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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맨 IMAX 3D - 복고적 정서 속 압도적 영상과 오락성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틀란티스의 여왕 아틀라나(니콜 키드먼 분)는 정략결혼을 피해 지상으로 왔다 등대지기 톰(테무에라 모리슨 분)과의 사이에 아들 아서를 낳습니다. 아틀란티스의 위협으로 아틀라나가 바다로 돌아간 뒤 아서는 아틀란티스의 벌코(윌렘 데포 분)에 의해 교육을 받습니다. 아틀라나의 둘째 아들 옴(패트릭 윌슨 분)은 아서(제이슨 모모아 분)와 지상 세계를 위협합니다.

DC의 바다 영화를 향한 우려

2018년의 마지막 슈퍼히어로 영화이자 DC의 유일한 슈퍼히어로 영화 ‘아쿠아맨’이 개봉되었습니다. 마블의 승승장구와 달리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과 ‘저스티스 리그’의 연이은 혹평으로 인해 DC의 슈퍼히어로 영화 제작마저 위축된 상황에서 ‘아쿠아맨’이 DC를 부활시킬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공개되었습니다.

아쿠아맨은 ‘트리니티(Trinity)’라 불리는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며 단독 실사 영화가 처음이라는 태생적 약점도 있습니다. 게다가 서두의 물에 잠긴 워너 브라더스 로고에서 드러나듯 바다를 배경으로 한 오락 영화는 힘겨운 제작 과정 및 엄청난 제작비에 비해 흥행에 참패한다는 할리우드 징크스도 있었습니다.

‘토르’와 공통점 많아

제임스 완 감독의 ‘아쿠아맨’은 다른 영화들의 익숙한 요소들을 불러와 아쿠아맨을 친숙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기본적인 요소들은 마블의 슈퍼히어로 ‘토르’와 공통점이 많습니다.

인간 세계가 아닌 공간을 배경으로 한 SF 판타지, 근육질 거구의 왕자 주인공,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아버지가 다른 왕자와의 라이벌 구도, 절대적 무기가 부여하는 압도적인 힘과 정당성, 주인공이 속한 왕국과 주변 왕국의 관계는 ‘토르’와 흡사합니다. 인간 세계와 교류가 거의 없는 고립된 왕국을 배경으로 한 왕위 계승 다툼은 올해 개봉된 마블의 또 다른 영화 ‘블랙 팬서’에서 되풀이된 바 있습니다.

아서와 옴이 ‘불의 고리’에서 엄청난 관중을 모아놓고 첫 대결을 펼치는 장면은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그랜드마스터의 주최 하에 펼쳐진 토르와 헐크의 맞대결을 떠올리게 합니다. ‘토르 라그나로크’의 해당 장면은 근본적으로 ‘글래디에이터’의 영향력 하에 있습니다.

오랜 기간 홀로 인고의 세월을 보내온 끝에 구출된 아틀라나는 ‘앤트맨과 와스프’의 양자 영역에서 홀로 인고의 세월을 보낸 재닛 반 다인/초대 와스프를 연상시킵니다.

슈퍼맨 의식한 아쿠아맨 자리매김

맨몸으로 총탄을 막아내는 아서는 로켓과 같은 폭발적 추진력으로 수중을 누벼 ‘맨 오브 스틸’ 이래 확립된 슈퍼맨의 비행을 연상시킵니다. 초반에 그가 잠수함을 수면 위로 들어 올려 구출하는 장면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슈퍼맨이 발사 도중 폭발한 로켓을 구출한 장면과 겹쳐집니다. 아쿠아맨이 구출한 잠수함과 슈퍼맨이 구출한 로켓 모두 국적이 러시아입니다. 자신을 키워준 아버지와 주인공의 원만한 관계도 공통적입니다.

아서가 어린 시절 제대로 된 수영을 처음으로 접하며 수면 위로 점프하는 장면은 ‘슈퍼맨 리턴즈’에 묘사된 슈퍼맨의 회상 속 어린 시절 옥수수 밭에서 점프와 같은 첫 비행을 연상시킵니다. 아쿠아맨에게 DC의 간판이자 최강의 슈퍼히어로 슈퍼맨과 동등한 지위를 부여합니다.

러시아 잠수함 구출 도중 부상을 입은 해적 두목 제시(마이클 비치 분)를 구출하지 않고 죽게 내버려두는 아서는 ‘배트맨 비긴즈’에서 라스 알굴이 죽도록 내버려둔 배트맨을 연상시킵니다.

제시의 죽음으로 인해 제시의 아들 데이빗(야히아 압둘 마틴 2세 분)은 블랙 만타가 되어 아서와 악연이 됩니다. 라스 알굴의 딸 탈리아가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배트맨에 복수를 도모한 것과 흡사한 전개입니다. 블랙 만타의 헬멧이 다소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큼지막해지는 이유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냅니다.

시칠리아 액션이 실질적 클라이맥스

아틀란티스는 ‘반지의 제왕’의 엘프의 공간을 연상시킵니다. 수중을 배경으로 한 형광색의 비주얼은 제임스 카메론의 ‘어비스’와 ‘아바타’를 합친 듯합니다. 종족 디자인부터 각각의 개성을 부여한 7개의 수중 왕국 역시 ‘아바타’를 의식한 듯합니다.

아서가 전설의 삼지창을 손에 넣기 위해 메라(앰버 허드 분)와 함께 사하라와 시칠리아로 이어지는 모험을 펼치는 과정은 1980년대 어드벤처 영화 ‘레이더스’, ‘로맨싱 스톤’을 연상시킵니다. 특히 시칠리아에서 아서와 메라 커플이 블랙 만타 일당과 맞서는 장면은 실질적인 클라이맥스라 할 만큼 액션 연출의 짜임새가 돋보입니다. 전반적인 액션 스타일은 홍콩 무협 영화의 와이어 액션을 떠올리게 합니다.

클라이맥스에는 레비아탄 카라던이 등장합니다. 일본 특촬물을 비롯한 괴수 영화의 영향으로 가득했던 ‘퍼시픽림’ 스타일의 거대 괴수입니다. 지상 세계에 대해 모르는 메라의 앞에서 아서는 ‘피노키오’를 입에 올리며 소품으로 그림책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탈리아 작가 카를로 콜로디가 원작자인 ‘피노키오’ 그림책은 이탈리아의 시칠리아에서 등장합니다.

초반 거대 쓰나미 장면은 재난 영화, 후반 트렌치의 집단 등장 장면은 공포 영화와 같이 연출되었습니다. 제임스 완 감독이 다양한 장르를 ‘아쿠아맨’의 143분 러닝 타임에 꽉꽉 눌러 담아 끼를 마음껏 발산하려한 욕심이 드러납니다.

오락성 충분하나 복고적 정서는 호불호 갈릴 듯

‘아쿠아맨’의 시원한 영상은 블록버스터로서의 볼거리를 충분히 제공합니다. IMAX 대화면으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합니다. 다만 물을 소재로 한 영화인만큼 여름에 개봉했다면 보다 호응을 얻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3D 효과는 미미합니다.

다소 긴 러닝 타임이 결코 지루하지 않을 만큼 오락성은 충분합니다. 하지만 전술한 바와 같이 20세기 후반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가 많은 데다 정서적으로도 당대 영화들에 근접해있습니다.

즉 서사를 비롯해 대사, 연출 등이 다소 유치하다고 느껴질 만한 약점이 있습니다. 올드팬에게는 즐겁지만 젊은 세대는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스타워즈’ 오리지널 삼부작의 정서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음악도 웅장하고 경쾌하지만 한편으로는 전자음을 사용해 20세기 후반의 복고적 분위기를 추구합니다.

앰버 허드 미모 압도적인 반면…

메라의 최초 설정은 옴의 약혼녀입니다. 서두에서 니콜 키드먼이 전성기의 외모를 잠시 재현한다면 앰버 허드가 연기한 메라는 인어공주의 실사판과 같습니다. 바비 인형처럼 깎아놓은 듯 뇌쇄적 미모를 자랑하는 앰버 허드는 비중도 상당합니다. 갤 가돗을 대신해 원더우먼을 맡았어도 어울렸을 법합니다.

반면 제이슨 모모아의 배우로서의 매력은 물론 아쿠아맨의 캐릭터로서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초반 잠수함 장면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청바지만을 입고 WWE 프로레슬러와 같은 강인함을 뽐내지만 중반 이후에는 카리스마가 부족합니다.

작명부터 아서 왕에서 비롯된 아서가 아틀란의 삼지창을 뽑아 손에 드는 장면의 연출도 허전합니다. 엑스칼리버를 뽑아드는 아서 왕과 같이 극적인 연출이 요구되었으나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클라이맥스의 수중 장면은 시칠리아 액션 장면과 비교해 짜임새가 아쉽습니다.

DC는 기본적으로 영상과 함께 적절한 캐스팅이 장점이었습니다. 원작 만화의 금발의 매끈한 백인인 아쿠아맨 설정을 뒤집은 하와이 출신의 터프 가이 이미지 제이슨 모모아의 캐스팅은 최근 유행과도 같은 ‘정치적 올바름’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근본적으로 아쿠아맨은 육지와 바다, 두 세계를 아우르는 혼혈 캐릭터로 화합을 강조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극중에는 환경오염과 인종 및 난민 차별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아틀란티스인 중에서도 아서는 유일하게 수중 동물과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치한 듯한 이 설정은 결정적인 순간에 활용됩니다. 다소 비약적이기는 하지만 최근 더욱 강조되는 소통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장치로도 풀이할 수 있습니다.

제이슨 모모아가 아쿠아맨의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니나 영화가 받쳐주지는 못한 감이 있습니다. 토르가 세 번째 단독 영화 ‘토르 라그나로크’에야 캐릭터로서의 매력을 뒤늦게 발산한 것과 같이 아쿠아맨 역시 매력을 뿜어내려면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옴의 아버지는 누구?

설정이나 서사의 의문점도 남습니다. 아틀라나 여왕과 정략결혼을 한 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그리고 왜 등장하지 않는지 설명이 부족합니다.

‘아쿠아맨’의 시간적 배경은 ‘저스티스 리그’ 이후입니다. 메라가 등장해 아서가 “스테픈울프로부터 지구를 구했다”고 언급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아서가 메라의 이름조차 모르는 것은 어색한 설정입니다. ‘저스티스 리그’에서 사용하던 오지창은 아틀라나의 것으로 드러나는데 아서와 옴의 ‘불의 고리’ 대결에서 파괴되어 아틀란의 삼지창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극중에서 ‘메타 휴먼’ 단어가 언급되지만 DC의 다른 슈퍼히어로와의 접점은 없습니다. 엔딩 크레딧 도중에는 블랙 만타가 매드 사이언티스트 경향의 닥터 신(랜달 박 분)과 한 편이 될 것을 암시합니다. 엔딩 크레딧 종료 후에는 추가 장면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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