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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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문 2 - 전반 액션 좋지만 후반 ‘록키 4’ 복제 영화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홍콩에 정착한 엽문(견자단 분)은 제자를 모집해 영춘권을 가르치지만 다른 도장들의 반대로 도장 설립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는 홍콩 무가의 우두머리 홍 사부(홍금보 분)와 갈등을 빚으면서도 점차 가까워집니다. 홍 사부는 중국 무술을 무시하는 영국인 복서 트위스터(대런 샬라비 분)와 대결하다 죽음을 맞이합니다.

1950년 홍콩

엽위신 감독의 2010년 작 ‘엽문 2’는 2008년 작 ‘엽문’의 후속편입니다. ‘엽문’은 1930년대 중일 전쟁 시기 불산에서 일본군의 탄압에 저항하던 엽문이 홍콩으로 피신하는 결말을 제시했습니다. ‘엽문 2’는 중일 전쟁이 끝난 뒤인 1950년 홍콩을 배경으로 합니다.

엽문의 아내 장영성(슝다이린 분)은 둘째를 임신했습니다. 하지만 전편에서 미취학 아동의 연령이었던 큰아들 준은 13년 이상의 세월이 지났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에 머물러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불산에서 엽문을 도왔던 청천(임달화 분)은 일본군의 흉탄에 맞은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졌습니다. 머리에 총을 맞고도 어떻게 살아남은 것인지 의문입니다. 그의 비중은 전편에 비해 크게 감소합니다.

대신 청천의 아들 광요(정가성 분)의 비중은 여전합니다. ‘엽문’에서 불산에서 도장을 차리려다 엽문에 패한 뒤 떼강도 두목이 되었던 금산조(번소황 분)도 홍콩에서 갱생해 엽문을 돕습니다.

어시장-원탁 액션 장면 압권

‘엽문 2’의 중반까지의 두 번의 액션 장면은 시리즈 사상 최고라 할 만큼 대단히 훌륭합니다. 엽문이 제자 황량(황샤오밍 분)을 구출하기 위해 어시장에서 수십 명과 결투를 벌이는 장면은 주변의 물건을 활용해 매우 인상적입니다. 엽문은 양손에 식칼을 빼앗아 쥐고도 상대를 베거나 하지 않고 때리기만 하면서 무의미한 살생을 피합니다.

엽문이 사부들과 원탁 위에서 결투하는 와이어 액션은 과거 홍콩 무협 영화 전성기의 환상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액션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원탁 주변에 뒤집어 깔아놓은 의자들을 가리켜 사부들이 “옛날에는 의자가 아니라 칼을 사용했다”는 대사는 고전 홍콩 무협 영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원탁 위에서 향이 다 탈 때까지 버텨야만 엽문이 도장 설립을 인정받는다는 설정은 관우가 조조가 권한 따뜻한 술이 식기도 전에 화웅을 베고 돌아와 식기 전에 마셨던 ‘삼국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 장면에는 ‘엽문’에서 무술 감독을 맡았으며 ‘엽문 2’에는 무술 감독과 함께 홍 사부로 직접 출연한 홍금보가 견자단과의 액션을 선보입니다. 홍금보는 이름값답게 조연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엽문 2’ 개봉 당시 58세로 나이가 적지 않았던 홍금보는 극중에서도 ‘병든 노 사부’의 설정이라 화려하고 날렵한 움직임을 선보이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힘 있는 액션 연기로 또 다른 향수를 자극합니다. 사부들에게 회비 납부를 강요한 뒤 경찰에 상납하면서도 중국인과 쿵푸에 대한 자부심에 목숨을 거는 홍 사부는 구질서를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중반 이후 ‘록키 4’ 빼다 박아

중반 이후부터 결말까지는 록키 시리즈, 특히 ‘록키 4’를 철저히 답습합니다. 주인공이 라이벌과 대립하다 가까워지지만 라이벌이 타국의 강력한 적과 싸우다 죽고 주인공이 복수하는 전개입니다.

록키 4’의 록키, 아폴로, 드라고의 관계가 ‘엽문 2’의 엽문, 홍 사부, 트위스터로 고스란히 복제됩니다. 민족 간의 자존심이 걸린 대결, 강력하면서도 비열한 악역, 악역과 라이벌의 대결에서 수건을 던지려다 포기하는 주인공, 기자회견장의 대립, 심지어 복수 완료 뒤 주인공의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이크 연설과 악역을 응원했던 청중의 박수까지 동일합니다.

엽문이 트위스터에게 자신의 영춘권이 아닌 홍 사부의 홍권을 결정타로 사용하는 장면은 인상적입니다. 복싱과 쿵푸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엽문과 트위스터의 대결은 그야말로 이종격투기입니다.

영국 악으로 설정, 저의는?

엽문’이 일본군이 악이었다면 ‘엽문 2’는 홍콩을 조차했던 영국입니다. 이 같은 ‘외세의 적’ 설정은 ‘엽문 4 더 파이널’의 미군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엽문 2’는 영국 공권력의 상징인 영국인 경찰 간부를 악의 근원으로 제시합니다. 마치 영국의 조차 기간 홍콩은 불행했으며 1997년 중국에 반환된 이후에는 같은 민족끼리 행복해진 것처럼 암시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직전까지 이어졌던 홍콩의 민주화 요구 및 반중 시위를 감안하면 ‘엽문 2’에 숨겨진 정치적 함의는 불온한 측면이 있습니다.

‘엽문 4’에 복제된 요소들

록키 4’를 복제한 ‘엽문 2’는 ‘엽문 4 더 파이널’에 복제됩니다. 엽문이 새로운 환경에서 기존 사부들의 텃세에 시달리는 전개, 사부들의 우두머리와 맞대결, 엽문과 우두머리의 화해의 계기가 우두머리의 자식이 되는 전개, 우두머리가 백인에 완패한 뒤 엽문이 복수하는 결말은 ‘엽문 4 더 파이널’가 ‘엽문 2’를 빼다 박습니다.

트위스터를 물리친 엽문은 집으로 한달음에 달려와 아내와 둘째 아들을 만납니다. 하지만 생사가 걸린 대결에서 얻어맞고 체력을 소진한 엽문이 집으로 뛰어오고 출산 직후 아내가 멀쩡히 서서 남편을 맞이하는 연출은 너무도 비현실적입니다.

결말에서 소년 이소룡이 등장해 자신을 제자로 받아 달라 요청하지만 엽문은 더 자란 뒤에 오라며 되돌려 보냅니다. 엔딩 크레딧 직전에는 엽문과 이소룡의 실제 사제 관계를 자막과 사진으로 강조합니다.

엽문 - 엽문·이소룡·견자단 관계, 흥미로워
엽문 4 더 파이널 - 액션 좋지만 설정-서사 비현실적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로꼬 2020/04/22 18:41 # 답글

    엽문은 개인적으로 딱 1편까지만 좋았습니다.

    그이후 시리즈들은 다 보기는 했지만 글에 쓰신대로 익숙하고 올드한 장르의 공식들을 너무 그대로 답습해 많이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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