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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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포핀스 리턴즈 - 충실한 속편, 유쾌한 힐링 영화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마이클(벤 위쇼 분)은 1년 전 아내와 사별한 뒤 빚더미에 시달려 집을 가압류당합니다. 위기에 몰린 마이클이 삼남매 애나벨(픽시 데이비스 분), 존(나타니엘 살레 분), 조지(조엘 도슨 분)에 소홀한 사이 메리 포핀스(에밀리 블런트 분)가 하늘에서 내려와 아이들을 돌봅니다. 마이클은 아버지의 유산인 증권을 찾지만 좀처럼 발견하지 못합니다.

20년 뒤를 묘사한 54년만의 속편

메리 포핀스가 54년만의 속편 ‘메리 포핀스 리턴즈’로 돌아왔습니다. 1910년을 묘사했던 1964년 작 ‘메리 포핀스’의 20여 년 뒤인 1930년대 중반 경제 공황기를 포착한 뮤지컬 판타지입니다.

서두의 디즈니 성 로고의 뒤편으로는 공간적 배경인 타워 브리지를 포함한 런던 시가지가 보입니다. 전편의 뱅크스 부부는 모두 사망한 가운데 제인(에밀리 모티머 분)은 노동 운동에 참여 중이고 마이클은 화가의 꿈을 접은 가난한 은행원입니다.

조연 캐릭터들도 전편을 계승합니다. 뱅크스 집안의 가정부 엘렌(줄리 월터스 분), 옥상에서 대포를 발사하는 제독(데이빗 워너 분)과 부하 비나클(짐 노튼 분)도 캐스팅이 바뀌었지만 재등장합니다. 제독과 비나클 콤비는 노령으로 인해 제 시간에 대포를 발사하지 못해 항상 늦습니다.

메리 포핀스와 잭

타이틀 롤 메리 포핀스는 인간을 초월한 존재답게 거의 나이를 먹지 않았습니다. 전편에서 메리 포핀스를 연기한 줄리 앤드루스의 티 없이 맑고 쾌활한 이미지와 에밀리 블런트의 영리하고 노련한 이미지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동일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시대가 달라진 만큼 에밀리 블런트의 새로운 메리 포핀스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전편의 남자 주인공이었던 굴뚝청소부 버트는 세계 여행 중이라는 설정으로 등장하지 않는 대신 버트의 역할은 점등원 잭(린 매뉴얼 미란다 분)이 계승합니다. 거리의 블루컬러이며 절친한 동료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잭은 버트의 환생과 같은 캐릭터입니다. 버트와 잭의 직업이 현재는 사라졌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 메리 포핀스를 보았다는 잭은 한눈에 그를 알아봅니다. 잭은 어린 시절 제인과 마이클과도 안면이 있었다는 설정입니다. 잭은 제인에 접근해 두 사람은 가까워져 전편에는 없었던 로맨스가 성립됩니다.

뱅크스 집안사람들

메리 포핀스는 마이클의 삼남매 애나벨, 존, 조지의 앞에 나타납니다. 전편에서 메리 포핀스는 우산을 타고 내려왔지만 이번에는 조지가 날린 연을 타고 강림합니다. 막내 조지는 뱅크스 집안사람들 중에서 가장 먼저 메리 포핀스의 마법을 인정합니다. 가장 어려 아무런 편견 없는 동심으로 메리 포핀스를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전편에서 완고했던 가장 조지 뱅크스의 이름을 딴 손자가 가장 먼저 메리 포핀스를 인정하는 전개는 역설적입니다.

결국 제인과 마이클도 메리 포핀스의 마법을 인정합니다. 어린 시절 만났던 메리 포핀스의 마법이 기억의 왜곡이라 믿었던 제인과 마이클은 메리 포핀스와 함께 하며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제인의 노동 운동은 전편에서 어머니 위니프레드의 여성 참정권 운동을 물려받은 셈입니다. 하지만 자식들에 무관심했던 어머니와 달리 제인은 조카들에 애정이 있는 고모입니다. 삼남매의 모성의 공백 일부를 메웁니다.

마이클은 삶의 무게에 짓눌려 쉽게 화를 내지만 동시에 자신의 잘못을 즉시 인정할 줄 아는 섬세한 아버지입니다. 전편에서 시종일관 냉정하다 결말에야 인간미를 찾았던 조지와는 다릅니다. 전편의 평면적이었던 부모에 비해 성인 제인과 마이클 남매는 훨씬 입체적인 캐릭터입니다.

딕 반 다이크 건재 과시

서사도 철저히 전편을 답습하며 경의를 표합니다. 메리 포핀스의 강림 뒤 애니메이션의 세계를 거쳐 기괴한 노인의 집을 방문했다 노동자의 군무를 즐긴 뒤 은행에 들르는 서사의 흐름은 순서까지 전편을 빼다 박았습니다. 해피엔딩의 장소가 공원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서구에서 두터운 팬 층을 지닌 영화인만큼 전편에 누가 되지 않으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서사의 전반적인 전개는 오프닝 크레딧의 유화 풍 일러스트를 통해 먼저 제시됩니다. ‘동심으로 되돌아가 지나친 걱정을 하지 말고 인생을 즐길 것’이라는 주제의식도 전편과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전편의 주제가 ‘Chim Chim Cher-ee’와 신조어 ‘Supercalifragilisticexpialidocious’는 이번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결말의 공원 장면에는 하늘을 날 수 있는 풍선을 판매하는 노년 여성이 등장합니다. 풍선 판매 여성은 전편에서 마이클이 그토록 접촉하고 싶어 했으나 뜻을 접어야 했던 비둘기 모이를 판매하는 여성을 계승한 캐릭터입니다.

원작에 대한 경의는 캐스팅에도 반영되었습니다. 종반 마이클을 구원하는 은행가 도슨 주니어로는 전편에서 버트를 연기했던 딕 반다이크가 맡아 다시 한 번 탭댄스를 선보입니다. 딕 반 다이크는 90대 초반임에도 건재를 과시해 전편의 팬들을 기쁘게 합니다.

전편의 최대 볼거리였던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합성은 복고적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보다 정교하면서도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전편에 등장했던 네 마리의 펭귄도 재등장하며 합성 시퀀스의 마지막은 추격전이 장식합니다. 전반적으로 화려한 영상 및 의상이 돋보이지만 그중에서도 판타지의 장르적 특성에 걸맞은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합성 장면이 가장 빼어납니다.

전편은 현 시점에서 보면 전개가 느리고 특수 효과가 어색하지만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전개가 빠르며 쉴 틈이 없는 오락 영화입니다.

전편 관람 여부가 호불호 가를 듯

시종일관 유쾌하고 낙천적인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힐링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전편이 가족 영화의 고전으로 각인된 서구에서 이미 흥행에 성공한 것과 달리 뒤늦게 개봉된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전편을 관람하지 않아 메리 포핀스 세계관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의 성인 관객에게는 생뚱맞은 영화가 될 우려마저 있습니다.

하지만 전편의 관람 여부와 무관하게 어린이 관객에게는 통하기에 충분합니다. 관람 전 상영관에 어린이가 많아 제대로 된 관람이 가능할지 의문이었지만 막상 영화가 시작하니 어린이들은 모두 조용히 영화에 집중했습니다. 메리 포핀스의 마법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메리 포핀스의 세 번째 영화가 제작된다면 전편에 매우 충실했던 ‘메리 포핀스 리턴즈’와 달리 보다 실험적인 전개를 시도했으면 합니다. 과감하게 21세기를 배경으로 설정하는 것도 흥미로울 듯합니다. 뱅크스 집안에 문제가 생기면 메리 포핀스는 또 다시 강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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