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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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북 - 빤한 소재, 맛깔스럽고 감동적으로 풀어내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클럽의 ‘기도’ 토니(비고 모르텐센 분)는 내부 공사로 인해 클럽이 휴업하자 새로운 일자리를 찾습니다. 흑인 피아니스트 셜리(마허샬라 알리 분)는 인종차별이 극심한 남부로의 연주회 일정을 위해 토니를 운전기사로 채용합니다. 토니는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로드 매니저 역할까지 요구받습니다.

그린 북, 흑인 위한 여행안내서

피터 파렐리 감독의 ‘그린 북(Green Book)’은 20세기 중반 흑인 작가 빅터 휴고 그린이 흑인의 출입이 가능한 식당과 숙소를 소개한 ‘The Negro Motorist Green Book’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인종 차별이 심했던 1962년 미국을 배경으로 백인 운전기사 토니 발레롱가와 흑인 연주자 돈 셜리의 갈등과 우정을 묘사합니다. 그린 북은 노골적 인종차별의 부산물로 토니가 셜리와의 여행을 위해 받게 되는 가이드북입니다.

셜리는 금전적으로 넉넉하지만 그린 북에 소개된 숙소를 벗어나지 못해 허름한 모텔에 숙박하기도 합니다. 제목 ‘그린 북’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두 사람의 ‘발’이 되는 캐딜락은 초록색 계열인 민트 색입니다.

셜리와 토니가 거주하는 뉴욕은 대도시답게 매력적인 공간으로 묘사되어 당대에 대한 향수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보수적인 남부로 이동하면서 여정의 난이도는 점점 높아집니다. 밤에는 흑인이 길거리에 나올 수 없다는 불합리한 규정이나 경찰의 노골적 인종 차별과도 맞닥뜨립니다.

셜리를 대하는 백인들의 위선도 남부로 갈수록 더욱 심해집니다. 여정의 대미가 되어야 할 앨라배마 주 버밍햄의 레스토랑에서는 셜리가 공연은 가능하지만 식사는 불가능하다는 어처구니없는 규정을 내세웁니다.

전형적 버디 무비

언뜻 보기에 ‘그린 북’은 부유한 백인과 그의 흑인 운전기사를 소재로 했던 1989년 작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를 반전시킨 구도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토니 발레롱가의 아들 닉 발레롱가가 각본에 참가해 실화에 기초한 영화입니다.

‘그린 북’은 전형적인 버디 무비입니다. 두 주인공은 현격하게 대조적인 캐릭터입니다. 흑인 셜리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 상류층의 우아한 말투를 사용하며 전반적으로 과묵한 예술가입니다. 이탈리아계 백인 토니는 맞춤법에 서투르고 비속어에 익숙한 ‘떠버리’ 블루 컬러입니다. 셜리는 러시아에 유학했지만 토니는 러시아인과 독일인조차 구분할 줄 모릅니다. 셜리는 클래식 연주자답게 대중음악에는 무관심한 반면 토니는 대중음악에 밝지만 클래식에는 무지합니다.

셜리는 이혼 경력이 있는 독신이며 동성애자임이 밝혀지지만 토니는 대가족과 함께 지내며 아내와 두 아들이 있습니다. 셜리는 소식을 하며 비 흡연자이지만 토니는 대식가에 골초입니다. 셜리는 이성적이며 자제심이 강하지만 토니는 감정적이며 주먹이 앞섭니다.

흑백의 상하관계를 뒤집다

셜리와 토니의 관계는 일반적인 흑백의 상하관계를 뒤집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에 대해 토니가 아내 돌로레스(린다 카델리니 분)에 ‘왕좌’를 회고하듯 셜리는 높은 단위에서 큼지막한 의자에 앉아 토니를 내려다보며 면접합니다.

두 사람의 상하관계는 셜리가 토니에 경찰서에서 풀어준 것에 감사를 표하는 장면에도 동일합니다. 계단을 내려가는 토니를 셜리가 굽어보는 구도로 연출됩니다.

셜리가 토니를 고용했기에 토니는 셜리의 승용차 문을 열어주는 세세한 서비스까지 수행합니다. 캐딜락이 고장이 났을 때 수리를 완결한 토니가 셜리를 위해 문을 열어주는 모습을 주위의 흑인 노동자들이 신기하게 지켜보는 장면은 당시 사회 분위기와는 상반된 두 주인공의 상하관계를 웅변합니다. 고정관념을 뒤집은 두 사람의 성격 및 관계는 긴장과 웃음으로 이어집니다.

‘그린 북’은 로드 무비답게 두 주인공의 변화를 포착합니다. 셜리는 토니와 어울리면서 정크 푸드인 프라이드치킨을 처음 맛보고 대중음악의 매력에 눈뜹니다. 인종 차별을 당연시했던 토니는 셜리와의 여정 속에서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깨닫고 저항합니다.

두 사람은 미국의 주류인 백인 상류층으로부터 소외된 공통점을 인지하고 동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셜리와 토니는 결말의 크리스마스이브에 처음으로 포옹하며 스킨십으로 우정을 확인합니다. 기승전결이 교과서적으로 뚜렷한 각본이 매우 훌륭합니다.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 잡아

마허샬라 알리는 ‘문라이트’에 또 다시 묵직한 카리스마를 뽐냅니다. 범죄자인 마약 밀매 업자에서 고지식한 예술가로 직업이 완전히 바뀌었지만 중량감은 변함없습니다.

비고 모텐슨은 체중을 늘려 대표작 ‘반지의 제왕’ 삼부작의 고귀하고 고독한 왕 아라곤과는 정반대의 캐릭터를 연기합니다. 굳이 비교하면 1993년 작 ‘칼리토’에서 그가 연기했던 삼류 갱 랄린이 나이를 먹으면 토니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 배우의 연기는 찰떡궁합 그 자체입니다.

무거운 사회적 소재를 유머러스하면서도 맛깔스럽게 풀어나간 가운데 주제의식과 감동도 잊지 않았다는 점에서 각본의 힘이 돋보입니다. 각본과 배우의 연기가 훌륭하면 영화는 저절로 굴러간다는 평범하면서도 어려운 진리를 ‘그린 북’은 입증합니다. 흑인을 주인공으로 설정해 흥행과 평론에서 완성도 이상의 과다한 성과를 거둔 ‘블랙 팬서’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엔딩 크레딧 직전에는 두 주인공의 실제 사진과 후일담이 삽입됩니다. 토니가 고아(Orphan)로 착각해 웃음을 자아냈던 셜리의 연주 앨범 ‘천국과 지옥(Orpheus in the Underworld)’의 LP 재킷도 제시됩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동굴아저씨 2019/01/14 09:20 #

    저번주 금요일에 봤는데 상당히 재밌게 봤었습니다.
  • 2019/01/14 20:3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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