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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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호 - 길 위의 백척간두 인생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기절하듯 잠에 빠지는 기면증에 시달리는 마이크(리버 피닉스 분)는 거리에서 성매매에 종사합니다. 그는 동료 스콧(키아누 리브스 분)과 함께 아이다호로 어머니를 찾아 나섭니다.

마이크, 질병과 고독 시달려


구스 반 산트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1991년 작 ‘아이다호(원제 ‘My Own Private Idaho’)’가 CGV의 리버 피닉스 특별전의 일환으로 개봉되었습니다. 성매매 남성 마이크와 스콧의 로드 무비입니다.

‘아이다호’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마이크와 스콧의 계급 격차입니다. 마이크는 기구한 가족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마이크가 그리워하는 어머니 샤론(바나 오브라이언 분)은 마이크의 친아버지를 살해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의 유전적 아버지는 그의 형 리차드(제임스 루소 분)입니다. 구체적 설명은 더 이루어지지 않으나 샤론이 아버지를 살해한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근친상간으로 탄생한 마이크가 돌아갈 곳은 없습니다. 연어가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인서트처럼 어머니를 찾기 위해 이탈리아까지 향하지만 끝내 만나지 못하며 단서도 사라집니다. 어머니가 한때 근무했던 호텔 이름이 ‘Family Tree’인 것은 매우 의도적인 작명으로 보입니다.

성매매를 위해 거리에 서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며 서두와 결말이 모두 동일한 길 위라는 점에서 마이크의 정처 없음을 상징합니다. 가난과 기면증까지 마이크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렵습니다. 성매매는 생존 수단입니다. 길 위에서 기면증에 빠져들자 신발과 가방을 절도당하는 종반 장면처럼 마이크의 삶은 앞으로도 위기로 가득할 것입니다.

스콧의 탈선은 위악적 유희

스콧은 시장의 아들로 성매매와 마약 흡입 등을 유희로 여기며 즐기고 있습니다. 경찰도 스콧의 탈선 행각을 어찌하지 못합니다. 그는 거액의 유산 상속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위악적인 스콧은 돌아갈 곳이 명확합니다.

스콧는 마이크에 호의를 보입니다. 마이크는 스콧에 사랑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동성애자 마이크와 달리 스콧은 이성애자입니다. 계급 격차에 성적 지향까지 대조적인 마이크의 스콧에 대한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막다른 골목과 같은 이탈리아 여정의 끝에서 마이크는 스콧과 이별합니다. 유일하게 의존했던 마이크가 떠나면서 스콧은 다시 홀로 길 위에 섭니다. 스콧의 인생은 제자리걸음입니다.

밥의 죽음은 작위적

마이크와 스콧을 비롯한 성매매 소년들의 아버지와 같았던 중년 사나이 밥(윌리엄 리처트 분)은 스콧이 가정으로 복귀할 때 한 자리를 약속받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임종으로 가정으로 돌아간 스콧이 약속을 어기자 밥은 충격을 받아 급사합니다.

건강 이상에 대한 별다른 암시가 없었던 밥의 급사는 스콧의 배신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뜬금없으며 작위적인 전개입니다.

스콧의 아버지인 시장의 장례식 바로 옆에서 밥의 장례식이 성매매 소년들에 의해 치러집니다. 시장의 장례식은 시종일관 분위기가 무겁지만 밥의 장례식은 축제와 같습니다. 부자이자 권력자였던 시장과 노숙자에 가까운 밥의 장례식이 한날한시에 치러지는 전개는 공수래공수거 인생무상을 강조합니다. 스콧은 친아버지 및 아버지 같은 밥을 거의 동시에 잃지만 오히려 홀가분해 보입니다.

구스 반 산트 재기 돋보여

의외의 전개로 이어지는 코미디의 요소도 갖춘 ‘아이다호’는 구스 반 산트의 젊은 시절의 재기가 엿보입니다. 마이크와 스콧을 비롯한 매력적인 젊은 성매매 남성들이 성인 잡지의 표지 모델로서 진열장에서 대화를 나누는 연출은 유머러스하며 세련되었습니다.

극중의 섹스 장면은 배우들이 마임과 같이 동작을 정지한 상태로 촬영한 컷들을 몽타주처럼 편집했습니다. 일반적인 섹스 장면 연출과는 달리 에로틱함이 결여되어 있으며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강합니다. 사랑에서 비롯된 섹스가 아님을 강조하는 듯합니다.

비웃음 산 한글 자막

독일 출신의 한스로 등장하는 유도 키에르는 짧은 등장에도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젊은 시절의 키아누 리브스는 현재보다 오히려 연기가 덜 뻣뻣해 보입니다. 고독한 인생을 살며 마약에 의존하는 마이크를 연기한 리버 피닉스는 ‘아이다호’의 개봉 2년 뒤인 약물 과다로 요절했습니다.

최초 한국 개봉 당시에는 삭제가 된 것은 물론 마이크의 스콧에 대한 사랑 고백 대사 “I Love You”를 한글 자막 ‘엄마가 보고 싶어’로 번역해 비웃음을 산 바 있습니다. 중반 이후 전개에 엄청난 영향을 의미를 갖는 초보적 수준의 영어 대사를 동성애라는 이유로 의도적으로 오역했습니다. 1990년대 초반 한국 사회가 얼마나 경직되었는지 입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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