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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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와 파랑새 - 이별 앞둔 청춘의 아름다운 성장 영화 애니메이션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학창 시절 마지막 콩쿠르를 앞둔 고3 미조레는 절친한 친구 노조미와의 이별을 두려워합니다. 미조레는 동화 ‘리즈와 파랑새’에 착안한 동명의 합주곡을 연습하지만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미조레가 교사 니이야마로부터 음대 지원을 권유받자 노조미도 함께 진학하겠다는 뜻을 밝힙니다.

‘울려라! 유포니엄’의 극장판

타마코 러브 스토리’와 ‘목소리의 형태’의 야마다 나오코 감독 연출의 ‘리즈와 파랑새’는 TV판 애니메이션 ‘울려라! 유포니엄’의 후속편에 해당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입니다. ‘울려라! 유포니엄’은 타게다 아야노의 소설을 애니메이션화했는데 미조레와 노조미는 2학년 캐릭터로 등장한 바 있습니다. ‘리즈와 파랑새’에서 미조레와 노조미는 3학년의 주인공으로 승격되었습니다.

타케다 아야노는 교토 출신이며 ‘리즈와 파랑새’는 교토의 근교 도시 우지의 가상의 학교 키타우지 고교를 배경으로 합니다. 학교의 실제 모델은 우지에 위치한 토도 고교로 서두에 등장하는 교문과 언덕은 토도 고교의 것을 그대로 영상으로 옮겼습니다. 제작사 역시 교토에 근거를 둔 교토 애니메이션이기에 ‘리즈와 파랑새’는 교토의 지역성에 충실합니다.

대조적 두 주인공의 버디 무비

‘리즈와 파랑새’는 일본 영상물 특유의 청춘 영화이자 성장 영화의 공식에 충실합니다. 버디 무비의 전형적 주인공인 대조적 캐릭터 두 명이 졸업, 즉 이별을 앞두고 속내를 솔직히 털어놓지 못해 고민에 빠집니다. 교토를 배경으로 고교 졸업 및 이별을 앞두고 고민하는 주인공을 묘사해 ‘타마코 러브 스토리’와 공통점이 있습니다.

미조레는 게슴츠레한 눈과 항상 만지작대는 부스스한 머리에서 드러나듯 내성적이며 말수가 적습니다. 노조미가 사실상 유일한 친구이며 후배들이 가까워지려 해도 거리를 둡니다. 미조레의 성 요로이즈카(鎧塚)의 요로이(鎧)는 갑옷을 의미하는 데 자신의 견고한 틀을 유지하는 미조레의 성격을 상징하는 의도적 작명으로 보입니다. 운동은 싫어하지만 음악적 재능은 타고 났습니다.

콩쿠르를 앞두고 내부 오디션이 치러지지만 미조레는 합격 여부를 전혀 고민하지 않습니다. 극중에서 그는 유일하게 음대 지원을 교사로부터 권유받습니다. ‘리즈와 파랑새’는 미조레의 시점 위주로 전개됩니다.

반면 노조미는 항상 쾌활해 친구가 많으며 후배들이 따릅니다. 큰 입과 포니테일은 노조미의 활달한 성격을 상징합니다. 제목 ‘리즈와 파랑새’에서 드러나듯 파랑새와 파란색 깃털, 그리고 하늘색 교복 등 차가운 파란색은 작품 전체의 영상을 좌우하는 색상이지만 노조미는 핑크색 손목시계를 착용해 외향적 성격을 강조합니다.

가상 동화 ‘리즈와 파랑새’

가상 동화 ‘리즈와 파랑새’는 고독한 소녀 리즈의 곁으로 인간으로 변신해 찾아온 파랑새와의 사랑과 이별이 줄거리입니다. 미조레는 리즈에 자신을, 파랑새에 노조미를 대입해 이별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결말에서 노조미 역시 자신과의 이별을 안타까워하기에 두 사람의 위치가 바뀌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극중에 등장하는 두 권의 ‘리즈와 파랑새’ 소품도 대조적입니다. 노조미가 도서관에서 대출한 ‘리즈와 파랑새’는 아름다운 그림이 가득한 큼지막한 그림책이지만 미조레가 학교 도서실에서 대출한 ‘리즈와 파랑새’는 글자만 있는 작은 문고본입니다. 화려한 노조미와 무미건조한 미조레를 대조시키는 소품 배치입니다.

동화 ‘리즈와 파랑새’의 애니메이션 파트는 지브리 애니메이션과 그 시초가 된 닛폰 애니메이션의 세계명작극장에 대한 경의로 가득합니다. 리즈와 파랑새를 비롯한 캐릭터들은 머리가 작고 하반신이 기형적으로 길어 동화 세계의 구성원임을 강조합니다.

미니멀리즘 판타지 요소 엿보여

미조레와 노조미가 등장하는 현실 파트는 이와이 슌지의 실사 영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옮겨놓은 듯 수채화와 같은 맑고 아름다운 영상을 자랑합니다. 이와이 슌지가 연출한 애니메이션 ‘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은 캐릭터와 배경이 실사를 그대로 따온 듯해 이질감이 없지 않았으나 ‘리즈와 파랑새’는 전문 애니메이션 감독과 제작사의 작품답게 애니메이션으로서 이질감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럽습니다.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여 미소녀 학원 순정 만화를 스크린으로 옮겨온 듯합니다. 주제 의식이 주는 무게감과 작품의 분위기는 경쾌했던 ‘타마코 러브 스토리’와 묵직했던 ‘목소리의 형태’의 중간 지점에 위치합니다.

90분의 짧은 러닝 타임은 압축과 생략의 미학이 돋보입니다. 내부 오디션 장면은 물론 콩쿠르도 제시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미조레와 노조미의 엇갈림과 성장이기 때문입니다.

현실 장면도 미니멀리즘에 입각한 판타지의 요소가 엿보입니다. 키타우지 고교는 남녀공학이지만 극중에서 남학생은 한 명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여학생들은 이성보다는 동성에 보다 관심이 많습니다. 극중에 등장하는 남자는 교사 2명이 유일합니다. 미조레와 노조미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부모나 가정환경도 전혀 묘사되거나 언급되지 않습니다.

타마코 러브 스토리 - 아날로그 감수성의 청춘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 왕따 문제 직시, 묵직함 돋보여
목소리의 형태 - 왜 ‘성인 남성’은 배제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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