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작가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이타미 준의 바다 - 작위적 연출, 감동에 대한 강박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의문 부호로 가득

‘이타미 준의 바다’는 정다운 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1937년에 태어나 2011년 사망한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伊丹潤)의 생애와 그의 건축을 다룹니다. 본명이 유동룡이었던 그가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일본에서 출발했던 오사카의 이타미(伊丹) 공항과 개인적 친분이 있었던 작곡가 길옥윤의 ‘윤(潤)’을 따서 지은 이름입니다.

‘이타미 준의 바다’는 이타미 준의 건축물과 건축에 대한 관점을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와 유지태의 내레이션이 입혀진 본인의 회고를 통해 제시합니다. 하지만 이타미 준이 왜 건축을 평생의 업으로 삼았는지, 그리고 그가 건축을 어디에서 배웠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지 않아 물음표만 남깁니다. 재일 교포로서의 정체성과 건축가로의 지망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다루지 않습니다.

인터뷰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타미 준의 장녀 유이화가 아버지의 업을 물려받게 된 동기도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습니다. 너무도 많은 ‘왜?’라는 의문이 해소되지 않습니다.

음악 과잉

인터뷰의 경우 재일교포들의 불분명한 한국어 발음에 한글 자막을 전혀 활용하지 않아 대사가 또렷이 들리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UFO를 ‘유에프오’라 읽지만 일본에서는 ‘유포(ユーフォー)’라 읽는데 이 같은 차이에 대해서도 한글 자막을 삽입하지 않아 상당수 관객을 어리둥절하게 만듭니다.

게다가 인터뷰 장면에서 음향 상태가 깨끗하지 않은 가운데 배경 음악을 큰 볼륨으로 삽입해 한국인들의 인터뷰마저 제대로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TV 오락 프로그램조차 한국인의 인터뷰에 한글 자막을 삽입해 이해를 돕는 추세에 역행합니다.

본편에서 거의 삽입되지 않았던 이타미 준의 육성이 본편 종료 후 삽입되지만 여기에조차 큰 볼륨으로 보컬이 포함된 곡을 삽입해 고인의 육성을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방해합니다.

작위적 연출, 손발 오글거려

과잉은 음악만이 아닙니다. 서두와 결말에는 이타미 준의 건축물과는 무관한 풍경 영상을 과하게 삽입해 매우 지루합니다. 드론까지 활용한 촬영은 관객을 감동시키겠다는 강박적 야심으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이타미 준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눈을 가리는 부작용을 유발합니다.

연출도 매우 작위적입니다. 생활 한복을 입은 소년과 이타미 준을 닮은 재연 배우를 등장시켜 본편 전체를 이끌도록 하는 것은 물론 마지막 장면까지 맡깁니다. 생활 한복을 입은 소년은 이타미 준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순수한 감성을 상징하는 역할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TV 다큐멘터리에서나 볼 법한 억지스런 연출로 인해 소위 ‘손발의 오글거림’을 피할 수 없습니다. 본편의 마지막 장면은 재연 배우가 아니라 이타미 준의 차녀의 인터뷰 ‘천국국립박물관’으로 마무리하는 편이 훨씬 자연스러웠을 것입니다.

‘이타미 준의 바다’는 최근 다큐멘터리의 대세인 담담한 연출로 관객의 되새김을 유도하며 궁극적으로는 차분한 감동으로 이끄는 방향성과는 정반대의 지점을 향해 돌진합니다. 감독의 감성이 관객의 이성을 무시하고 폭주합니다.

무의미한 풍경의 나열과 소년 및 재연 배우의 등장 등 부자연스런 군더더기들을 걷어냈다면 112분의 러닝 타임 중 20분 가까이 걷어내며 90분 정도로 압축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관람객 2019/08/19 13:49 # 삭제 답글

    저도 이 글에 매우 공감합니다.
    과도한 연출은 저도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예전 감독님의 인터뷰 영상에서 "결국 저희 스타일대로 만들었고"라는 말이 "감독의 감성이 관객의 이성을 무시하고 폭주합니다."라는 문장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좋은 소재로, 그들만의 축제가 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