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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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이 죽었다! - 소련판 ‘그때 그 사람들’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탈린(애드리안 맥로린 분)이 사망하자 그의 심복 베리야(사이먼 러셀 빌 분)는 유화책을 펴기 시작합니다. 공산당 서기장을 계승한 말렌코프(제프리 탬버 분)가 우유부단으로 일관하자 흐루쇼프(스티브 부세미 분)는 군부의 주코프(제이슨 아이작스 분)와 손잡고 베리야를 체포합니다.

독재자 스탈린과 주변 인물들

아르만드 이안누치 감독의 2017년 작 ‘스탈린이 죽었다!’는 1953년 철의 장막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의 죽음 전후를 둘러싼 권력 암투를 묘사합니다. 스탈린이 녹음된 레코드를 원한다는 이유로 이미 종료된 연주회를 허겁지겁 반복하고, 이를 위해 잠옷 바람의 새로운 지휘자가 오밤중에 호출되는 서두부터 ‘스탈린이 죽었다!’는 코미디 영화임이 드러납니다.

‘스탈린이 죽었다!’는 냉전 시대 공산권의 지도 국가였던 소련이 실은 매우 우스꽝스러운 체제였음을 비판합니다. 서방의 문화를 엄격히 금지한 스탈린은 밤에 정권 수뇌부와 함께 할리우드 서부극을 즐기는 위선적 인물입니다.

철권 통치자 스탈린의 심복 베리야는 내무인민위원회(NKVD)를 이끌며 대대적인 숙청을 자행해왔습니다. 그 와중에 베리야는 어린 소녀를 성적 노리개로 삼는 도착적 행위를 일삼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 제기되는 베리야에 의한 스탈린 독살설은 다뤄지지 않습니다. 흐루쇼프는 스탈린에 어떤 농담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수다스런 아첨꾼입니다. 공산당의 만장일치 의사 결정이 얼마나 바보스러운지도 풍자합니다.

흐루쇼프 vs 베리야

독재자의 장례식 풍경은 이념 및 정치 체제를 뛰어넘어 엇비슷합니다. 후대의 브레즈네프, 박정희, 김일성, 김정일의 장례식도 그러했듯 스탈린의 장례식 역시 엄청난 규모 속에서 외형적으로는 추모의 열기로 가득합니다.

그러나 이면에는 후계 권력을 둘러싼 치열한 암투가 뒤따르기 마련입니다. 스탈린의 사후에는 흐루쇼프와 베리야의 암투로 압축됩니다. 둘 중 누구도 선한 인물로 묘사되지는 않습니다. 권력욕은 있으나 무능한 서기장 말렌코프는 베리야의 편에 가깝지만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합니다.

흐루쇼프와 베리야의 암투는 흐루쇼프의 행동 대장으로 나선 주코프의 맹활약에 의해 베리야의 처형으로 귀결됩니다. ‘스탈린이 죽었다!’는 스탈린 장례식 직후 베리야가 처형된 것처럼 묘사하지만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스탈린의 장례식은 3월 9일, 베리야의 죽음은 12월 23일로 9개월 이상의 격차가 있었습니다.

권력 무상은 결말에서 분명히 제시됩니다. 1955년 서기장이 된 흐루쇼프는 권좌를 10년도 지키지 못한 채 1964년 브레즈네프에 의해 축출됩니다. 진한 눈썹의 브레즈네프가 결말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합니다.

‘그때 그 사람들’ 소련판

‘스탈린이 죽었다!’는 여러모로 한국 영화 ‘그때 그 사람들’과 흡사합니다. 독재자의 갑작스런 죽음과 이후의 권력 암투를 블랙 유머 가득한 코미디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잔혹한 고문, 학살의 풍경과 성 도착증마저 드러낸 권력의 모습도 닮았습니다. ‘스탈린의 죽었다!’의 서두의 술자리는 ‘그때 그 사람들’의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와 풍경이 흡사합니다.

흐루쇼프는 스탈린의 사후 그의 딸 스베틀라나(안드레아 라이즈보로 분)를 보호해주겠다고 약속합니다. 하지만 베리야를 처형하고 실권을 잡은 흐루쇼프는 스베틀라나를 해외로 내쫓습니다. ‘그때 그 사람들’에는 제시되지 않으나 박정희 사후 전두환이 청와대를 떠날 박근혜에 거액의 현금을 준 장면과 묘하게 오버랩 됩니다.

절대 권력을 휘두르던 독재자의 사후 암투라면 마오쩌둥이나 김일성을 소재로도 매우 흥미로운 영화가 탄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탈린이 죽었다!’의 스탈린 장례식 장면에는 마오쩌둥 체제의 2인자 저우언라이가 단역으로 등장합니다. 물론 이 장면도 웃음거리로 활용됩니다.

행진곡풍 배경 음악, 역설적

원제는 ‘The Death of Stalin’으로 직역하면 ‘스탈린의 죽음’입니다. 하지만 촌극으로 가득한 영화의 분위기 및 주제의식을 감안하면 ‘스탈린이 죽었다!’는 적절한 의역 제목입니다.

역동적인 코미디의 분위기에 맞춘 행진곡풍의 배경 음악은 강건함과 군사력을 강조했던 소련을 상징하지만 추모 분위기로 가득해야 할 장례식 소재 영화임을 감안하면 역설적입니다. 권력 투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풍자하는 배경 음악으로도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당대 소련의 주역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기에 시대상에 대한 약간의 지식이 있으면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화염병을 일컫는 ‘몰로토프 칵테일(Molotov cocktail)’의 외무부 장관 몰로토프가 변기에 물도 제대로 차지 않는 작고 허름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장면은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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