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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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리나 - 재미 있으나 시대적 한계 뚜렷 영화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재벌 라라비 가문의 운전사 토마스(존 윌리엄스 분)의 딸 사브리나(오드리 헵번 분)는 가문의 차남 데이빗(윌리엄 홀덴 분)을 짝사랑합니다. 사브리나가 데이빗의 무관심에 괴로워 자살을 기도하자 데이빗의 형 라이너스(험프리 보가트 분)가 구합니다. 사브리나는 2년간의 파리 유학 후 완전히 다른 여자가 되어 라라비 가문으로 돌아옵니다.

재벌 형제 좌지우지 노동계급 여성

빌리 와일더 감독이 각색, 제작, 연출을 맡은 1954년 작 ‘사브리나’는 사무엘 A. 테일러의 희곡 ‘Sabrina Fair’를 영화화했습니다. 노동 계급의 매력적인 여성과 재벌 가문 형제의 삼각관계를 묘사한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반세기도 훨씬 이전의 작품이지만 ‘사브리나’는 최근 한국의 재벌 드라마를 비롯한 영상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평범했던 여성이 해외 유학을 통해 교양과 매력을 갖추게 되어 재벌 형제를 동시에 설레게 만드는 통속적 서사의 뼈대는 최근 드라마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신을 거들떠보지 않았던 이성이 괄목상대할 만큼 변모하는 주인공은 로맨스 영상물의 단골 소재입니다. 하지만 “부자와 결혼하는 가난뱅이는 세상의 비난을 산다”는 토마스의 대사는 판타지와 같은 로맨틱 코미디 속에서 냉엄한 현실을 잊지 않습니다.

또 다시 신데렐라 스토리

‘사브리나’는 ‘오드리 헵번 특별전’에서 함께 개봉된 ‘화니 페이스’, ‘마이 페어 레이디’와 마찬가지로 신데렐라 스토리입니다. 20세에 미국에서 프랑스 파리로 요리를 배우기 위해 유학한 사브리나는 노년의 부자 바론(마르셀 다일로 분)을 만나 우아함과 매력을 갖추며 변화하는 것으로 암시됩니다.

아버지가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사브리나가 세련된 모습으로 귀국하며 고급스런 드레스를 입고 파티에 참석하게 되는 배경을 바론의 경제적 지원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라이너스-데이빗, 대조적 형제

라라비 가문의 형제의 성격은 극단적으로 대조적입니다. 장남 라이너스는 일에 중독된 철두철미하며 무뚝뚝한 인물입니다. 반면 데이빗은 경영에는 무관심하며 결혼과 이혼을 밥 먹듯 하는 가벼운 성격의 바람둥이입니다.

데이빗의 마음을 얻으려 했던 사브리나는 차츰 라이너스의 냉정한 외면 뒤편의 진심과 인간미를 알아보고 마음이 기울기 시작합니다. 자살을 기도한 사브리나를 라이너스가 구하는 서두는 두 사람의 귀결을 암시합니다.

중년의 독신 라이너스는 22세의 사브리나와 나이차가 큽니다. ‘오드리 헵번 특별전’에 함께 개봉된 ‘마이 페어 레이디’, ‘샤레이드’, ‘화니 페이스’는 하나같이 젊은 오드리 헵번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중장년 남성과 사랑에 빠지며 신분이 상승하거나 어려움이 해결되는 줄거리입니다. 과거 할리우드 영화에서 여성을 얼마나 수동적 존재로 국한시켰으며 소재 또한 제한적이었는지 드러납니다.

‘사브리나’는 파리를 낭만으로 가득한 도시로 묘사해 ‘샤레이드’, ‘화니 페이스’와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파리에서 직접 촬영한 ‘샤레이드’, ‘화니 페이스’와 달리 ‘사브리나’는 파리에서 촬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의 미국인들도 파리를 낭만으로 가득한 도시로 선망할지는 의문입니다.

영화적 재미는 갖춰

현 시점에서 보면 ‘사브리나’ 역시 약점도 없지 않으나 영화적 재미는 빼어납니다. 섬세한 심리 묘사와 유머 감각이 돋보입니다.

‘오드리 헵번 특별전’에 개봉된 6편의 영화 중 4:3 화면비의 흑백 영화는 ‘로마의 휴일’과 ‘사브리나’인데 이 두 편이 나머지 4편의 컬러 영화보다 훨씬 흥미진진합니다. 1995년 해리슨 포드와 줄리아 오몬드 주연으로 ‘사브리나’가 리메이크 되었으나 흥행에 실패했으며 현재는 그다지 회자되지 않고 있습니다.

주연을 맡은 두 명의 대 배우 험프리 보가트와 오드리 헵번만으로도 볼거리는 충분합니다. 라이너스가 플라스틱 신소재의 강도를 데이빗에 과시하기 위해 갑자기 권총을 꺼내 발사하는 장면은 험프리 보가트가 하드보일드 영화의 대스타임을 상기시키기 위한 의도가 엿보입니다.

오드리 헵번은 숏 컷과 시가렛 팬츠의 단순한 외양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좀처럼 보기 힘든 하얀 핫팬츠 차림으로 뱃놀이를 즐기는 장면도 있습니다. 170cm의 키에 깡마른 체구에서 비롯된 긴 팔다리와 개미허리, 그리고 작은 얼굴과 큰 눈을 비롯한 뚜렷한 이목구비로 그 어떤 평범한 의상도 아름답게 소화합니다.

나비를 연상시키는 호화로운 드레스는 사브리나가 파리 유학을 거친 뒤 애벌레에서 나비로 허물을 벗고 재탄생했음을 상징합니다. 오드리 헵번이 직접 부르는 샹송 ‘라비앙로즈’도 매력 포인트입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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