의 불문율을 감안하면 해피 엔딩은 예정된 것이기도 합니다.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성인 캐릭터 중에는 희생자가 발생합니다.

조인성은 적당히 닳고 닳은 정보 요원을 연기해 인상적입니다. 강대진은 첫 등장에서 태권도 동작을 취하고 대사 “나 훈련받은 사람이야”를 되풀이해 허풍을 떠는 듯했으나 태준기를 1:1 대결에서 압도해 의외의 면모를 선보입니다.

김윤석은 서민적이며 인간적인 공무원을 연기합니다. 허준호는 스테레오 타입에 그치기 쉬운 북한 캐릭터에 묵직한 카리스마를 더합니다.

북한 캐릭터의 대사 중 한국에서 20세기 중후반에 탄생한 신조어 ‘엿 먹이다’와 ‘튀다(도망치다)’를 사용하는데 고증에 맞는지 의문입니다. 1991년이면 한국의 대중문화가 북한에서 암암리에 퍼지기 이전이기 때문입니다.

피도 눈물도 없이 - 밑바닥 인생들의 개싸움판
주먹이 운다 - 불경기를 힘겹게 버티는 서민을 위해
다찌마와 리 - 인위적인 촌스러움이 유발하는 폭소
부당거래 - 대한민국 부정부패 현주소
베를린 - 매끄럽지만 참신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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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나사람 2021/08/03 14:51 # 삭제 답글

    후반부 체이싱 장면에서 카메라가 차 내외부로 이동하는 데 칠드런 오브 맨의 롱테이크를 떠올리는 건 저 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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