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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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 결말 강렬한 여운, 다양한 해석 열어놓아 영화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유대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넬리(니나 호스 분)는 심한 부상으로 인해 얼굴을 성형 수술합니다. 남편 요하네스(로날드 제르펠드 분)의 행방을 찾아 나선 넬리는 술집 ‘피닉스’에서 그를 발견하지만 요하네스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요하네스는 넬리의 유산을 노립니다.

피닉스처럼 부활한 넬리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2014년 작 ‘피닉스’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의 패망 후 수용소에서 생존한 유대인 여성의 행적을 묘사합니다. 제목 ‘피닉스(Phoenix)’는 넬리가 요하네스를 찾아내는 술집 이름이지만 불 속에 비견되는 사지에서 부활해 생환한 불사조와 같은 넬리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연말 개봉된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최신작 ‘운디네’가 물의 정령을 소재로 해 불의 정령을 제목으로 붙인 ‘피닉스’와 대조를 이룹니다. 두 작품 모두 여주인공의 신화적 사랑을 묘사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넬리를 구출한 절친한 친구 레네(니나 쿤젠도르프 분)는 요하네스가 넬리의 은신처를 밀고해 수용소에 끌려가게 되었다고 의심합니다. 레네는 이스라엘이 이상향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넬리에 동행을 권유합니다.

하지만 요하네스에 미련이 남은 넬리가 이스라엘행을 거절하자 레네는 권총 자살합니다. 태생부터 어긋났으며 팔레스타인인을 탄압한 이스라엘은 이상향이 될 수 없었다는 의식의 반영으로 해석됩니다. 독일의 유대인 학살 고발은 물론 유대인의 이스라엘 건국까지 비판하는 역사의식이 엿보입니다.

막장 드라마 연상시키지만…

레네는 넬리에게 권총을 주며 호신용으로 사용하라고 하지만 정작 넬리가 받은 권총은 끝까지 사용되지 않아 맥거핀에 불과합니다. 반면 레네가 보유했으며 영화 속에 등장하지 않은 권총은 레네를 죽음에 이르게 해 영화적으로 이채롭습니다.

요하네스는 넬리가 수용소에서 죽었다고 철석같이 믿은 나머지 성형 수술한 넬리가 나타나자 ‘넬리와 약간 닮은 다른 사람’으로 인식할 뿐입니다. 따라서 넬리의 유산을 탐내 넬리에게 넬리 행세를 하며 유산을 상속받아 나누자고 제안합니다. 요하네스에 대한 애증을 버리지 못한 넬리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여 생전의 넬리를 닮기 위한 노력을 시작합니다.

성형 수술 이전 넬리의 자세한 얼굴은 끝내 제시되지 않기에 관객은 넬리가 성형 수술로 얼마나 달라진 것인지 궁금증을 키울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목소리와 말투는 변하지 않았을 텐데 왜 요하네스는 넬리를 알아차리지 못할까 싶어 한국의 막장 드라마 설정을 연상시킵니다.

하지만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남성주의적인 1958년 걸작 스릴러 ‘현기증’을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본 작품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역시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의 혼란기를 소재로 비슷한 소재를 다룬 ‘부다페스트 스토리’도 떠올리게 합니다. 근본적으로는 16세기 프랑스에 실존했던 ‘마르탱 게르의 귀환’을 비튼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요하네스 앞에서 넬리가 이전에 자신이 착용했던 구두를 다시 신는 장면은 ‘신데렐라’를 연상시킵니다.

강렬한 여운 남기는 결말

레네의 사후 넬리는 자신이 수용소에 가기 전 요하네스가 이혼했음을 알게 됩니다. 요하네스는 유산 상속 자격이 없으며 윤리적으로도 넬리를 배신했음이 드러납니다.

넬리는 요하네스 및 옛 지인들과 재회해 요하네스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식당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요하네스는 노래를 부르는 넬리를 보고 뒤늦게 진정 자신의 아내임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넬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등을 돌려 식당을 나가는 것이 마지막 장면입니다. 넬리와 요하네스의 후일담은 관객의 상상에 맡기며 여백으로 처리해 강렬한 여운을 남깁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넬리의 수용소행 이전으로 회복되었을 것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등장인물의 숫자가 적고 전개 속도가 다소 느리며 연극적인 측면도 있어 대중적인 영화는 아닙니다. 그러나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하며 장면마다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유럽 영화 특유의 애매함이야말로 ‘피닉스’의 매력입니다.

운디네 – 은유, 상징, 함축 가득 판타지 로맨스
운디네 – 범상치 않은 운디네,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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