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1917 IMAX - 서사 전개-데칼코마니 구성, 매우 정교해 영화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언제 누가 죽을지 모른다

‘1917’의 캐스팅은 영화의 방향성을 암시합니다. 전령 역할을 맡는 두 배우는 유명 배우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임무를 자원한 톰 역의 딘 찰스 채프먼과 톰과 동행하는 윌 역의 조지 매케이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얼굴은 아닙니다.

관객들은 습관적으로 배우의 이름값에 따라 그의 극중 비중을 예상합니다. 하지만 ‘1917’은 주역을 맡은 두 배우가 낯설기 때문에 이들의 비중을 가늠하기 쉽지 않습니다. 즉 언제 전사해 퇴장할까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호러 영화에서 가급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을 선택해 언제 누가 희생당할지 모르는 긴장감을 캐스팅 단계부터 부여하는 의도와 흡사합니다.

여정의 초반에는 윌이 더 불길합니다. 철조망에 왼손을 찔리고 부비 트랩의 폭발에 휘말려 한동안 기절합니다. 하지만 윌의 부상은 ‘액땜’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톰의 갑작스런 전사로 드러납니다.

에린모어가 인용한 키플링의 문구


119분의 러닝 타임 내내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로 끌고 갈 경우 관객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초반과 중반, 그리고 클라이맥스에 세계적 스타 콜린 퍼스, 마크 스트롱,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적절히 나눠 배치한 것은 일순간 관객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며 집중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입니다.

콜린 퍼스가 연기한 에린모어 장군은 톰과 윌을 전령으로 파견하는 임무에 대해 설명하며 두 사람만을 보내는 이유로 키플링의 문구를 인용합니다. ‘지옥에 떨어지든 왕좌로 올라가든 혼자 가는 사람이 가장 빠르다(Down to Gehenna, or up to the Throne, He travels the fastest who travels alone)’입니다.

하지만 에린모어가 인용한 문구는 ‘2인’이 아닌 ‘혼자’를 강조합니다. 톰과 윌, 두 사람이 함께 출발하지만 임무를 완수하고 살아남는 이는 ‘혼자’임을 암시한 것입니다. 굳이 풀어내면 톰은 지옥으로, 윌은 왕좌로 간 셈입니다.

뜬금없는 ‘우유 득템’의 의미

윌은 부비트랩에 휘말린 뒤 수통의 물을 소진합니다. 그는 버려진 농가에서 물이 아닌 우유로 수통을 채웁니다. 물보다 쉽게 상하는 우유를 수통에 채우는 윌의 행동은 의문을 자아내지만 ‘우유 득템’은 후반에서 부모를 여읜 여아의 ‘생존템’으로 직결됩니다.

윌이 여아에 보인 호의는 그가 결말에서 두 딸과 아내의 사진을 꺼내 보는 것으로 연결됩니다. 윌이 야전상의 안에 고이 간직하며 가끔 열어본 틴 케이스 안에 보관된 것은 그의 가족사진이었습니다. 윌은 자신의 딸로 인해 여아에게 더욱 감정 이입이 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결말 직전까지 단 한 번도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었던 톰의 가족 구성이 가족사진을 통해 드러납니다. 즉 부비 트랩을 시작으로 수통, 우유, 여아를 거쳐 가족사진까지 정교하게 연결된 각본이 인상적입니다.

데칼코마니 구성

‘1917’의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서두와 결말의 공간적 배경의 데칼코마니 구성입니다. 서두에서 윌은 숲의 큰 나무에 기대어 졸다가 참호 입구를 통해 참호에 들어와 지휘관, 즉 에린모어의 벙커로 들어온 뒤 참호 밖으로 나갑니다.

클라이맥스와 결말에서 윌은 참호 밖인 수풀에서 ‘나는 방황하는 나그네(I Am a Poor Wayfaring Stranger)’ 노래를 들은 뒤 참호 입구를 통해 참호로 들어옵니다. 이어 매켄지 중령(베네딕트 컴버배치 분)의 벙커에서 임무를 완수한 뒤 숲에 나가 톰의 형 조셉(리차드 매든 분)을 만나고 나서 숲의 큰 나무에 기대 가족사진을 봅니다.

숲의 큰 나무 - 참호 입구 - 참호 - 지휘관 벙커의 공간적 배경이 서두에서는 순행으로, 결말에서는 역행으로 제시됩니다. 처음과 끝에서 윌이 기대는 큰 나무는 야만적인 전쟁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진 평온한 사색과 자연의 힘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로드 투 퍼디션 - 아버지와 아들과
레볼루셔너리 로드 - 미국 중산층 가정의 비극적 자기 붕괴
어웨이 위 고 - 비슷하면서도 다른 샘 멘데스
007 스카이폴 IMAX - ‘어머니’ 업보와 싸우는 본드
007 스카이폴 - 옛것과 새것, 절묘한 줄타기
007 스펙터 -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본드라도 나쁘지 않다
007 스펙터 IMAX - 스펙터의 부활, 기존 팬은 반갑지만…
1917 IMAX - 재미, 기교, 주제의식 모두 갖췄다

http://twitter.com/tominodij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