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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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4 - ‘성형 수술’ 보, 설득력 부족 애니메이션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디를 비롯한 장난감들의 주인인 보니가 유치원에 입학합니다. 보니는 플라스틱 포크를 비롯한 쓰레기를 조합해 새로운 장난감 포키(Forky)를 만듭니다. 포키가 자꾸만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려 하자 보니를 걱정한 우디는 포키를 챙기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보의 변화, 설득력 부족

‘토이 스토리 4’는 2010년 작 ‘토이 스토리 3’에 이은 9년만의 속편입니다. 서두에는 앞선 3편의 줄거리를 요약합니다. 우디와 버즈를 비롯한 장난감들이 앤디와 함께 지내다 그가 대학생이 되자 소녀 보니에게 오게 되는 과정입니다.

‘토이 스토리 4’의 주된 시간적 배경은 ‘토이 스토리 3’의 2년 후이며 그로부터 9년 전 우디와 연인 보의 갑작스런 이별부터 다룹니다. ‘토이 스토리 3’에 등장하지 않았던 보는 ‘토이 스토리 4’에서 주인공 우디에 맞먹는 압도적 비중을 할애 받습니다. 할리우드에서 대세가 된 여성 캐릭터의 비중 증가는 ‘토이 스토리 4’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토이 스토리’와 ‘토이 스토리 2’의 보는 미국의 개척 시대를 상징하는 카우보이 우디의 연인답게 고전적이고 정적인 여성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앤디의 집을 떠나게 된 뒤 보는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주인 없는 장난감으로 캐릭터의 성격이 180도 뒤집어졌습니다. 얼굴이 바뀌고 옷차림도 드레스에서 바지로 변경되었습니다. 우디와 버즈를 능가하는 활동적인 모험가로 완전히 탈바꿈했습니다.

부러진 팔 설정에서 드러나듯 사기 인형인 보가 어떻게 옷을 갈아입고 얼굴까지 바뀐 것인지 의문입니다. CG의 기술 발달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성형 수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대의 조류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토이 스토리 2’까지의 보의 캐릭터를 완전히 뒤엎어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버즈-제시 뒷전 밀려나

보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증가하면서 버즈의 비중은 대폭 감소합니다. 시리즈의 최대 매력이었던 우디와 버즈의 콤비 플레이도 거의 제시되지 못하더니 결국 둘의 이별로 콤비가 해체됩니다. ‘토이 스토리 2’와 ‘토이 스토리 3’의 히로인 제시는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감초 조연 알린 삼총사는 거의 비중이 없어 얼굴만 등장하는 수준입니다.

신 캐릭터와 다를 바 없는 보와 더불어 신 캐릭터들의 비중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캐나다 출신의 바이커 듀크 카붐은 과거의 아픈 상처로 인해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존 윅 시리즈의 키아누 리브스가 목소리를 맡아 더욱 역설적인 캐스팅이 되었습니다. 엔딩 크레딧 종료 후 픽사 로고 장면도 스탠드가 아닌 듀크 카붐이 장식해 마지막까지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봉제 인형 콤비인 듀키와 버니는 과대망상으로 본편 및 엔딩 크레딧에서 몇 안 되는 웃음을 선사합니다. 우디의 행동의 이유가 되는 포키는 결말에서 여자 친구 나이피(Knifey)와 만나게 됩니다. ‘토이 스토리’의 결말에서 미스터 포테이토가 미시즈 포테이토와 만나는 장면의 오마주입니다.

장난감의 자아실현, 사이보그인가?

우디는 자신의 발에 이름이 쓰인 주인 보니에 대한 애정과 충성으로 가득합니다. 우디는 보니를 위해 포키를 구하려 명품 장난감인 자신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소리 장치까지 내주는 희생을 감행합니다.

하지만 보니는 우디에 무관심하며 애정이 없습니다. 이는 우디가 보니는 물론 버즈를 비롯한 친구들까지 포기하고 보를 선택해 떠돌이 장난감이 되는 결말로 이어집니다. 우디와 버즈는 결말에서 버즈의 명대사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To infinity and beyond)!”를 나눠 말하며 이별합니다.

더 이상 주인이 필요 없는 장난감의 독립이자 자아실현으로 볼 수 있지만 그렇다면 장난감의 존재 의의는 무엇인지 의문이 남습니다. 장난감이 SF 영화의 사이보그와 동등하게 취급되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의외의 결말이며 철학적이기는 하지만 공감은 쉽지 않습니다. 어린이 관객은 장난감의 자립을 당혹스럽게 받아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토이 스토리 4’의 시점에서 앤디가 대학생이니 만일 ‘토이 스토리 5’가 제작된다면 앤디의 아이의 장난감으로 우디와 버즈가 다시 뭉치는 전개가 어떨까 싶습니다.

시리즈 특유의 액션과 웃음 대신 로맨스와 감동을 앞세우지만 재미가 줄어들었습니다. 100분의 러닝 타임이 길게 체감될 만큼 서사 전개가 다소 지루합니다. 서두에 단편 애니메이션도 없습니다.

토이 스토리 - ‘장난감의 자각’, ‘블레이드 러너’에 비견
토이 스토리 2 - 장난감의 유한한 삶, 人生에 비견
토이 스토리 3 - 장난감들의 최대 위기, 주제의식은 아쉬워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고등어 2019/06/26 05:45 # 삭제

    저는 보가 보기좋더라구요... 최근에 엑스맨하고 맨인블랙 봤는데 뜬금없이 페미니즘 주장하는 요소들 넣고 보기좋게 말아먹어서 인상이 안좋았었습니다. 근데 보는 변할만한 그럴만한 이유도 있고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줘서 매우 흡족하게 봤었네용.ㅎㅎ 그냥 감상이었습니당
  • 고등어 2019/06/26 05:48 # 삭제

    아니 근데 사기라서 옷 못갈아입는다니... 저는 생각도 못했는데 그걸 알아채시니 대단합니다
  • 핀헤드 2019/06/26 15:41 # 삭제

    전 시리즈를 다보았구요 4편 상당히 잼있게보았습니다 지루하다뇨? 관객들 모두 빵터졋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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