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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 IMAX - 재미, 기교, 주제의식 모두 갖췄다 영화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국군 병사 톰(딘 찰스 채프먼 분)은 독일군의 함정에 빠질 위험에 처한 데본셔 부대를 구출하기 위한 전령을 자원합니다. 데본셔 부대에는 톰의 형 조셉(리차드 매든 분)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톰은 절친한 윌(조지 매케이 분)과 동행합니다.

주인공 교체와 같은 반전

샘 맨데스 감독이 각본, 제작, 연출을 맡은 ‘1917’은 제목 그대로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17년 4월 6일 프랑스 서부 전선을 배경으로 합니다. 본편 종료 후 자막이 제시하는 바와 같이 샘 멘데스의 할아버지 알프레드 멘데스가 참전을 통해 경험한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톰과 윌 두 주인공에게는 시간제한이 명확합니다. 다음날 아침으로 예정된 데본셔 부대의 공격을 막는 것입니다. 하지만 톰과 윌의 목적의식은 차이가 있습니다. 톰은 형을 구해야 한다는 목적이 뚜렷하지만 윌은 단지 톰과 동행했을 뿐입니다. 윌은 수여받은 훈장을 와인과 맞바꿀 정도로 허무주의적 인물로 묘사됩니다. 이때까지는 톰이 주인공이고 윌이 조연처럼 보입니다.

두 사람은 버려진 농가에서 영국군과 독일군 전투기 간의 공중전을 마치 스포츠 경기의 관중처럼 지켜보지만 격추된 독일 전투기가 그들을 향해 추락합니다. ‘클로버필드’와 같은 재난 영화를 연상시키는 전개입니다.

둘은 부상당한 독일군 파일럿을 구출하지만 오히려 독일군 파일럿은 톰을 살해합니다. 인류애에 기초한 선의가 극단적으로 배신당하는 전쟁의 민낯이 드러납니다. 윌이 농가에 도착해 언급했던 ‘불길하다’는 대사가 스타워즈 시리즈의 명대사 ‘I have a bad feeling about this’처럼 적중합니다.

사명감으로 가득했던 톰의 어이없는 죽음은 주인공의 퇴장 및 교체와 같은 반전입니다. 미온적이었던 윌은 홀로 임무를 완수하려 합니다. 톰의 죽음이 윌에게 유지가 되어 절실함을 부여합니다. 윌은 여정에서 동료애와 전우애를 체감하며 여정의 끝에서는 형제애와 가족애를 확인합니다.

무박 2일, 2개의 테이크로 구성

‘1917’은 기교가 인상적입니다. 서두의 톰과 윌의 출발 지점부터 중반에 윌이 독일군 저격병과의 대결 끝에 기절하기까지 마치 하나의 테이크처럼 연출되었습니다. 이어 깨어난 윌이 임무를 마치는 다음날 아침까지 역시 하나의 테이크처럼 연출되었습니다. 즉 윌의 무박 2일 24시간의 여정이 119분의 러닝 타임 속에서 단 두 개의 테이크만에 완료됩니다.

테이크가 끊어지지 않기에 관객은 계속 숨죽이고 긴장감을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에서 어떤 돌발 변수가 나타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간적 배경이 실내외가 전환되거나 배우는 비추지 않고 배경만 비추는 장면은 눈에 띕니다. 촬영은 커트되었지만 CG 등을 통해 정교하게 편집되어 테이크가 계속 이어지는 것처럼 연출된 것을 유추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100년 전 전쟁을 소재로 한 참신한 시도가 기술적 진화와 맞물려 놀라운 결과물로 탄생했습니다.

1인칭 시점, 게임과 다큐 스타일의 융합

‘1917’이 사실적이며 긴박감을 부추기는 또 다른 이유는 1인칭 시점입니다. 일반적인 전쟁 영화와 같이 전장 전체를 비추며 스케일을 강조하기보다는 철저히 주인공의 시점과 그 주변에만 국한됩니다.

따라서 주인공의 눈이 닿지 않는 먼 곳은 관객도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1인칭 게임과 더불어 다큐멘터리를 연상시키는 생생하고도 사실적인 연출입니다. ‘1917’은 전쟁 영화이지만 동시에 모험 영화이자 로드 무비입니다.

IMAX로 전달되는 전장의 폐허와 여기저기 널린 참혹한 시체는 전쟁의 속성인 인명 경시와 환경 파괴를 강조합니다. 시각적이자 본능적으로 주제인 반전 의식을 아로새깁니다.

영국이 만든 세계 최초의 전차 마크 IV도 버려진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의상과 소품은 물론 제1차 세계대전을 상징하는 비좁고 질퍽한 참호 세트까지 볼거리로 가득합니다.

배경 음악 역시 선율을 강조하기 보다는 효과음과 같이 활용됩니다. 공포와 긴장을 거들며 목숨을 건 병사와 동행하는 관객을 압박합니다. ‘1917’은 재미와 연출 기교, 그리고 주제의식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췄습니다.

콜린 퍼스, 마크 스트롱, 베네딕트 컴버배치 출연

‘1917’의 또 다른 볼거리는 각각 서두와 중반, 그리고 결말을 장식하는 영국의 대표 배우 3인입니다. 서두에는 톰과 윌에 직접 명령하는 에린모어 장군으로 콜린 퍼스가 등장합니다. 그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항전을 독려했던 영국 국왕 조지 6세를 연기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2010년 작 ‘킹스 스피치’를 떠올리게 합니다.

중반에는 톰의 죽음 직후 스미스 대위가 등장해 윌을 위로하고 호의를 베풉니다. 그는 에린모어 장군의 명령이 확실히 실행될 수 있는 귀중한 조언도 합니다. 얼굴이나 전신이 아닌 지팡이와 다리가 먼저 등장하는 스미스 대위는 목소리만으로 마크 스트롱임을 알 수 있습니다.

클라이맥스에 등장하는 데본셔 부대의 지휘관 매켄지 중령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합니다. 그는 얼굴에 흉터가 있으며 호전적인 인물로 윌이 전달하는 에린모어 장군의 명령을 거부하려는 의도를 드러냅니다. 스미스 대위의 조언 덕분에 다행히 엄청난 희생을 막게 됩니다.

“적을 전부 죽여야만 전쟁이 끝난다(Last Man Standing)”는 매켄지 중령의 대사는 지루한 참호전으로 일관했던 제1차 세계대전을 넘어 전쟁의 본질을 고발합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역시 제1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했던 전쟁 영화 ‘워 호스’에도 영국군 장교로 출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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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Ryunan 2020/02/28 13:57 # 답글

    초반 참호씬이 더 인상적이었어요. 근래에 참호전 잘 그린 영화가 또 있었는데 제목이 기억이 안 나네요. ㅜㅡ;;

    -매켄지 중령 << 한 군데 있네요.
  • 디제 2020/02/28 13:59 #

    지적 고맙습니다.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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