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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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 8 - 여성 앞세우지만 흑인-동양인은 뒷전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5년간의 수감 생활을 거쳐 가석방된 데비 오션(산드라 블록 분)은 친구 루(케이트 블란쳇 분)와 함께 거액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훔칠 계획을 세웁니다. 두 사람은 한물 간 디자이너 로즈(헬레나 본햄 카터 분)를 끌어들여 여배우 다프네(앤 해서웨이 분)로 하여금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착용하게 합니다.

오션스 삼부작의 연장선

게리 로스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오션스 8’은 ‘오션스 11’ 이래 삼부작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데비는 삼부작의 주인공 대니 오션(조지 클루니 분)의 여동생입니다. 극중에서 대니는 2018년 사망했다는 설정으로 데비가 두 번이나 묘를 찾습니다. 데비는 대니의 이름을 새겨진 손목시계를 훔쳐 애용하는데 이 역시 대니도 훔친 것입니다. 대니의 사진 액자 소품도 등장합니다.

‘오션스 8’은 올스타 캐스팅의 우아한 코믹 스릴러였던 오션스 삼부작의 노선을 계승합니다. 산드라 블록, 케이트 블란쳇, 앤 해서웨이, 헬레나 본햄 카터를 한 장면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 매력적입니다.

남성 배우 위주였던 오션스 삼부작의 여성 버전이라는 점에서는 리메이크된 ‘고스트 버스터즈’와 유사한 기획입니다. 오션스 삼부작과 비교하면 데비는 대니, 루는 러스티(브래드 피트 분)의 위치에 해당합니다. 껌을 애용하는 루의 버릇은 군것질을 즐긴 러스티와 흡사합니다. 산드라 블록은 ‘그래비티’에서 조지 클루니와, 케이트 블란쳇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서 브래드 피트와 공연한 바 있습니다.

오션스 삼부작의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는 제작을 맡았으며 삼부작에 등장했던 루벤(엘리엇 굴드 분)과 옌(샤오보 킨 분)도 등장합니다. 루벤은 데비와, 옌은 루와 접점이 있습니다. 카메오로는 다코타 패닝과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 등도 출연합니다. 의상과 소품 등의 화려함도 눈요깃거리입니다.

헬레나 본햄 카터 폭발력 못 살려

8명의 캐릭터 중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다프네입니다. 질투심 많고 즉흥적이며 어리석고 이기적인 여배우의 스테레오 타입이지만 은막의 뒤를 훔쳐보는 듯한 사실성을 갖췄습니다. 다프네는 다코타 패닝이 연기한 여배우 페넬로페와 라이벌 관계입니다. 다프네와 페넬로페는 모두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흥미롭게도 다프네가 데비의 팀에 자발적으로 합류한 뒤에는 여배우로서의 부정적 이미지가 사라집니다. 소위 ‘골빈 이미지’는 다프네 본인이 의도적으로 형성시킨 것이며 실제로는 똑똑한 인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뚜렷한 이중성으로 인해 다프네는 생생함이 돋보입니다. 앤 해서웨이의 악소문과 무관하지 않은 배역 및 연기로 보입니다.

반면 로즈는 헬레나 본햄 카터와 어울리지 않는 인물입니다. 구석에서 홀로 누텔라를 퍼먹는 첫 등장 장면은 인상적이지만 용두사미처럼 소심한 캐릭터로만 국한됩니다. 헬레나 본햄 카터의 장점인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연기력과 엽기적 폭발력을 전혀 살리지 못합니다.

팀 내 갈등 없이 순종적

처음 만나 팀을 이룬 캐릭터들이 큰 갈등 없이 하나같이 순종적이며 사이가 좋은 것도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팀 내부에 약간의 갈등을 부여해 등장인물의 성격과 서사의 긴장감을 부각시키며 110분의 짧은 러닝 타임을 보다 늘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목걸이 절도의 수법은 화장실에 훔친 뒤 가짜를 다른 곳에서 발견해 제공하는 수법입니다. 하지만 가짜를 굳이 다른 곳에서 발견하기보다 화장실에서 곧바로 바꿔치기 하는 편이 낫지 않았나 싶습니다. 목걸이가 가짜임이 밝혀진 뒤에도 가짜 목걸이를 발견한 태미(사라 폴슨 분)에 대해 누구도 조사하지 않는 전개도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서사가 전반적으로 밋밋하며 화려한 캐스팅을 살리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데비는 대니의 무덤에서 축배를 들지만 대니가 살아 돌아오는 반전은 없어 썰렁합니다. 대니가 진정 사망한 것이라면 매력적인 캐릭터를 너무도 쉽게 퇴장시킨 것입니다. 하지만 대니의 사인에 대해 언급이 없으며 극중에서도 그의 죽음을 의심하는 대사가 삽입되었으니 언젠가 후속편이 제작된다면 돌아올 가능성이 없지는 않을 듯합니다. 엔딩 크레딧 도중이나 종료 후에 추가 장면은 없습니다.

여성 앞세우지만 인종적으로 불평등

‘오션스 8’은 주체적 여성을 강조하는 영화이지만 치정에 의한 복수극으로 귀결되어 뒷맛이 개운치 않습니다. 거대 규모의 절도 행각에 개연성과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한 설정이지만 옛 연인에 대한 앙금이 앞세워지는 결말은 주체적 여성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루가 옌의 도움을 받는 전개도 동일한 맥락에서 아쉽습니다.

백인 여배우들은 미모가 두드러지는 반면 흑인과 동양인 여배우들의 처지는 미모도 납득이 어렵습니다. 서사의 비중도 흑인 및 동양인 여배우들은 떨어집니다. 캐스팅과 비중 모두 뒷전입니다. 여성을 앞세우면서도 인종적 배려는 결코 평등하지 않습니다. 할리우드에서 흑인과 동양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은연중에 드러납니다.

오션스 트웰브 - 도둑들의 수다
오션스 13 - 평화롭고 유쾌한 사기극

헝거 게임 판엠의 불꽃 - ‘배틀 로얄’보다 진일보한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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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소로룰 2018/09/01 02:36 # 삭제 답글

    목걸이를 화장실서 바꿔치지않은이유는 영화내에있습니다 이목을 집중시키고 다른곳에서 보석을 더 훔치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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