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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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스마일 - 로버트 레드포드, 그에 어울리는 우아한 은퇴작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노인과 총

데이빗 로워리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미스터 스마일(원제 ‘The Old Man & the Gun’)’은 198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노인 은행 강도 포레스트 터커의 실화를 영화화했습니다. 대배우 로버트 레드포드가 배우 은퇴를 선언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원제 ‘The Old Man & the Gun’은 포레스트 터커가 2004년 교도소에서 사망하기 1년 전인 2003년 뉴요커의 데이빗 그랜의 동명의 기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영화 속 포레스트는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은행털이와 탈옥, 즉 범죄 그 자체를 존재 의의로서 탐닉하는 인물입니다.

범행에 사용하지만 실제로 발포를 하지 않는 총은 범죄를 상징하며 동시에 포레스트의 숙명과 같습니다. 노인과 그의 숙명이었던 어업을 상징하는 바다를 묘사한 헤밍웨이의 걸작 ‘노인과 바다’의 원제 ‘The Old Man and the Sea’를 연상시키는 제목입니다.

로버트 레드포드의 은퇴작

한국의 개봉명 ‘미스터 스마일’도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극중에서 은행을 털 때도 우아한 미소를 잃지 않는 포레스트는 비현실적 캐릭터이지만 영화사에 길이 남을 미남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의 미소와 매우 잘 어울려 설득력을 갖추게 됩니다.

‘내일을 향해 쏴라(원제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스팅’ 등에서 로버트 레드포드가 연기했던 세상에 순응하지 않는 매끈한 반항아이자 우아한 범죄자가 고스란히 나이를 먹은 인물이 ‘미스터 스마일’의 포레스트입니다. 극중에 제시되는 포레스트의 과거 행적 및 사진은 로버트 레드포드의 젊은 시절 사진 등을 고스란히 옮겨와 전성기 출연작들을 새삼 일깨웁니다.

올해로 82세에 달했지만 연륜을 드러내는 자연스러운 주름살을 제외하면 얼굴과 체형에 변화가 거의 없어 로버트 레드포드의 배우로서의 매력은 여전합니다. 노배우의 은퇴작이 때로는 그의 커리어에 누를 끼치는 경우도 적지 않으나 ‘미스터 스마일’은 로버트 레드포드의 커리어와 이미지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제작 및 연출된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포레스트의 ‘퇴물 갱단’ 동료 2명로는 노배우 대니 글로버와 가수 겸 배우 톰 웨이츠가 출연했습니다.

1980년대 재현 뛰어나

‘미스터 스마일’은 범죄 영화지만 포레스트의 캐릭터처럼 시종일관 유머러스하며 여유가 넘칩니다. 유혈 장면도, 죽음을 맞이하는 이도 없습니다. 극중에서 가장 큰 ‘한 탕’은 준비 과정만 제시하고 실행 장면은 과감히 생략합니다. 유일하게 총에 맞는 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에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놓치지 않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재즈 위주의 배경 음악도 영상과 잘 어울려 인상적입니다. 198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당대를 연상시키는 뿌연 영상은 포근함을 강조하며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이맘때의 로버트 레드포드의 출연작 ‘내추럴’,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상기시킵니다. 포레스트가 연쇄 강도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검거되지 않았던 것은 인터넷과 CCTV가 보급되기 이전 아날로그 시대였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합니다.

두 커플의 로맨스

‘미스터 스마일’은 두 커플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로맨스의 요소도 있습니다. 포레스트는 도주 도중 우연히 만난 주얼(시시 스페이섹 분)과 가까워집니다. 포레스트 검거에 나선 형사 존(케이시 애플렉 분)은 아내 모린(티카 섬터 분), 두 아이와 함께 평범하고도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존과 모린은 흑백 부부인데 1980년대를 감안하면 상당히 이채로운 설정이지만 극중에는 이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이 자연스러운 듯 연출해 어색합니다. 1992년 작 ‘보디가드’, 1997년 작 ‘원 나잇 스탠드’의 흑백 간의 사랑도 개봉 당시 상당한 논란거리가 된 바 있습니다. ‘정치적 올바름’을 의식한 캐스팅이 아닌가 싶습니다.

포레스트와 헌트가 우연히 대면해 서로를 알아보며 농담을 주고받는 카페 화장실 장면은 ‘히트’에서 두 주인공이 처음으로 만나 팽팽한 긴장 속에서 대화를 나누는 카페 장면의 패러디로 보입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