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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 007보다 앞섰던 히치콕 첩보 영화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광고 기획자 로저 손힐(캐리 그랜트 분)은 첩보원 조지 캐플런으로 오인되어 반담(제임스 메이슨 분) 일당에 납치된 뒤 교통사고로 가장한 살해를 당할 위기에 몰립니다. 탈출에 성공한 로저는 경찰에 자신이 당한 일을 알리지만 경찰은 믿어주지 않습니다. 로저는 스스로 조지 캐플런의 정체를 밝히려 나섭니다.

007보다 3년 먼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걸작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가 CGV 아트하우스 히치콕 특별전의 일환으로 상영되었습니다. 오리지널 각본에 의한 1959년 작 첩보 스릴러로 007 제임스 본드 영화의 첫 번째 영화 1962년 작 ‘007 살인 번호’보다 3년 전에 개봉되었습니다.

빼어난 화술이 매력적인 중년 미남 주인공, 금발의 이중 첩자 팜므 파탈, 두 사람의 하룻밤 사랑, 교활한 부자 악역과 그의 다소 어리석은 부하들, 대도시를 연결하는 로드 무비, 명소에서 펼쳐지는 아찔한 추격전까지 007 제임스 본드 영화의 원형의 요소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로저의 여정은 동부의 뉴욕에서 출발해 중부 시카고를 거쳐 북부 사우스다코타 주의 러시모어 산으로 이어집니다. 원제 ‘North by Northwest’는 ‘(2008년 델타 항공에 합병된) 노스웨스트 항공편을 타고 북쪽으로 향하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극중에서 로저는 정부 첩보 기관의 교수(레오 G. 캐롤 분)와 함께 노스웨스트 항공편으로 사우스다코타로 향합니다. 하지만 일본 개봉 당시 ‘北北西に進路を取れ’로 제목을 정하면서 이것이 한국에도 고스란히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로 번역되어 정착되었습니다.

‘V’에 미친 영향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는 후대의 숱한 영상 작품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 타이틀 시퀀스부터 삽입되는 버나드 허먼의 메인 테마 음악은 1983년 작 미니시리즈 ‘V(V The Original Miniseries)’의 타이틀 시퀀스에 삽입된 메인 테마 음악의 구성과 거의 흡사합니다. ‘V’의 표절이 의심스럽습니다.

‘V’의 본편에도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영향이 엿보입니다. 두 작품 모두 초반을 장식하는 중요 공간적 배경으로 뉴욕 맨해튼의 UN 본부 건물이 등장합니다.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를 상징하는 명장면 중 하나인 허허벌판에서의 농약 살포 복엽기와 비무장 주인공의 추격전 장면은 ‘V’ 3부에서 말을 타고 도망치는 주인공 마이크를 쫓던 외계인 수송선이 농약 살포 복엽기와 충돌하는 장면으로 변형된 바 있습니다.

이 장면은 007 제임스 본드 두 번째 영화 ‘007 위기일발’에서 본드가 스펙터의 소형 헬기를 조립식 라이플로 저격해 격추시키는 장면으로도 재해석된 바 있습니다.

데이빗 핀처에 미친 영향

현존하는 스릴러의 거장 데이빗 핀처에의 영향도 엿보입니다. 타이틀 시퀀스는 로저가 근무하는 뉴욕의 고층빌딩을 비스듬하게 포착한 각도에 맞춰 사선으로 삽입되는데 데이빗 핀처가 ‘패닉 룸’의 타이틀 시퀀스를 뉴욕의 고층 빌딩 사이로 사선으로 삽입한 것으로 계승됩니다.

걸작 스릴러로 꼽히는 ‘세븐’의 클라이맥스는 3명의 등장인물이 대결을 펼치는 허허벌판 장면입니다. 전술한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허허벌판 추격전 장면의 데이빗 핀처의 재해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두 장면 모두 개봉 당시 소름끼치는 공포를 자아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또 하나의 클라이맥스는 종반 러시모어 추격전 장면입니다. 로저와 여주인공 이브(에바 마리 세인트 분)는 반담의 부하들에 쫓겨 조지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의 대통령 4명의 얼굴이 조각된 러시모어 산에 매달립니다. 세트에서 촬영된 장면이지만 마치 실제 러시모어에서 촬영한 것처럼 어색함 없이 매끄러워 놀랍습니다.

로저 본인은 정체성 혼란 빠지지 않아

자신의 영화에 출연하는 것을 즐기는 히치콕은 서두의 뉴욕 장면에서 버스에 탑승하려다 놓치는 단역으로 등장합니다.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는 개봉 뒤 60여년이 지난 현재의 관점에서 관람해도 히치콕의 걸작답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러이며 미스터리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타 히치콕의 작품들과는 차이점도 있습니다.

히치콕의 영화 속 주인공은 자신의 정체성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에서는 반담 일당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은 로저를 조지 캐플런으로 오인합니다.

하지만 로저가 조지 캐플런이 아니라는 사실은 교수가 첫 등장하며 확실히 못을 박습니다. 로저 본인도 정체성 혼란에 전혀 빠지지 않습니다. 조지 캐플런은 공산권에 정보를 넘기는 반담을 혼란시키기 위한 가상의 인물임을 주지시킵니다.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러이지만 로저의 정체에 대한 반전은 없습니다. 기억상실증과 같은 소재도 활용되지 않습니다.

로저의 행동의 동기, 계속 바뀌어

로저의 행동의 동기는 136분의 러닝 타임 동안 계속 바뀝니다. 처음에는 자신을 살해하려 했던 반담 일당의 오인을 풀기 위함이지만 조지 캐플런의 정체에 대한 호기심이 점차 강해집니다. 로저는 목숨이 걸린 ‘첩보원 놀이’를 즐기기 시작합니다. 이브와 사랑에 빠진 뒤에는 사랑이 로저를 움직이게 합니다. 금발의 매력적인 팜므 파탈은 히치콕 영화의 전형적 요소입니다.

‘싸이코’의 큼지막한 경찰 얼굴 클로즈업을 비롯해 히치콕의 영화는 경찰에 대해 부정적인 묘사가 많았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경찰은 자신의 트라우마였다고 히치콕은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에서 경찰은 초반에 다소 어리숙하게 등장하지만 로저가 목숨을 구하는 수단으로 여러 차례 활용됩니다. 국가 기관을 상징하는 교수 역시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로저의 목숨을 구합니다.

결말은 러시모어의 낭떠러지에서 로저가 이브를 끌어올리려는 장면에서 갑자기 침대열차의 객실에서 로저가 이브를 끌어올리는 장면으로 갑자기 전환됩니다. 이브를 낭떠러지에서 구출에 성공한 뒤 로저가 약속한 것처럼 두 사람이 부부가 되어 기차 여행을 즐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대 공포증 - 히치콕의 연극적 스릴러
열차 안에 낯선 자들 - 사이코가 제안한 교환 살인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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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 M을 돌려라 - 대사 한 마디 놓칠 수 없는 치밀한 스릴러
오인 - 제도와 타자에 압살당하는 미약한 개인
현기증 - 히치콕의 윤리적인 미스터리 로맨스
새 - 새떼보다 더욱 무서운 인간의 이상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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