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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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 ‘장난감의 자각’, ‘블레이드 러너’에 비견 애니메이션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소년 앤디가 가장 아끼는 보안관 장난감 우디는 다른 장난감들의 우두머리 노릇을 합니다. 앤디가 생일 선물로 받은 우주의 전사 장난감 버즈에 푹 빠지자 우디는 소외됩니다. 우디는 버즈를 제치고 앤디와 외출을 하기 위해 버즈를 책상 아래로 떨어뜨리려다 그를 집 밖으로 몰아내게 됩니다.

역설적으로 확인되는 CG 발전

1995년 작 ‘토이 스토리’는 픽사를 일약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반열에 올려놓은 걸작입니다. 미키 90주년 기념 CGV의 ‘디즈니 영화관’의 일환으로 재개봉되었습니다.

무려 23년 전의 CG 애니메이션이기에 장난감 캐릭터에 비해 인간과 동물의 작화 수준은 현 시점에서 보면 조악함과 어색함을 넘어 다소 기괴한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악역에 해당하는 앤디의 이웃집 소년 시드는 CG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공포 이미지가 배가됩니다. 다르게 말하면 지난 20여 년의 세월에 걸쳐 CG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을 역설적으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대 CG의 기술적 수준에서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음을 동시에 재확인할 수 있습니다. 군인 장난감의 파팅 라인이나 시드의 방에서 우디가 갇히는 박스의 거친 질감의 재현을 통해 사실성 부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음이 드러납니다.

인간보다 한참 작은 장난감의 눈높이에서 비롯되는 액션은 개별 장난감의 개성과 능력을 십분 살리며 조합합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긴장감이 넘쳐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으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81분의 러닝 타임 동안 군더더기 없이 전개가 매우 빠릅니다.

‘장난감으로서 자각’이 중요한 이유

‘토이 스토리’가 여전히 걸작인 이유는 누구나 해봤음직한 상상을 현실로 옮겨 흥미진진한 영상 작품으로 탄생시켰기 때문입니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어린 시절 장난감이 스스로 움직이고 말하는 능력을 갖췄으며 인간이 보지 않을 때 자신들끼리 활동한다고 상상합니다.

‘토이 스토리’는 전술한 상상에 ‘블레이드 러너’의 레플리컨트와 같은 ‘장난감으로서의 정체성 자각 여부’를 더합니다. 우디를 비롯한 기존 장난감들은 자신들이 장난감임을 자각하고 있습니다.

반면 신형 장난감 버즈는 자신이 장난감임을 자각하지 못하며 실제로 비행이 가능한 우주 용사라 믿고 있습니다. 드높은 자존심을 자랑하던 버즈는 TV 광고를 보고 자신이 대만에서 양산된 장난감임을 깨닫고 충격으로 인해 의욕 상실에 빠지게 됩니다. ‘토이 스토리’는 어린이도 즐길 수 있는 가족 애니메이션이기에 버즈의 정체성 고민에 대해 심각하게 다루지는 않으나 SF 영화의 단골 소재를 양념으로 활용해 재미를 더합니다.

우디와 버즈, 전형적 버디무비

우디와 버즈의 캐릭터 구도는 신구조화 버디무비의 전형입니다. 우디는 20세기의 구세대를 상징합니다. 그는 이름 ‘Woody’부터 나무(Wood)를 연상시키며 목재 장난감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안관으로서 녹음된 대사는 태엽을 통해 나옵니다. 보안관은 20세기 중반 황금기를 잠시 누리다 사장된 서부 영화의 아이콘입니다.

우디가 항상 올바름만을 추구하지는 않으며 버즈를 질투하는 인간적 캐릭터라는 점이 위기에서 클라이맥스로 이어지는 일대모험의 시발점이 됩니다. 우디의 목소리를 맡은 톰 행크스의 연기는 압권입니다.

우디의 라이벌에서 친구로 발전하는 버즈는 미래를 상징하는 SF 영화의 주인공과 같은 캐릭터입니다. 그는 다양한 전자 장치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 버즈 라이트이어(Buzz Lightyear)는 매우 ‘우주적’인 작명입니다. 버즈(Buzz)는 인류 역사상 달에 두 번째로 발을 디딘 아폴로 11호의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Buzz Aldrin)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라이트이어(Light year)는 천문학 용어 ‘광년(光年)’을 뜻합니다. 버즈의 목소리를 맡은 팀 앨런의 연기는 조지 클루니를 연상시킵니다.

한글 자막 아쉬워

이번에 개봉된 ‘토이 스토리’의 한글 자막은 고개를 갸웃하게 합니다. 서두의 타이틀 시퀀스에서 ‘Directed by John Lasseter’를 “감독”으로만 번역하는 방식을 고집합니다.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의 이름은 한글로 옮기지 않았습니다.

버즈가 TV 광고를 우연히 시청하다 자신이 장난감임을 자각하는 장면에서 그의 몸에 새겨진 ‘MADE IN TAIWAN’을 한글 자막으로 번역하지 않았습니다. 어려운 영어는 아니지만 어린이 관객을 위해서는 ‘대만제’로 번역하는 것이 버즈의 심리 상태에 대한 이해를 도왔을 것입니다. 초반의 앤디의 집에 걸린 생일 축하 문구도 번역하지 않았습니다.

시드가 개조한 장난감 중 바비 인형의 두 다리가 낚싯대와 결합된 ‘Legs’를 ‘총총이’로 번역한 한글 자막은 인상적입니다. 장난감을 폭파시키는 시드의 폭력성은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장난감과 결합해 새로운 장난감을 탄생시키는 시드의 습관은 현실적 관점에서는 향후 창의성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로그온티어 2018/12/05 19:20 #

    시드의 행방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시드가 토이스토리3에 나온 적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쓰레기 치우는 미화원으로 나왔습니다(...) 전 몰랐네요. 근데 언급하신 대로 파괴적인 예술가로 나왔으면 좋았었을 거라고 생각듭니다. 저는 회개한 악당 플롯을 좋아해서요. 장난감의 비밀을 알고 있기도 하니 회개해서 조력자로 등장하는 캐릭터로 나오는 것도 흥미진진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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