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고질라를 비롯한 괴수의 비밀을 숨긴 기관 ‘모나크’ 소속 과학자 에마(베라 파미가 분)가 괴수와의 대화가 가능한 기계 ‘오르카’를 발명합니다. 모스라의 유충이 깨어난 순간 퇴역 군인 조나(찰스 댄스 분)가 이끄는 테러 집단의 습격으로 에마와 딸 매디슨(밀리 바비 브라운 분)이 납치됩니다. 에마의 전남편 마크(카일 챈들러 분)는 모나크와 협력해 전처와 딸을 찾아 나섭니다.
원작에 대한 경의
마이클 도허티 감독이 원안, 각본, 연출을 맡은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2014년 작 ‘고질라’와 2017년 작 ‘콩 스컬 아일랜드’의 후속편으로 몬스터버스(MonsterVerse)의 세 번째 영화입니다. 서두를 비롯해 본편 곳곳에 ‘고질라’와 ‘콩 스컬 아일랜드’의 장면을 기록 영상처럼 끼워 넣으며 엔딩 크레딧에는 내년 3월 개봉될 후속편 ‘고질라 vs. 콩’을 암시합니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가장 큰 기대 요인은 고질라의 라이벌 킹기도라를 비롯한 모스라와 로단(라돈)까지 일본 토호의 오리지널 괴수들이 할리우드판 실사 영화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점이었습니다. ‘고질라’의 액션이 분량과 스케일에서 아쉬움을 남긴 만큼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4대 괴수가 총출동해 오락성을 충족시킬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고질라’에서 사용되었던 이후쿠베 아키라가 작곡한 고질라의 오리지널 메인 테마는 고질라의 부활 장면과 클라이맥스 보스턴 등장 장면 등에 삽입됩니다. 오리지널 메인 테마가 다시 한 번 삽입되는 엔딩 크레딧 말미에는 세상을 떠난 과거 토호의 고질라 수트 액터의 사진을 삽입해 기리며 원작에 대한 경의를 표합니다. 고질라에 중상을 입히는 병기 ‘옥시전 티스트로이어’는 고질라가 최초로 등장했던 원점인 1954년 작 ‘고지라’에 등장한 바 있습니다.
4대 괴수, 연출력이 못 받쳐줘
캐릭터 디자인과 움직임에 있어서도 4대 괴수는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할리우드의 기술력으로 무장한 킹기도라, 모스라, 로단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오랜 특촬물의 팬이라면 감회가 남다를 것입니다.
귀여운 모스라의 유충, 신비스러운 모스라의 성충, 그리고 로단의 압도적인 첫 등장은 분명 볼거리입니다. 4대 괴수 특유의 괴성과 효과음, 그리고 음악은 웅장합니다.
그러나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전반적으로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물입니다. 괴수들이 등장하는 액션 장면을 인간의 시점으로 국한하거나 인간과 함께 비추는 연출이 많아 답답합니다. 괴수의 크기를 부각시켜 스케일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지만 괴수의 전체적인 움직임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부분에만 집중해 도리어 스케일이 작아 보입니다. 그나마 인상적인 장면은 몇 안 되는 괴수의 전신 샷입니다.
카메라를 마구 뒤흔들고 클로즈업을 반복하는 연출은 긴박감을 북돋기 위한 의도로 보이나 관객의 몰입을 저해합니다. 일본 괴수 특촬물을 나름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2008년 작 ‘클로버필드’의 연출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4대 괴수를 한 자리에 모아놓은 영화가 왜 블록버스터가 아닌 저예산의 ‘클로버필드’가 되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습니다.
‘고질라’가 고질라가 등장할 만하면 편집해 뚝뚝 끊어댔던 것과 달리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상대적인 괴수 등장 시간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괴수들이 등장하는 순간에도 전모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아 감질 나는 것은 ‘고질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4대 괴수 중 가장 인간이 감정 이입하기 쉬운 모스라의 등장 분량이 짧은 것도 아쉽습니다. 유충의 귀여움과 성충의 신비스러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CG의 기술력 수준이 아깝습니다.
억지스런 가족 드라마, 괴수는 뒷전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최대 약점은 각본입니다. 새로운 주인공 마크의 가족 드라마에 집중하면서 고질라를 비롯한 괴수들은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매드 사이언티스트 에마가 실질적인 악역으로 떠오르고 엔딩 크레딧에는 에마의 이론인 ‘괴수의 문명 파괴에 의한 자연 재생’을 긍정하는 주제의식을 내세웁니다. 하지만 숱한 사람들이 죽었는데 ‘괴수에 문명 파괴에 의한 자연 재생’을 관객이 공감하기는 어렵습니다. 재난 영화로서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결말입니다.
매디슨이 조나의 근거지로부터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오르카를 소지해 탈출하는 전개하는 실소를 유발합니다. 결과적으로 오르카가 유용하게 사용되었음을 감안하면 조나 일당의 매디슨 및 오르카에 대한 방심은 각본의 커다란 구멍입니다.
가족 드라마를 기대하고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를 관람하는 관객은 거의 없기에 각본의 출발점부터 어긋났습니다.
세리자와 이시로 캐릭터 구축 실패
‘고질라’에서 고질라를 가장 잘 이해했던 캐릭터는 세리자와 이시로(와타나베 켄 분)였습니다. 그러나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고질라 수중 등장 장면에서 세리자와는 마크보다 고질라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장면이 제시됩니다. 마크를 주인공으로 도드라지게 만들려는 의도가 엿보이나 ‘고질라’에서 구축한 세리자와의 캐릭터가 붕괴되는 장면입니다.
세리자와는 고질라를 부활시키는 살신성인으로 조명된 뒤 퇴장합니다. 그러나 작명부터 1954년 작 ‘고지라’의 극중 등장인물 세리자와 다이스케 박사와 영화를 연출한 감독 혼다 이시로의 이름을 합친 오마주 캐릭터임을 감안하면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에서는 푸대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흥행에 실패하기 어려운 인기 캐릭터들을 총집결시켰지만 허술한 각본과 캐릭터 구축 실패, 그리고 엉성한 연출로 인해 참혹하게 실패했던 ‘저스티스 리그’를 답습합니다. 두 작품 모두 워너 브라더스의 배급 작품이라는 점도 동일합니다. 워너 브라더스는 ‘저스티스 리그’의 실패로부터 아무 것도 배우지 못했습니다.
메카 킹기도라 등장?
엑스트라급으로 등장해 결말에서 ‘괴수의 왕’ 고질라에 머리를 조아리는 괴수 중에는 ‘고질라’에 등장했던 무토 스타일의 괴수와 함께 사마귀형 괴수, 매머드형 괴수도 등장합니다.
엔딩 크레딧에서 고질라, 킹기도라, 로단은 ‘HIMSELF’, 모스라는 ‘HERSELF’로 표기하는 유머 감각을 발휘해 본편에서 일그러진 관객의 얼굴을 아주 약간이나마 이완시켜 줍니다.
엔딩 크레딧 후 추가 장면에는 조나가 킹기도라의 머리를 1개 확보하는 장면을 제시합니다. 후속편 ‘고질라 vs. 콩’에서 고질라와 콩이 힘을 합쳐 메카 킹기도라와 대결하는 것 아닌가 추측하게 합니다.
고질라 - 가짜 ‘갓질라’ 아닌 진짜 ‘고지라’
콩 스컬 아일랜드 - ‘괴수판 어벤져스’는 후속편 기약
http://twitter.com/tominodijeh

원작에 대한 경의
마이클 도허티 감독이 원안, 각본, 연출을 맡은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2014년 작 ‘고질라’와 2017년 작 ‘콩 스컬 아일랜드’의 후속편으로 몬스터버스(MonsterVerse)의 세 번째 영화입니다. 서두를 비롯해 본편 곳곳에 ‘고질라’와 ‘콩 스컬 아일랜드’의 장면을 기록 영상처럼 끼워 넣으며 엔딩 크레딧에는 내년 3월 개봉될 후속편 ‘고질라 vs. 콩’을 암시합니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가장 큰 기대 요인은 고질라의 라이벌 킹기도라를 비롯한 모스라와 로단(라돈)까지 일본 토호의 오리지널 괴수들이 할리우드판 실사 영화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점이었습니다. ‘고질라’의 액션이 분량과 스케일에서 아쉬움을 남긴 만큼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4대 괴수가 총출동해 오락성을 충족시킬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고질라’에서 사용되었던 이후쿠베 아키라가 작곡한 고질라의 오리지널 메인 테마는 고질라의 부활 장면과 클라이맥스 보스턴 등장 장면 등에 삽입됩니다. 오리지널 메인 테마가 다시 한 번 삽입되는 엔딩 크레딧 말미에는 세상을 떠난 과거 토호의 고질라 수트 액터의 사진을 삽입해 기리며 원작에 대한 경의를 표합니다. 고질라에 중상을 입히는 병기 ‘옥시전 티스트로이어’는 고질라가 최초로 등장했던 원점인 1954년 작 ‘고지라’에 등장한 바 있습니다.
4대 괴수, 연출력이 못 받쳐줘
캐릭터 디자인과 움직임에 있어서도 4대 괴수는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할리우드의 기술력으로 무장한 킹기도라, 모스라, 로단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오랜 특촬물의 팬이라면 감회가 남다를 것입니다.
귀여운 모스라의 유충, 신비스러운 모스라의 성충, 그리고 로단의 압도적인 첫 등장은 분명 볼거리입니다. 4대 괴수 특유의 괴성과 효과음, 그리고 음악은 웅장합니다.
그러나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전반적으로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물입니다. 괴수들이 등장하는 액션 장면을 인간의 시점으로 국한하거나 인간과 함께 비추는 연출이 많아 답답합니다. 괴수의 크기를 부각시켜 스케일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지만 괴수의 전체적인 움직임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부분에만 집중해 도리어 스케일이 작아 보입니다. 그나마 인상적인 장면은 몇 안 되는 괴수의 전신 샷입니다.
카메라를 마구 뒤흔들고 클로즈업을 반복하는 연출은 긴박감을 북돋기 위한 의도로 보이나 관객의 몰입을 저해합니다. 일본 괴수 특촬물을 나름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2008년 작 ‘클로버필드’의 연출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4대 괴수를 한 자리에 모아놓은 영화가 왜 블록버스터가 아닌 저예산의 ‘클로버필드’가 되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습니다.
‘고질라’가 고질라가 등장할 만하면 편집해 뚝뚝 끊어댔던 것과 달리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상대적인 괴수 등장 시간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괴수들이 등장하는 순간에도 전모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아 감질 나는 것은 ‘고질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4대 괴수 중 가장 인간이 감정 이입하기 쉬운 모스라의 등장 분량이 짧은 것도 아쉽습니다. 유충의 귀여움과 성충의 신비스러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CG의 기술력 수준이 아깝습니다.
억지스런 가족 드라마, 괴수는 뒷전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최대 약점은 각본입니다. 새로운 주인공 마크의 가족 드라마에 집중하면서 고질라를 비롯한 괴수들은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매드 사이언티스트 에마가 실질적인 악역으로 떠오르고 엔딩 크레딧에는 에마의 이론인 ‘괴수의 문명 파괴에 의한 자연 재생’을 긍정하는 주제의식을 내세웁니다. 하지만 숱한 사람들이 죽었는데 ‘괴수에 문명 파괴에 의한 자연 재생’을 관객이 공감하기는 어렵습니다. 재난 영화로서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결말입니다.
매디슨이 조나의 근거지로부터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오르카를 소지해 탈출하는 전개하는 실소를 유발합니다. 결과적으로 오르카가 유용하게 사용되었음을 감안하면 조나 일당의 매디슨 및 오르카에 대한 방심은 각본의 커다란 구멍입니다.
가족 드라마를 기대하고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를 관람하는 관객은 거의 없기에 각본의 출발점부터 어긋났습니다.
세리자와 이시로 캐릭터 구축 실패
‘고질라’에서 고질라를 가장 잘 이해했던 캐릭터는 세리자와 이시로(와타나베 켄 분)였습니다. 그러나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고질라 수중 등장 장면에서 세리자와는 마크보다 고질라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장면이 제시됩니다. 마크를 주인공으로 도드라지게 만들려는 의도가 엿보이나 ‘고질라’에서 구축한 세리자와의 캐릭터가 붕괴되는 장면입니다.
세리자와는 고질라를 부활시키는 살신성인으로 조명된 뒤 퇴장합니다. 그러나 작명부터 1954년 작 ‘고지라’의 극중 등장인물 세리자와 다이스케 박사와 영화를 연출한 감독 혼다 이시로의 이름을 합친 오마주 캐릭터임을 감안하면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에서는 푸대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흥행에 실패하기 어려운 인기 캐릭터들을 총집결시켰지만 허술한 각본과 캐릭터 구축 실패, 그리고 엉성한 연출로 인해 참혹하게 실패했던 ‘저스티스 리그’를 답습합니다. 두 작품 모두 워너 브라더스의 배급 작품이라는 점도 동일합니다. 워너 브라더스는 ‘저스티스 리그’의 실패로부터 아무 것도 배우지 못했습니다.
메카 킹기도라 등장?
엑스트라급으로 등장해 결말에서 ‘괴수의 왕’ 고질라에 머리를 조아리는 괴수 중에는 ‘고질라’에 등장했던 무토 스타일의 괴수와 함께 사마귀형 괴수, 매머드형 괴수도 등장합니다.
엔딩 크레딧에서 고질라, 킹기도라, 로단은 ‘HIMSELF’, 모스라는 ‘HERSELF’로 표기하는 유머 감각을 발휘해 본편에서 일그러진 관객의 얼굴을 아주 약간이나마 이완시켜 줍니다.
엔딩 크레딧 후 추가 장면에는 조나가 킹기도라의 머리를 1개 확보하는 장면을 제시합니다. 후속편 ‘고질라 vs. 콩’에서 고질라와 콩이 힘을 합쳐 메카 킹기도라와 대결하는 것 아닌가 추측하게 합니다.
고질라 - 가짜 ‘갓질라’ 아닌 진짜 ‘고지라’
콩 스컬 아일랜드 - ‘괴수판 어벤져스’는 후속편 기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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