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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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부르의 우산 - ‘라라랜드’의 원조, 아름다운 뮤지컬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정비사 기(니노 카스텔누오보 분)는 우산 판매점 ‘쉘부르의 우산’에 근무하는 연인 주느비에브(카트린 드뇌브 분)를 두고 군에 입대합니다. 기의 아이를 임신한 주느비에브에게 어머니(안느 베르농 분)는 보석상 카사르(마르크 미쉘 분)와의 결혼을 종용합니다.

6년에 걸친 사랑과 이별

최근 이벤트로 극장에 상영된 ‘쉘부르의 우산’은 자크 드미 감독의 1964년 작 뮤지컬 고전입니다. 자크 드미의 아들 마티유 드미가 참여해 2013년 리마스터 버전으로 개봉되었습니다.

가난한 남녀의 6년에 걸친 사랑과 이별, 그리고 후일담을 3개의 파트로 나눠 제시합니다. 20세의 기와 17세의 주느비에브는 사랑에 빠지지만 기의 군 입대로 인해 두 사람은 이별한 채 각자의 삶을 살게 됩니다.

등장인물의 선택은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게 수용될 수 있습니다. 기는 입대 후 교전이 되풀이되는 알제리 식민지에 배치되어 주느비에브에 편지 등 연락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거액의 빚에 시달리는 주느비에브의 어머니는 이 틈을 파고들어 주느비에브가 안정적인 경제력을 보유한 카사르와 결혼할 것을 다그칩니다.

처음에는 거부하는 듯했던 주느비에브는 못 이기는 척 카사르와 결혼합니다. 카사르는 주느비에브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 것을 알고도 결혼하는 것은 물론 이 사실을 비밀로 남깁니다. 경제력 못지않게 소위 ‘대인배’의 풍모까지 갖춘 카사르입니다.

주느비에브는 카사르와의 결혼 뒤에도 이를 숨기고 한동안 기와 서신을 교환했던 것으로 드러납니다. 우아함과 섹시함을 동시에 내뿜었던 세기의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가 연기하지 않았다면 주느비에브는 설득력이 부족한 캐릭터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결말에서 기와 6년 만에 조우한 주느비에브는 어머니의 죽음을 알립니다. 젊고 건강했지만 속물스러웠던 어머니의 이른 죽음은 사필귀정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음악, 세트, 의상 아름다워

미셸 르그랑이 작곡한 애절한 메인 테마는 설령 영화를 접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너무도 귀에 익숙한 멜로디입니다. 최근의 뮤지컬과 달리 극중에는 모든 대사가 노래로 처리되어 있어 현재의 관객에게는 어색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실은 배우들이 노래하지 않았으며 가수들이 노래를 따로 불러 더빙한 것입니다.

의상과 세트를 화사하게 통일시킨 감각적 영상은 매우 아름답습니다. 주느비에브는 첫 등장에서 핑크색 옷을 착용하며 우산 판매점 ‘쉘부르의 우산’ 역시 핑크색으로 가득합니다. 다음 장면에서 주느비에브는 하늘색 옷을 입기도 합니다. 화려한 의상은 카트린 드뇌브의 압도적 미모를 더욱 도드라지게 합니다.

러닝 타임은 91분으로 군더더기가 거의 없습니다. 특히 중반 이후의 편집 및 전개는 21세기 오락 영화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속도감이 있습니다. 주느비에브의 어머니와 카사르는 등장시키지 않는 가운데 버려진 기를 중심으로 후반부가 전개됩니다.

‘쉘부르의 우산’의 서사가 통속적이며 전형적으로 보이는 현재의 관객은 후대의 숱한 영상 작품들이 ‘쉘부르의 우산’의 영향을 받았음을 잊어서는 곤란합니다. 통속적 성격은 다르게 말하면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대중성과도 직결됩니다.

‘라라랜드’에 지대한 영향

‘쉘부르의 우산’은 2016년 작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라라랜드’의 여주인공 미아가 집필하는 각본의 여주인공 이름은 ‘주느비에브’입니다. ‘쉘부르의 우산’에 대한 경의가 직설적으로 드러납니다.

가난한 남녀가 사랑에 빠지지만 이루어지지 못한 채 훗날 재회하는 쓸쓸한 결말은 ‘라라랜드’가 ‘쉘부르의 우산’을 빼닮았습니다. 두 작품이 해피엔딩이었다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영화가 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아름다운 영상 역시 ‘라라랜드’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두 주인공의 연인 시절의 약속이 이별 뒤에 실현되는 설정도 동일합니다. 기와 주느비에브는 둘 사이에 딸이 태어나면 ‘프랑스와즈(Françoise)’로 이름을 짓겠다고 약속합니다. 주느비에브는 카사르와의 결혼 뒤 기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의 이름을 ‘프랑스와즈’로 지었습니다.

한편 기는 마들렌(엘렌 파르나 분)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이름을 ‘프랑스와즈’에서 변형된 ‘프랑스와(François)’로 지었습니다. 기 역시 주느비에브와의 약속을 잊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기는 주느비에브와 사랑에 빠졌을 때 훗날 목표가 주유소를 차리는 것이라 언급합니다. 두 사람의 6년 뒤 만남은 기가 경영하는 주유소에서 이루어집니다.

라라랜드’는 ‘쉘부르의 우산’의 전술한 요소들을 혼용해 재탄생시킵니다. 세바스찬의 목표인 재즈 클럽의 창업이 결말에서 이루어진 가운데 클럽의 이름 ‘셉스(Seb's)’와 로고는 두 사람의 연인 시절 미아가 만들어준 것입니다. 세바스찬과 미아의 재회가 이루어지는 마지막 장면의 공간적 배경도 셉스입니다. ‘쉘부르의 우산’의 프랑스와즈와 주유소의 절묘한 조합입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dex 2019/08/04 14:40 # 삭제 답글

    젊은 시절에 제목은 많이 들어봤던 쉘부르의 우산을 극장 상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와 보러 간 적이 있습니다.
    첫 대사부터 노래로 부르는 것을 보고, '아, 이 영화에 베드신은 없겠구나' 싶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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