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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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블비 - 액션 영화 아닌 로맨틱 코미디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이버트론에서 디셉티콘에 밀려난 오토봇의 B-127은 옵티머스 프라임의 명령에 의해 지구로 은신합니다. 18세 생일을 맞이한 소녀 찰리(헤일리 스타인필드 분)는 폭스바겐 비틀로 정체를 숨긴 B-127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옵니다. B-127의 정체가 변신 로봇임을 알게 된 찰리는 ‘범블비’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1980년대 제작 및 배경 영화의 흔적들

‘범블비’는 2007년 작 ‘트랜스포머’ 이래 5편의 영화가 제작되며 매너리즘에 빠진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프리퀄입니다. 1987년 샌프란시스코로 시간적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 범블비를 비롯한 오토봇이 지구에 정착하게 된 연원을 다룹니다. 1984년 하스브로가 트랜스포머 완구를 런칭했으며 1986년 극장판 애니메이션 ‘트랜스포머’로 정점을 찍은 그 즈음을 배경으로 합니다.

최근 1980년대를 다룬 영화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이들은 물론 어린 자녀와 함께 극장을 찾는 이들이 유소년기를 보낸 시기가 1980년대인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범블비’는 시대적 배경에 걸맞게 1980년대의 요소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기본적인 서사 구조는 가깝게는 ‘아이언 자이언트’를 연상시키지만 근본적으로 1982년 SF 걸작 ‘E.T.'를 답습합니다. 순박한 외계인이 지구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좌충우돌하며 10대의 미국인과 우정을 쌓는 줄거리는 판에 빼다 박았습니다. 가족 코미디의 요소는 물론 미국 정부에 의한 외계인 위협을 통한 위기 조성도 동일합니다.

주인공 찰리가 범블비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옵티머스 프라임의 홀로그램 영상의 일부를 우연히 발견하는 장면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에서 루크가 R2-D2를 건드리다 레아 공주의 홀로그램 영상의 일부를 우연히 발견하는 장면과 동일합니다. 영상의 전모가 후반에야 제시되는 전개도 마찬가지입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했던 ‘그것’에서 4명의 소년들은 다이빙을 꺼리지만 소녀 베벌리가 먼저 뛰어들어 성숙함을 과시한 바 있습니다. ‘범블비’에서 과거 다이빙 선수였지만 아버지의 급사로 인해 더 이상 다이빙을 하지 못하게 된 찰리는 범블비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다이빙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며 성장합니다.

찰리의 남동생 오티스(제이슨 드러커 분)는 가라테를 배우고 있으며 가라테 도복 차림으로도 등장합니다. 1984년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했지만 한국에는 소위 ‘왜색’ 탓인지 ‘베스트 키드’로 번역되어 개봉된 ‘The Karate Kid’의 영향이 엿보입니다. 오티스는 이소룡이 그려진 붉은색 티셔츠를 후반에 착용하기도 합니다.

외계인 알프에서 핫도그까지

한국에는 성우 배한성이 더빙해 MBC TV에 방영되었던 시트콤 ‘외계인 알프’를 찰리를 제외한 가족들이 시청하는 장면이 삽입됩니다. TV 시리즈 ‘마이애미 바이스’는 대사 속에서 언급됩니다.

음악을 비롯해 시대 배경을 강조하는 요소도 적극 활용됩니다. 비틀로 변신한 범블비와 찰리가 조우하는 장면에는 듀란듀란의 ‘Save a Prayer’가 삽입됩니다. 범블비는 아하의 ‘Take On Me’에 맞춰 춤을 추지만 릭 애슬리의 ‘Never Gonna Give You Up’의 테이프는 카세트덱에서 내뱉습니다.

찰리는 더 스미스(The Smiths)의 팬으로 그들의 음악을 사랑하는 것은 물론 티셔츠도 착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찰리도 1980년대의 상징 워크맨을 애용합니다. 찰리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빵가루가 잔뜩 묻은 핫도그를 튀기는 데 역시 20세기를 떠올리게 하는 소품입니다.

1990년대 영화의 영향도 엿보입니다. 범블비를 노리기 위해 지구에 파견된 2기의 디셉티콘 섀터와 드롭킥이 미군과 조우하는 장면은 1995년 작 ‘세븐’의 클라이맥스와 동일한 배경인 캘리포니아의 랭카스터에 촬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미장센까지 거의 흡사합니다. ‘세븐’의 클라이맥스에는 무수한 송전탑이 CG로 추가된 바 있는데 ‘범블비’도 이를 답습해 오마주합니다.

찰리가 옆집 소년 메모(호르헤 렌더보그 분)와 범블비에 탑승해 선루프를 열고 양팔을 벌리며 ‘자율주행’을 만끽하는 장면은 ‘타이타닉’의 타이타닉 선두에서 두 주인공이 팔을 벌리며 자유를 만끽하는 명장면의 변형으로 보입니다.

보호 본능 자극하는 범블비

범블비는 당초 사이버트론을 탈출해 지구에 도착할 때만 해도 목소리가 있었지만 추격자 블리츠윙과의 격투에서 음성 장치를 파괴당해 말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초반부 범블비의 목소리는 딜런 오브라이언이 맡았습니다.

사이버트론에서 범블비는 윌리스 지프였으나 지구에 온 뒤 비틀로 신분을 위장하며 결말에서 찰리의 곁을 떠날 때는 널리 알려진 카마로로 변신합니다. 카마로의 범블비의 옆에는 프라이트라이너 트럭으로 변신한 옵티머스 프라임이 동반해 금문교를 건넙니다. 엔딩 크레딧 도중에는 오토봇의 지구 안착이 암시됩니다.

처진 큼지막한 푸른 눈, 젖꼭지를 문 듯한 입, 그리고 토끼처럼 팔락거리는 귀까지 범블비의 얼굴은 보호본능을 자극하도록 디자인 및 연출되었습니다. 찰리가 지어준 ‘호박벌(Bumblebee)’이라는 이름처럼 벌의 얼굴과 같은 귀여운 마스크도 인상적입니다.

로봇과 소녀의 사랑?

찰리와 범블비의 관계는 다른 한 편으로는 로맨틱 코미디의 커플 주인공처럼 아기자기합니다. 둘은 스킨십도 서슴지 않습니다. 전쟁 혹은 사고 등으로 기억을 잃은 주인공이 낯선 장소에서 생면부지의 이성과 사랑에 빠지지만 추격자들의 위협에 시달린다는 줄거리는 할리우드에서 서부극,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로 숱하게 되풀이되어온 소재입니다.

단지 범블비의 야성적 힘이나 여주인공의 섹시미를 강조하지는 않는 이유는 로봇과 인간의 사랑이 기괴하다 인식하는 이들이 많아 가족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일 것입니다.

여주인공과 더불어 그의 친구로 흑인 소년을 배치한 것은 ‘정치적 올바름’을 의식한 듯합니다. 하지만 찰리가 옆집에 사는 메모의 이름조차 몰랐던 것은 부자연스러운 설정입니다.

‘범블비’는 블록버스터였던 5편의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비교하면 소품에 가깝습니다. 액션의 비중이 많지 않으며 스케일도 작습니다. 큰 스케일의 로봇 전투 장면은 서두의 사이버트론 장면이 사실상 전부입니다. 이후에는 범블비를 중심으로 한 1:1, 혹은 1:2 로봇 대결 위주이며 할애되는 러닝 타임도 짧습니다.

미군이 등장하지만 서사 및 액션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합니다. WWE 레슬러 존 시나가 미군 장교 잭 번즈로 출연했지만 연기는 물론 액션까지 인상 깊은 장면을 남기지는 못합니다. 전술한 바와 같이 기존 영화들에서 가져온 요소들이 매우 많아 새로움도 부족합니다. 오락성 가득한 블록버스터를 기대했다면 ‘범블비’는 실망스러운 영화가 될 것입니다.

트랜스포머 - 로봇물의 탈을 쓴 혼성모방 영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 감흥 없는 액션, 메시지 없는 비주얼
트랜스포머 3 - 지루한 파괴의 향연 157분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로그온티어 2018/12/26 07:04 # 답글

    그러고보니 포스터 느낌이 미녀와 야수네요
  • 2018/12/27 00:3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12/28 13:5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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