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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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스 - 연기-주제 돋보이지만 산만하고 지루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 부통령 딕 체니

‘바이스(Vice)’는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부통령(Vice President)을 지낸 딕 체니의 전기 영화입니다. ‘빅 쇼트’의 아담 매케이 감독이 각본, 제작, 연출을 맡고 크리스찬 베일, 스티브 카렐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습니다.

아담 매케이 감독은 ‘빅 쇼트’에서 2008년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 월가 종사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비판한 바 있습니다. ‘바이스’는 동시대에 미국 부통령으로 재직했던 체니가 군산복합체의 실권을 휘두르며 전쟁을 획책했음을 비판합니다.

샘 록웰이 연기한 대통령 부시는 무능하고 어리석은 꼭두각시이며 실권은 부통령 체니에게 있었다고 묘사합니다. 부시로부터 러닝메이트를 제안 받았던 체니는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두 번째 제안을 받자 군통수권 등의 중요 권력을 넘겨받는 조건을 내세우고 승낙합니다.

당초 부시의 제안을 거절했던 체니가 왜 두 번째는 승낙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체니는 아내 린(에이미 아담스 분)에게도 이유를 언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체니의 끝 모를 권력욕이 이유였을 것이라 암시합니다.

세계를 낚다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앨 고어와의 대결에서 문제가 되었던 플로리다 재검표 사태는 체니의 인맥에 의해 공화당 부시의 대법원에서의 승리로 귀결되었다고 설명합니다.

9.11 테러 후 이라크 침공은 체니가 과거 재직했던 에너지 회사 핼리버튼과의 유착에서 비롯되었다고 풀이합니다. 미국이 이라크 침공 당시 이유로 내세웠던 대량 살상 무기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바이스’는 부시가 개전을 알리는 담화문 발표 시 경박하게 다리를 떠는 장면에 이어 바그다드 시민이 미군의 폭격에 몸을 숨기고 공포에 다리를 떠는 장면을 제시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외형적 행동은 동일하지만 행동의 이유는 정반대입니다.

‘바이스’는 알 카에다의 빈 라덴의 부하로 알려진 알 자르카위가 실은 빈 라덴과 그다지 연관성이 없으며 오히려 부시 행정부가 알 자르카위를 거물로 만들어 테러집단 IS의 탄생으로 이어졌다고 비판합니다.

체니가 부시로부터 제안을 받지만 외려 군통수권을 요구하며 역제안하고 승낙 받는 장면 등에는 체니가 낚시를 하는 장면이 자주 삽입됩니다. 이는 체니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와 인류 역사를 상대로 ‘낚시’를 했음을, 즉 속임수를 썼다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엔딩 크레딧에는 낚싯바늘에 성경, 체니가 고질적 질환에 시달렸던 심장 등이 함께 매달린 오브제가 제시됩니다. 역시 체니의 ‘낚시’를 강조합니다. 미국을 찬양하는 가사의 곡이지만 역설적으로 비판적 의도로 삽입된 ‘America’가 낚싯바늘 오브제의 엔딩 크레딧에 삽입됩니다. 극중에서 체니는 과묵하면서도 음험한 권력욕의 화신으로 묘사됩니다.

체니가 유일하게 인간적이며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부분은 차녀 메리(앨리슨 필 분)의 동성애를 감싸는 것입니다. 하지만 체니는 퇴임 후 장녀 리즈(릴리 레이브 분)의 상원 의원 선거 당선을 위해 그가 동성애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도록 허락합니다. 체니가 메리를 배신한 것입니다. 체니는 끝까지 비열한 인간으로 그려집니다.

살찌운 크리스찬 베일

실존 인물을 다룬 것은 물론 비판적 의도가 뚜렷한 정치 영화이기에 ‘바이스’는 오락성 보강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내레이터로 커트(제시 플레먼스 분)라는 의문의 남성 캐릭터를 삽입해 관심을 유도합니다. 이라크 전쟁 참전 군인이지만 체니의 삶과는 직접적인 접점이 없는 듯했던 커트가 교통사고로 사망해 체니에 심장을 기증하는 전개가 나름의 반전입니다. 하지만 체니는 심장 기증자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지 않았다고 ‘바이스’는 주장합니다.

재기 넘치는 편집이 활용되며 중반에는 마치 영화 본편이 종료된 것처럼 엔딩 크레딧을 삽입합니다. 체니와 린이 셰익스피어 풍의 고전적 대사를 주고받는 극중극도 제시됩니다. 린에 의해 삶의 방향성이 결정된 체니가 ‘맥베스’의 맥베스임을 암시합니다. 크리스찬 베일은 ‘다크 나이트’ 삼부작에서 DC의 최고 슈퍼히어로 중 한 명인 배트맨/브루스 웨인을, 에이미 아담스는 ‘맨 오브 스틸’ 등 DCEU(DC Extended Universe)에서 슈퍼맨의 연인 로이스 레인을 연기한 바 있습니다. 두 배우는 ‘아메리칸 허슬’에 함께 출연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볼거리입니다. 크리스찬 베일은 거구의 딕 체니를 연기하기 위해 살을 찌우고 배역에 임했지만 목소리는 ‘다크 나이트’ 삼부작과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럼스펠드 역의 스티브 카렐의 냉소적 연기도 인상적입니다. 나오미 왓츠가 ‘공화당의 입’과 같은 여성 앵커로, 알프레드 몰리나가 상징적 역할의 웨이터로 카메오 출연했습니다.

부시 정권을 비판하는 주제의식이 선명해 ‘화씨 9/11’을 연상시키며 연기가 훌륭하지만 연출이 산만하며 정치 영화의 약점인 지루함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여성에 대한 편견 엿보여

기록 영상 중에는 민주당 소속의 힐러리 클린턴이 부시 정권에 동조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엔딩 크레딧 도중의 추가 장면에는 공화당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가 논쟁 끝에 몸싸움을 벌이지만 그들을 지켜보는 여성 2명은 ‘분노의 질주’의 후속편에 대한 관심을 드러냅니다. 본편에는 정치적 무관심을 비판하는 내레이션이 여성들이 춤을 추는 장면에 삽입됩니다. 두 개의 장면 모두 ‘여성은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차별적 의식이 반영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본편에 백악관 인적 구성을 패널로 간략화해 이해를 돕는 장면에는 현재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 재직하며 한반도 문제에 영향력을 보유한 존 볼턴도 등장합니다.

번역가 황석희는 속어를 충실히 한글 자막으로 옮긴 것은 물론 셰익스피어 풍의 대사에 폰트까지 달리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하지만 대법원 장면에서 ‘하느님 아버지’가 아닌 ‘하나님 아버지’로 번역한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빅 쇼트 - 결코 기뻐할 수 없는 대박

http://twitter.com/tominodij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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