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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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 아스트라 IMAX - 새로움 부족, 지루해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왕성으로부터 시작된 서지(Surge) 현상으로 인해 지구가 대재난에 휘말립니다. 서지 현상의 주범으로 지목된 클리포드(토미 리 존스 분)의 아들 로이(브래드 피트 분)가 클리포드의 진의를 알아보기 위해 해왕성과 교신이 가능한 화성으로 향합니다.

사실주의적 SF 영화


제임스 그레이 감독이 각본, 제작에 참여하고 연출을 맡은 ‘애드 아스트라(Ad Astra)’는 ‘역경을 딛고 우주로’라는 뜻의 제목이 말해주듯 우주를 소재로 한 SF입니다. 지구에 닥친 재난의 원인을 제공한 아버지를 저지하기 위해 해왕성으로 떠나는 아들을 주인공으로 합니다. 근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로드 무비입니다.

20세기 후반 이후 인류의 우주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지며 할리우드에서 우주 소재 SF 영화의 제작 편수는 크게 감소했습니다. CG의 발달로 구현 불가능한 영상이 사라지며 외려 우주 SF 영화는 ‘가짜’라는 인식이 강해진 탓도 있습니다.

우주 SF 영화는 ‘스타워즈’와 같이 오락성을 추구하는 스페이스 오페라와 ‘그래비티’와 같이 묵직한 사실주의적 영화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애드 아스트라’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주인공 로이는 자신의 미소가 가식적인 것임을 내레이션을 통해 초반에 고백할 정도로 ‘애드 아스트라’는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조차 거의 없습니다.

기존 우주 SF 영화의 영향


이 같은 장르의 영화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애드 아스트라’는 기존 사실주의적 SF 영화들의 영향이 다수 눈에 띕니다. 로이는 달과 화성을 거쳐 해왕성으로 향하는 데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헤이우드가 우주정거장을 거쳐 달로 향하는 과정을 연상시킵니다. 민간인을 위한 여객용 우주선의 등장도 동일합니다. 사색적이며 무거운 영화의 분위기 역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닮으려 노력한 듯합니다.

돌발 위기에 대처하는 로이의 능력과 서지의 위험성을 동시에 제시하는 서두 장면, 클라이맥스의 해왕성 주변에서 클리포드와 실랑이하는 클라이맥스 등 생존을 강조하는 연출은 ‘그래비티’와 흡사합니다.

고독한 주인공, 성격적으로 닮은 부모자식의 질긴 인연 및 재회를 우주 SF 영화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는 ‘인터스텔라’가 연상됩니다. ‘애드 아스트라’의 촬영 감독은 ‘인터스텔라’의 호이트 반 호이테마입니다. 우주선과 우주복 등을 묘사하며 무균질의 깨끗함보다는 낡고 뿌연 영상으로 사실성을 추구한 톤도 ‘인터스텔라’와의 공통점입니다.

붉은 화성을 배경으로 한 장면들은 ‘마션’이 떠오릅니다. 주인공의 지구에서의 일상 복귀 결말도 동일합니다. 브래드 피트는 ‘애드 아스트라’가 우주 SF 영화의 첫 출연작인데 ‘그래비티’에는 그와 절친한 조지 클루니, ‘마션’에는 역시 절친한 맷 데이먼이 출연한 바 있습니다.

이들 세 배우는 ‘오션스 일레븐’ 등 ‘오션스’ 시리즈에 함께 출연했었습니다. 한편 토미 리 존스와 로이의 감시역 프루이트 역의 도널드 서덜랜드는 ‘스페이스 카우보이’에 우주 비행사로 캐스팅된 바 있습니다.

심리 테스트, ‘블레이드 러너 2049’ 연상


오락성을 추구한 SF 영화의 영향도 엿보입니다. 우주선 내 유인원의 갑작스러운 습격은 ‘에이리언’의 사실주의적 해석으로도 보입니다. 물론 ‘의문의 살인자 유인원’의 등장은 근본적으로 추리 소설의 효시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을 떠올리게 합니다.

로이의 잦은 심리 테스트를 통한 임무 유지 여부 확인은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주인공 K의 심리 테스트를 연상시킵니다. 로이의 이름은 ‘블레이드 러너’의 레플리컨트 로이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가장 오락적이라 할 수 있는 월면차 추격전 장면은 ‘매드 맥스 본노의 도로’의 달 버전으로 보입니다.

진부한 전개, 썰렁한 결말


‘애드 아스트라’는 익숙한 요소들로 가득하지만 새로움은 부족합니다. 월면차 추격전과 해왕성의 푸른 아름다움을 강조한 장면을 제외하면 우주 SF 영화에 관객이 기대하는 영상미를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IMAX로도 개봉되었지만 굳이 IMAX로 관람해야 할 메리트는 찾기 어렵습니다.

서사도 아쉬움으로 가득합니다. 화성에서 감시 대상이 된 로이가 손쉽게 탈출해 우주선에 침입하는 연출은 긴장감조차 부여하지 못합니다. 응급 수술에 돌입한 프루이트의 생사에 대해 끝내 언급조차 되지 않는 것도 아쉽습니다.

클리포드는 외계 생명체와의 접촉을 열망합니다. 하지만 그가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평범한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역할에 국한된 가운데 외계 생명체는 ‘없다’로 귀결되어 허망합니다. 부모자식 관계를 통해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암시한 ‘콘택트’에 비하면 썰렁하기 짝이 없습니다.

오락성보다는 사색적 성격에 초점을 맞췄지만 내레이션에 의존한 전개는 물론 반전조차 없는 싱거운 결말은 너무도 진부합니다. 브래드 피트의 시종일관 진지한 연기는 볼만 하지만 각본과 연출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합니다. ‘고립을 벗어나 타인과의 관계를 긍정하라’는 평범한 주제의식을 위해 무려 124분의 러닝 타임을 할애합니다.

지루하지만 딱히 깊이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주 SF 영화라면 추구하는 오락성 혹은 철학적 성격 둘 중 어느 하나도 잡지 못합니다. ‘애드 아스트라’가 20세기 후반에 정통 SF 소설로 발표되어 영화화되었다면 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2019년의 시점에서는 장점이 그다지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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