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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 의외의 버디 무비, 김정일 등장 압권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북한 핵 개발이 가속화되자 안기부 공작원 ‘흑금성’ 박석영(황정민 분)은 사업가를 자처해 베이징에서 인맥을 넓힙니다. 북한 외화벌이 총책임자 리명운(이성민 분)의 신임을 얻은 박석영은 광고 촬영을 핑계로 방북합니다. 박석영은 리명운과 함께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기주봉 분)을 만나는 데 성공합니다.

김정일 만난 북파공작원

윤종빈 감독의 ‘공작’은 1997년 북한의 영변 핵 개발로 인해 남북한 간의 긴장이 극에 달한 가운데 핵 시설 확인을 목적으로 북한에 잠입한 공작원 ‘흑금성’ 박채서의 실화를 영화화했습니다. 박채서는 외화벌이 총책임자 리철과 접촉해 김정일을 만난 바 있습니다. 극중에서 박채서는 박석영으로, 리철운, 리호남 등의 이름도 사용한 리철은 리명운으로 각색 과정에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고난의 행군’으로 불린 북한의 아사자 속출도 묘사합니다.

스파이를 주인공으로 한 첩보 영화이지만 남북 분단 소재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007 제임스 본드와 같은 액션 오락 영화와는 정반대 지점에 있습니다. 총격전, 신출귀몰한 신무기, 미녀 스파이와의 로맨스도 없습니다. 액션이나 자극적 장면 없이 각본, 대사, 연기를 활용한 이야기의 힘만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첩보 활동은 곧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냉전을 배경으로 한 묵직한 하드보일드 스릴러라는 점에서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스파이 브릿지’ 등을 연상시킵니다. 약간의 감상주의적 결말 역시 두 작품과 닮은 측면이 있습니다.

남북한 남성의 버디 무비

여성 캐릭터의 존재감이 거의 없이 어둡고 남성적인 영화라는 점에서 ‘공작’은 윤종빈 감독의 필모그래피의 개성을 유지합니다. 박석영과 리명운은 서로를 속이고 의심하며 감시하지만 그 와중에도 우정이 싹틉니다. 리명운은 박석영에 자신의 가족을 소개하고 집으로도 초대합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준 선물도 소중히 간직합니다.

두 사람의 우정은 1997년 대선 직전 안기부와 한나라당의 ‘총풍’ 저지에서 정점에 달합니다. 북한에서의 광고 촬영에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사업의 존속 및 성공을 위해 김정일을 설득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회창의 당선과 김대중의 낙선을 목표로 한 총풍 공작을 저지시킨 것입니다.

박석영은 북핵 저지를 위한 공작원이었지만 안기부와 상관인 해외실장 최학성(조진웅 분)의 공작을 저지하기 위한 공작에 나서는 아이러니에 도달합니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직속상관을 배신한 셈이 됩니다.

안기부가 박석영의 신분을 노출하자 리명운은 자신을 배신한 박석영을 탈출시켜 우정을 지킵니다. 남북 관계란 박석영과 리명운의 관계처럼 서로를 믿을 수 없으며 돌발 상황에 의해 삐꺼덕대지만 화합을 향해 전진할 수 있다는 주제의식으로 해석됩니다.

남북 관계를 버디 무비로 풀었다는 점에서는 ‘공조’, ‘강철비’ 등과 흡사합니다. 한국을 상징하는 주인공은 유들유들해 임기응변의 달인인 반면 북한을 상징하는 상대 캐릭터는 원칙을 중시하는 경직된 인물이라는 구도도 비슷합니다. 북한 최고 권력자가 서사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는 ‘강철비’와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냉전을 소재로 대조적 남성 캐릭터의 버디 무비라는 점에서는 영화로도 리메이크된 드라마 ‘맨 프롬 엉클’, 영화 ‘레드 히트’ 등을 떠올리게 합니다.

황정민-이성민 연기력 조화 빼어나

박석영과 리명운의 갈등과 우정은 황정민과 이성민 두 배우의 빼어난 연기력과 조화에 의해 뒷받침됩니다. 박석영이 정무택(주지훈 분)과 대립하며 술을 마시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항변하는 장면에서 황정민의 연기력은 압권입니다. 외적으로는 여유 만만함을 과시하지만 내적으로는 초조와 갈등에 시달리는 인물을 생생하게 구체화했습니다.

극중에서 마산 출신인 박석영이 경남 사투리를 활용하기에 북한 사투리를 사용하는 다른 인물들과의 대화는 더욱 도드라집니다. 황정민의 실제 고향이 마산입니다.

이성민의 연기는 과묵하면서도 섬세합니다. 북한인 특유의 딱딱함 속에서도 간간이 드러나는 인간적 면모 사이에서 외줄타기에 성공합니다.

김정일 등장이 클라이맥스

‘공작’의 클라이맥스이자 히든카드는 박석영과 김정일의 만남입니다. 박석영이 순안 공항에 내리기 직전 비행기 장면은 서울의 헬기 장면과 더불어 CG의 인위적 흔적을 지우지 못해 아쉽습니다. 반면 박석영이 승용차로 질주하는 가운데 비춰지는 평양 시내는 놀라우리만치 사실적입니다. 대화면에서도 어색함이 전혀 없습니다. 야밤에 배로 김정일의 별장으로 향하는 장면에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합니다. 박석영과 리명운은 김정일과의 만남 직전 알코올로 손을 소독합니다.

애견 말티즈와 함께 등장하는 김정일은 기주봉이 특수 분장을 통해 연기했습니다. ‘다키스트 아워’에서 특수 분장을 통해 처칠을 연기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게리 올드만에 전혀 밀리지 않을 만큼 강력한 카리스마를 과시합니다. 기주봉의 흔적은 김정일의 외모, 행동, 말투에서는 전혀 찾을 수 없으며 단지 목소리에만 일부 남았을 뿐입니다.

타이틀 시퀀스에 제시된 이효리와 조명애의 실제 광고 장면은 결말에서 이효리 본인이 카메오로 직접 출연해 재연됩니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 깡패 위의 진짜 깡패, 군사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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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포스21 2018/08/14 15:21 # 답글

    여러모로 강철비가 연상되네요. 흥미로운 영화긴 하니 한번 보고 싶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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