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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워터스 - ‘살인 기업’-‘무능 정부’, 궁극 책임은? 영화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기업 변호를 전문으로 하는 로펌에 근무하는 변호사 빌럿(마크 러팔로 분)은 축산업에 종사하는 윌버(빌 캠프 분)의 의뢰를 받습니다. 윌버는 자신의 소들이 거대기업 듀폰의 오염 물질에 의해 떼죽음을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빌럿은 듀폰에 소송을 걸고 방대한 전문 자료와 씨름하며 홀로 싸웁니다.

기업과 싸우는 기업 변호사

토드 헤인즈 감독의 ‘다크 워터스’는 나타니엘 리치의 논픽션 ‘The Lawyer Who Became DuPont's Worst Nightmare’을 영화화했습니다. 제목대로 듀폰의 잘못을 오랜 세월을 두고 밝혀내 그들의 ‘악몽’이 된 변호사 로버트 빌럿의 실화입니다.

‘기업의 잘못을 밝혀낸 변호사의 실화’는 최근 영화의 소재로는 흔한 것입니다. 하지만 ‘다크 워터스’는 몇 가지 차별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선 기업을 변호하던 로펌의 주인공이 오히려 시민의 편에 서서 기업의 잘못을 파헤치는 변호를 맡아 역설적입니다.

빌럿의 싸움은 무려 10년 이상의 긴 세월을 소요하게 됩니다. 빌럿의 아들들의 임신, 출산, 성장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간접적인 방식으로 강조합니다. 소송에 걸린 대부분의 사회적 강자들과 마찬가지로 듀폰은 시간을 고의로 지연시키며 원고 측을 지치게 만듭니다.

자사 직원들 ‘인체 실험’한 듀폰

듀폰은 오염 물질이 배출되는 공장이 위치한 지역 주민들의 고용을 비롯한 돈주머니는 물론 민심까지 볼모로 하고 있습니다. 윌버와 빌럿에 의해 듀폰이 소송에 걸리자 듀폰의 공장이 위치한 웨스트버지니아의 파커스버그 주민들은 윌버와 빌럿에 적의를 드러냅니다. 한국 역시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고 자사 직원이나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기업이 특권과 면죄부를 보유해 법의 밖에 있는 것처럼 잘못된 인식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악질적인 듀폰은 자사 직원들을 ‘인체 실험’의 대상으로 삼아 기형아 출산 가능성을 직접 테스트하는 등 화학 물질의 위험성을 오래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음이 드러납니다. 극중에 삽입되는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s’의 배경으로 유명한 웨스트버지니아의 파커스버그에는 오염 물질로 인해 암 환자가 속출합니다.

궁극적 책임은 정부에

학계는 물론 정부까지 듀폰에 의해 좌지우지됩니다. 미국 정부도 듀폰에 비해 화학 물질의 위험성에 대한 지식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크 워터스’는 ‘정의로운 변호사 vs 불의의 자본’의 단순한 대립 구도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을 좌시한 정부의 무능을 궁극적으로 비판해 차별화됩니다.

빌럿의 대사 ‘중학교 밖에 졸업하지 못한 농부(윌버)가 세상 돌아가는 방식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가장 인상적입니다. 그는 아주 오랜 싸움 뒤에야 윌버가 몸으로 부딪쳐 체득하고 있었던 부조리를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책상머리에 앉아 세상 돌아가는 진짜 방식을 몰랐던 고학력 변호사의 한계를 절감합니다. 윌버 역시 암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차분하지만 긴장감 넘치는 연출


‘다크 워터스’의 또 다른 장점은 토드 헤인즈 감독이 2015년 작 ‘캐롤’에도 선보인 바 있는 차분하고 담담한 연출입니다. 관객의 감정을 의도적으로 격분시키거나 감동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이 같은 영화들이 흔히 빠질 수 있는 잘못인 ‘긴 법정 장면’이나 ‘주인공에 박수갈채하는 장면’은 없습니다. 반면 오염 물질로 인해 광기에 빠진 소의 시점이 잠시 삽입되어 이채롭습니다.

사회파 스릴러답게 긴장감을 끌어올려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힘은 빼어납니다. 빌럿의 아내 사라(앤 해서웨이 분)와 빌럿의 로럼 태프트의 대표 톰(팀 로빈스 분)도 결국은 빌럿의 싸움을 끝까지 지지하고 뒷받침하지는 못합니다. 빌럿은 건강 이상까지 겹치며 더욱 외로워집니다. 결말은 빌럿이 결코 굴하지 않고 싸움을 계속하는 것으로 암시한 뒤 자막으로 그와 시민들의 승리를 삽입합니다.

엔딩 크레딧 직전에는 실존 인물들이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했음을 밝힙니다. 듀폰에 의해 기형아로 태어난 버키 베일리가 본인 역할로 직접 출연했습니다. 윌버 터넨트의 동생 짐 테넌트, 그리고 주인공 로버트 빌럿 부부가 각각 초반에 등장한 장면을 자막과 함께 제시합니다. 듀폰의 화학 물질을 보도하는 실제 뉴스 장면에는 MBC 9시 뉴스의 엄기영 앵커도 등장해 눈길을 끕니다.

아임 낫 데어 - 밥 딜런, 여섯 개의 자유로운 영혼
캐롤 - 나이, 계급 뛰어넘은 사랑
원더스트럭 - 진부한 서사, 연출도 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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