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드룬의 침략에 의해 대위기에 처한 쿠만다라가 용 시수에 의해 구원받지만 다른 용들은 절멸합니다. 500년 뒤 쿠만다라는 시수의 정령이 깃든 젬을 놓고 대립합니다. 젬이 조각나 드룬이 부활해 재침하자 심장의 땅의 공주 라야는 사라진 시수를 6년 동안 찾아 나섭니다.
전형적인 디즈니 공주 서사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동남아시아의 가상 왕국 쿠만다라를 배경으로 라야와 마지막 용 시수의 모험을 묘사하는 디즈니의 판타지 애니메이션입니다. 라야는 드룬에 의해 돌이 된 부왕 벤자를 되살리기 위해 시수와 함께 인근의 4개 지역을 여행해 로드 무비의 요소가 있습니다. 여정 속에서 라야는 드룬에 의해 가족을 잃은 이들과 동행해 유사 가족을 형성합니다.
라야는 6년 전 자신을 배신하며 젬의 파괴 및 드룬 부활의 빌미를 제공했던 송곳니의 땅의 공주 나마리와도 화해합니다. 젬을 하나로 모으는 마지막 단계를 주인공 라야가 행하는 것이 아니라 라이벌 캐릭터 나마리가 행하는 전개는 인상적입니다. 대신 라야는 가장 먼저 본보기로 희생을 택합니다.
검술에 능한 라야가 사용하는 사복검은 ‘기갑계 가리안’의 가리안 소드를 연상시킵니다. 아르마딜로와 공벌레를 합친 듯한 툭툭(Tuk Tuk)은 라야의 반려동물이자 탈것이 되는데 동남아시아에서 택시로 활용되는 뚝뚝(Tuk Tuk)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으로도 변신하는 시수의 외모는 특유의 입 모양과 부스스한 머리까지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아콰피나를 빼다 박았습니다.
공주가 아버지를 구하고 분열된 나라를 통합하는 해피엔딩에 이른다는 점에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전형적인 디즈니 가족 애니메이션입니다. 주인공의 선한 영향력에 의한 악역의 개심, 귀여운 조연 캐릭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남아 배경, 새롭지만 성공과는 거리
‘라야의 마지막 드래곤’이 여타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차별화되는 요소는 공간적 배경이 동남아시아라는 점입니다. 2016년 작 ‘모아나’에서는 폴리네시아를 배경으로 설정했는데 디즈니의 ‘세계화’가 동남아시아까지 다다랐습니다. 상업적 흥행과 정치적 올바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디즈니의 야심은 노골적입니다.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들도 아시아계를 캐스팅했습니다.
용 시수도 남성이 아닌 여성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디즈니의 강박마저 읽힙니다. ‘라야의 마지막 드래곤’의 용은 사악함이 강조되는 서양의 용이나 신령스럽고 범접할 수 없으며 거대한 동북아시아의 용과 달리 상대적으로 작고 친근합니다.
특정 국가가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체를 뭉뚱그렸다는 점에서 동남아시아 현지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듯합니다. ‘디즈니 = 백인 공주’의 등식에 익숙한 한국 관객에게도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흥행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탓도 있으나 107분의 러닝 타임 동안 지루하지 않은 오락성을 선사하는 매끈한 작품치고는 외면받는 정도가 심한 편입니다. 그러나 굳이 IMAX로 관람해야 할 만큼의 스펙타클을 제시하지는 못합니다.
서두의 디즈니 로고의 ‘증기선 윌리’에서 미키가 휘파람 부는 장면에 새가 우는 음향을 삽입한 센스가 돋보입니다. 엔딩 크레딧에는 디즈니의 미형 스타일 작화로 본편의 캐릭터들을 재해석한 일러스트가 삽입됩니다. 하지만 엔딩 크레딧 도중이나 이후에 추가 장면은 없습니다.
단편 ‘우리 다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에 앞서 러닝 타임 7분의 단편 애니메이션 ‘우리 다시(Us Again)’가 상영됩니다.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던 노년의 남편을 그의 아내가 불러내 젊은 시절의 추억으로 되돌아간다는 줄거리입니다. 춤을 소재로 한 뮤지컬의 요소가 있어 ‘라라랜드’가, 완고한 노년 남성이 과거를 주마등처럼 회고해 ‘업’을 연상됩니다.
백인 남성과 흑인 여성이 부부라는 점에서 역시 디즈니의 정치적 올바름에 충실합니다. 원제 ‘Us Again’은 ‘미국이여 다시 한번’으로 해석되며 코로나19에 신음하는 미국이 제자리를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반영되었다는 망상이 듭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전형적인 디즈니 공주 서사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동남아시아의 가상 왕국 쿠만다라를 배경으로 라야와 마지막 용 시수의 모험을 묘사하는 디즈니의 판타지 애니메이션입니다. 라야는 드룬에 의해 돌이 된 부왕 벤자를 되살리기 위해 시수와 함께 인근의 4개 지역을 여행해 로드 무비의 요소가 있습니다. 여정 속에서 라야는 드룬에 의해 가족을 잃은 이들과 동행해 유사 가족을 형성합니다.
라야는 6년 전 자신을 배신하며 젬의 파괴 및 드룬 부활의 빌미를 제공했던 송곳니의 땅의 공주 나마리와도 화해합니다. 젬을 하나로 모으는 마지막 단계를 주인공 라야가 행하는 것이 아니라 라이벌 캐릭터 나마리가 행하는 전개는 인상적입니다. 대신 라야는 가장 먼저 본보기로 희생을 택합니다.
검술에 능한 라야가 사용하는 사복검은 ‘기갑계 가리안’의 가리안 소드를 연상시킵니다. 아르마딜로와 공벌레를 합친 듯한 툭툭(Tuk Tuk)은 라야의 반려동물이자 탈것이 되는데 동남아시아에서 택시로 활용되는 뚝뚝(Tuk Tuk)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으로도 변신하는 시수의 외모는 특유의 입 모양과 부스스한 머리까지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아콰피나를 빼다 박았습니다.
공주가 아버지를 구하고 분열된 나라를 통합하는 해피엔딩에 이른다는 점에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전형적인 디즈니 가족 애니메이션입니다. 주인공의 선한 영향력에 의한 악역의 개심, 귀여운 조연 캐릭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남아 배경, 새롭지만 성공과는 거리
‘라야의 마지막 드래곤’이 여타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차별화되는 요소는 공간적 배경이 동남아시아라는 점입니다. 2016년 작 ‘모아나’에서는 폴리네시아를 배경으로 설정했는데 디즈니의 ‘세계화’가 동남아시아까지 다다랐습니다. 상업적 흥행과 정치적 올바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디즈니의 야심은 노골적입니다.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들도 아시아계를 캐스팅했습니다.
용 시수도 남성이 아닌 여성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디즈니의 강박마저 읽힙니다. ‘라야의 마지막 드래곤’의 용은 사악함이 강조되는 서양의 용이나 신령스럽고 범접할 수 없으며 거대한 동북아시아의 용과 달리 상대적으로 작고 친근합니다.
특정 국가가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체를 뭉뚱그렸다는 점에서 동남아시아 현지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듯합니다. ‘디즈니 = 백인 공주’의 등식에 익숙한 한국 관객에게도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흥행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탓도 있으나 107분의 러닝 타임 동안 지루하지 않은 오락성을 선사하는 매끈한 작품치고는 외면받는 정도가 심한 편입니다. 그러나 굳이 IMAX로 관람해야 할 만큼의 스펙타클을 제시하지는 못합니다.
서두의 디즈니 로고의 ‘증기선 윌리’에서 미키가 휘파람 부는 장면에 새가 우는 음향을 삽입한 센스가 돋보입니다. 엔딩 크레딧에는 디즈니의 미형 스타일 작화로 본편의 캐릭터들을 재해석한 일러스트가 삽입됩니다. 하지만 엔딩 크레딧 도중이나 이후에 추가 장면은 없습니다.
단편 ‘우리 다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에 앞서 러닝 타임 7분의 단편 애니메이션 ‘우리 다시(Us Again)’가 상영됩니다.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던 노년의 남편을 그의 아내가 불러내 젊은 시절의 추억으로 되돌아간다는 줄거리입니다. 춤을 소재로 한 뮤지컬의 요소가 있어 ‘라라랜드’가, 완고한 노년 남성이 과거를 주마등처럼 회고해 ‘업’을 연상됩니다.
백인 남성과 흑인 여성이 부부라는 점에서 역시 디즈니의 정치적 올바름에 충실합니다. 원제 ‘Us Again’은 ‘미국이여 다시 한번’으로 해석되며 코로나19에 신음하는 미국이 제자리를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반영되었다는 망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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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라야와마지막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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