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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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 컷 – 코로나19 시대, 뜻깊은 최초 극장 개봉 영화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극장판 약점 보완한 디렉터스 컷

리들리 스콧 감독의 2005년 작 ‘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 컷’이 개봉되었습니다. 12세기 말 프랑스의 대장장이 출신인 발리앙(올랜도 블룸 분)이 십자군의 일원으로 참가해 예루살렘에서 경험하는 파란만장한 여정과 전투를 묘사합니다. 전쟁 사극이지만 로드 무비의 요소도 있습니다.

‘킹덤 오브 헤븐’ 극장판은 144분의 러닝 타임으로는 캐릭터들의 관계와 행동 동기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해 개연성이 부족한 불친절한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50분이 추가된 ‘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 컷’은 전술한 약점이 모두 보완되어 풍성한 서사로 재무장한 걸작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구원, 현대적 의미의 행복

‘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 컷’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주제의식의 근간을 이루는 균형 감각입니다. 아내와 아이를 잃고 형제를 죽인 발리앙은 구원이란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아버지 고프리(리암 니슨 분)와 함께 예루살렘으로 떠납니다. 현대적 관점으로 말하면 구원은 곧 행복입니다.

고프리가 죽기 전 강조했던, 예루살렘 왕국의 왕 보두앵 4세(에드워드 노튼 분)와 백성을 지키라는 유언에 발리앙은 충실합니다. 그는 공주 시빌라(에바 그린 분)와 사랑에 빠지지만 정략 결혼은 거부하며 자신만의 원칙을 지킵니다.

발리앙은 교조적인 크리스트교를 강요하고 수호하는 일에는 무관심합니다. 교조적인 템플 기사단은 악으로, 관용적이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군주 살라딘(가산 마수드 분)으로 대표되는 이슬람은 선으로 묘사됩니다.

발리앙이 살라딘의 직속 부하 이마드(알렉산더 시디그 분)와 사막에서 조우해 그의 부하를 죽이지만 이후 우정을 쌓는 전개는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로렌스와 알리의 조우 및 이후의 우정을 오마주한 것입니다.

코로나19 시대와 ‘킹덤 오브 헤븐’

한센병으로 위독한 보두앵 4세와 살라딘 사이에는 매우 불안한 평화가 유지됩니다. 보두앵 4세가 죽자 시빌라의 남편이자 전쟁광인 뤼지냥의 기(마튼 초카스 분)가 즉위해 전쟁을 일으킵니다. 평화는 외줄 타기와 같이 힘겨운 반면 전쟁은 쉽고 선명한 인류 역사의 평범한 진리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킹덤 오브 헤븐’은 개봉 당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두드러졌습니다. 부를 노리는 템플 기사단을 통해 전쟁의 대의명분 뒤에는 돈, 즉 물질적 욕망이 자리하고 있음을 비판했습니다.

코로나19가 창궐한 현시점에서 ‘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 컷’은 자신의 신념을 타인에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타인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관용과 노력이 필요한지 증명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훌륭한 영화는 시대적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새롭게 재해석되면서도 가치를 꿋꿋이 지킵니다.

모든 것을 잃고 예루살렘에서 새 출발했던 발리앙은 새로운 사랑을 얻고 유럽으로 돌아옵니다. 그는 여정을 마무리하며 구원의 실체는 무엇인지, 그리고 예루살렘의 의미는 무엇인지 해답을 얻습니다. 영국 왕 리처드 1세(레인 글렌 분)가 예루살렘 탈환을 위해 원정을 떠나며 발리앙을 만나려 하지만 발리앙은 전쟁 영웅으로 대접받기를 거부합니다.

하루아침에 인생이 역전된 주인공, 남편의 존재가 없거나 미미한 여주인공과 그의 외아들, 선했지만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는 군주, 폭압적인 새 군주, 거대한 전투 장면 등의 요소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2000년 작 ‘글래디에이터’를 답습합니다.

에드워드 노튼, 가면도 연기력 못 숨겨

전반적인 영상은 소위 ‘쨍한’ 영화적 선명과는 거리가 멀어 어두운 편입니다. 전기 조명이 존재하지 않았던 중세를 충실히 재현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에바 그린의 주근깨를 전혀 숨기지 않은 분장도 동일한 의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발산하는 퇴폐미는 압도적입니다. 등장인물들의 의상과 소품에 들인 엄청난 노력도 어두운 영상에 가려지지 않습니다.

화려한 캐스팅 속에서 가면을 쓴 채 한 번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표정 연기가 불가능하지만 가면 사이로 보이는 눈빛, 몸짓, 그리고 대사를 활용해 죽음을 코앞에 둔 군주의 고뇌가 스크린을 넘어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자신의 안위보다 나라, 백성, 그리고 누이 시빌라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한 이타적이면서도 신비한 인물입니다.

대부분의 배우들은 영화 촬영 도중의 스틸 컷 사진이 남아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에드워드 노튼이 ‘킹덤 오브 헤븐’에서 가면을 벗고 촬영한 사진은 남아 있지 않아 여전히 신비감을 유지합니다.

보두앵 4세가 죽자 시빌라는 가면을 벗겨, 한센병에 시달려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변한 그의 얼굴을 확인합니다. 살라딘의 침공으로 예루살렘 성이 뒤흔들리는 가운데 시빌라가 거울을 바라보자 일그러진 얼굴이 비치는 장면은 보두앵 4세의 사후 얼굴을 연상시킵니다. 시빌라의 죽음의 공포를 강조하는 연출입니다.

블루레이 정식 발매 기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20세기 폭스의 로고로 출발하는 ‘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 컷’은 전 세계 최초 극장 개봉입니다. 대화면에 담긴 풍부한 이야기로 인해 3시간 20분의 러닝 타임이 지루하지 않습니다.

2005년 극장판 개봉 당시에는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지명이 영어식 발음으로 자막으로 옮겨졌는데 이번에는 프랑스식 발음으로 바뀌었습니다. 한글 자막 전체가 새롭게 번역된 것으로 보입니다. dvd와는 달리 한국에 정식 발매되지 않은 ‘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 컷’ 블루레이가 개봉을 기점으로 발매되기를 기대합니다.

킹덤 오브 헤븐 - 정치적으로 올바르지만 재미없는 기사담
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 컷 - 풍성해진 서사, 완성도 높인 기사담
[블루레이 지름] ‘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 컷’ 일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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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극장판 - ‘내레이션-결말’도 걸작의 진가는 못 가려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 - 장르적 전복을 통해 탄생한 SF 걸작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 - 한글 자막, 걸작 정식 개봉에 누가 되다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 - 삶과 죽음, 인간의 근원적 욕망과 공포
블랙 레인 - 리들리 스콧의 오리엔탈리즘 느와르
블랙 호크 다운 - 원인은 없고 결과만 있다
킹덤 오브 헤븐 - 정치적으로 올바르지만 재미없는 기사담
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 컷 - 풍성해진 서사, 완성도 높인 기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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