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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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의 섬 - 일본 배경, 압도적 디테일의 스톱 모션 애니 애니메이션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메가사키에 개 전염병이 창궐하자 시장 고바야시는 모든 개들을 쓰레기 섬에 격리시킵니다. 고바야시의 양자 아타리는 애견 스파츠를 찾아 경비행기를 훔쳐 쓰레기 섬에 불시착합니다. 아타리는 떠돌이 개 치프를 비롯한 개들의 도움을 받아 섬을 탐험합니다.

압도적 디테일

웨스 앤더슨 감독이 각본, 제작, 연출을 맡은 ‘개들의 섬’은 기성세대 및 집권 세력에 의해 멸종 위기에 처한 개들을 소년소녀가 지킨다는 줄거리의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입니다. 아타리와 개들의 모험을 다루기에 로드 무비의 요소도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공감 능력이 빼어나고 순종적이어서 특별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개에 대한 예찬론이기도 합니다.

웨스 앤더슨 특유의 꼼꼼함을 넘어선 강박적 요소는 고스란히 유지됩니다. 피사체를 정중앙에 놓는 미장센, 수평 및 수직 카메라 워킹, 기괴함과 고어, 블랙 유머, 나른하면서도 폭발력을 갖춘 캐릭터는 ‘개들의 섬’에도 건재합니다. 서사는 단순한 반면 디테일에 대한 엄청난 집착은 가히 절정입니다. 영상을 개별 장면으로 캡처해 그대로 포스터나 일러스트로 활용해도 무방할 만큼 디테일이 압도적입니다.

목소리 연기를 맡은 배우들은 매우 화려합니다. 브라이언 크랜스톤, 에드워드 노튼, 빌 머레이, 제프 골드블럼, 그레타 거윅, 스칼렛 요한슨, 프랜시스 맥도먼드, 하비 카이틀, F. 머레이 에이브라함, 틸다 스윈튼, 와타나베 켄, 리브 슈라이더 등이 참여했습니다.

매우 일본적

‘개들의 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는 일본입니다. 공간적 배경은 일본의 가상 대도시 메가사키로 도쿄의 패러디입니다. 시간적 배경은 현재로부터 20년 뒤인 근 미래이지만 중요 소품인 흑백 브라운관 TV에서 드러나듯 20세기 중후반, 즉 쇼와(昭和)에 대한 향수로 가득합니다. 텍사스에서 태어난 미국인 웨스 앤더슨의 일본 문화에 대한 경의와 이해로 가득합니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걸작 ‘7인의 사무라이’의 비장한 배경 음악이 2회에 걸쳐 삽입됩니다. 야구팀 메가사키 드래건즈는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 리그의 주니치 드래건즈를 연상시킵니다. 유니폼의 구단 로고 폰트가 동일합니다. 아타리를 돕는 5마리의 개 중 보스는 메가사키 드래건즈의 마스코트 개 출신으로 유니폼까지 갖춰 입고 있습니다.

개들을 절멸시키기 위한 비장의 무기 기계 개는 메카 고지라와 소니의 아이보를 합친 듯합니다. 대사 중 상당수는 일본어이며 영상을 메우는 일본어 및 영어 자막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영향이 엿보입니다.

아타리는 과거 신칸센 참사에서 생존한 뒤 스파츠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한국인에게도 20세기에 친숙했으며 최근 재등장한 유리 병 우유도 등장합니다. 존 레논과 결혼했던 오노 요코는 개 전염병 백신 개발자 와타나베 박사의 조수로 본인의 이름을 딴 오노 요코의 목소리를 맡았습니다.

일본 전통 문화에 대한 이해도 엿보입니다. 고바야시 집안과 소년 무사, 그리고 개에 대한 전설을 다루는 프롤로그와 이에 기초한 학생 연극은 매우 일본적입니다. 우키요에의 대표 화가 가츠시카 호쿠사이는 맥주 이름으로 활용되며 그의 대표작 ‘거대한 파도’는 개들이 등장하는 패러디가 제시됩니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다양한 우키요에는 눈을 즐겁게 합니다.

스모에서 챔피언에 해당하는 요코즈나가 그보다 급이 떨어지는 선수에 패할 경우 관중들이 일제히 방석을 날리는 풍습도 재현됩니다. 태고를 치는 장면이 수미상관으로 활용되며 일본 전통 음악이 배경 음악으로 삽입됩니다. 아타리는 나막신 게타를 착용합니다. 아타리의 이름은 초창기 비디오 게임 시장을 선도했던 미국 기업 아타리를 연상시킵니다.

일본에 대한 무작정 예찬은 아냐

하지만 일본에 대한 예찬으로만 가득한 것은 아닙니다. 개를 학살하는 야만적 문화를 지닌 가상의 나라로 일본이 선택된 것은 오리엔탈리즘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소년소녀를 규합해 행동에 나서 기득권에 저항하는 인물이 일본인이 아니라 백인 교환학생인 트레이시인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힐 여지가 있습니다.

일개 시장이 교환학생의 비자를 무효화하며 법령을 폐지하고 음모와 조작을 일삼으며 그가 유고 시 친족이 물려받는 후진적 정치 시스템은 현재 ‘유사 민주주의’라 비판받는 일본의 정치 문화의 은유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2번의 폭발 장면은 버섯구름으로 연출되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폭을 연상시킵니다. 핵폐기물 처리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드러냅니다.

일본어 대사, 한글 자막 없어

극중에서 상당수의 일본어 대사는 영어로 번역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번역가 김은주는 일본어 대사를 한글 자막으로 번역하지 않았습니다. 극중에서 일본어를 타자화 한다 해도 제3국에 해당하는 한국인 관객들에게는 일본어 대사를 한글 자막으로 볼 권리가 있습니다. 일본어 대사에 대한 한글 자막이 작품 이해에 보다 도움을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트레이시가 기자 회견 도중 자신의 애견 넛메그의 사진을 들어 올리는 장면에서도 넛메그의 이름이 자막으로 제시되지 않습니다. 김은주의 번역은 관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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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ㅇㅇ 2018/07/25 09:26 # 삭제 답글

    일본어 대사를 자막에 넣지 않는 건 제작사의 방침이었습니다. 번역가 재량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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