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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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 주제의식 과잉, 모텔 장면 지나치게 길어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흑인 살해 사건 실화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디트로이트’는 1967년 7월 디트로이트 흑인 폭동 당시 알제 모텔 별관에서 발생한 경찰의 흑인 살해 사건을 조명합니다. 미국 현대사의 어두운 한 페이지에 해당하는 비극적 실화를 영화화했기에 시종일관 무겁습니다.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촬영되어 핸드 헬드가 많고 엄청난 숫자의 컷으로 편집되어 혼란상을 강조합니다.

서두에 유화 풍 애니메이션을 삽입해 흑백 갈등과 흑인 폭동이 발생하게 된 역사적 배경으로 남북 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남북 전쟁을 기점으로 남부의 흑인들이 북부 공업 도시 디트로이트에 대거 몰려들었습니다. 하지만 도심의 백인이 교외로 빠져나가 흑인의 슬럼가가 되면서 흑백 갈등이 심화되었다는 설명입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군상극

‘디트로이트’는 등장인물의 숫자가 많은 군상극입니다. 가수 데뷔가 꿈이지만 공연 직전에 폭동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한 래리(알지 스미스 분), 백인에 협조적인 흑인 경비원 디스뮤크스(존 보예가 분), 디트로이트에 여행 왔다 사건에 휘말리는 줄리(한나 머레이 분), 월남전 참전군인 출신으로 줄리의 일행인 그린(안소니 마키 분), 흑인에 대한 가혹행위 및 살해에 앞장서는 백인 경찰 크라우스(윌 폴터 분)가 주요 인물입니다. 흑인 폭동 및 백인 공권력에 대한 시각과 반응이 흑인 캐릭터마다 층위가 달라 그들에 대한 개성과 함께 서사 전개에 사실성을 부여합니다.

알제 모텔에서 발생한 장난감 권총 총격이 빌미가 되어 경찰과 군은 모텔을 습격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 뒤 장시간의 심문과 가혹 행위를 자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3명의 흑인이 살해됩니다. 만행에 앞장선 것은 크라우스를 비롯한 디트로이트 시 경찰이지만 이를 제지하지 않고 협조하거나 방관하는 미시건 주 경찰과 주 방위군에도 공동 책임이 있습니다. 경찰은 흑인에만 위해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있었던 백인 여성 줄리 등에 폭언으로 모자라 옷을 찢는 등 성폭력을 자행합니다.

크라우스를 비롯한 3명의 경찰은 재판에 회부되지만 백인들로만 구성된 배심원에 무죄 판결을 받습니다. 피고 측 변호인은 흑인들의 전과 여부를 집요하게 물으며 피해자의 증거 능력을 훼손하려 합니다. 재판 도중 흑인 청중이 ‘모텔에서 흑인 한 줄로 세워놓고 발생한 가혹한 심문과 현재의 재판은 판박이’라며 항의하는 대사는 미국 사회의 흑인 차별의 본질이라는 주제를 압축합니다. 엔딩 크레딧에 삽입된 곡 ‘It Ain’t Fair’ 역시 불공정, 즉 ‘차별’이라는 주제를 직접적으로 드러냅니다.

주제의식 과잉에 잠식

허트 로커’, ‘제로 다크 서티’ 등에서 캐서린 비글로우는 여성 감독이지만 여느 남성 감독 못지않게 건조한 스타일을 추구해왔습니다. ‘디트로이트’는 캐서린 비글로우의 하드 보일드적 성향이 극한에 달한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할리우드에서 소수자에 속하는 캐서린 비글로우가 미국 사회의 소수자인 흑인에 대한 공감에서 비롯된 작품 선택 및 연출로 보입니다.

인종 및 계급 갈등을 부추기는 트럼프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도 해석됩니다. 경찰의 흑인 살해는 최근 미국 사회에서 극심한 논란거리입니다.

하지만 모텔의 심문, 가혹 행위, 살해로 이어지는 장면은 지나치게 호흡이 길어 고통스럽습니다. 143분의 만만치 않은 러닝 타임을 감안하면 압축하는 편이 바람직했습니다. 사건의 피해자는 물론 흑인의 근원적 고통을 관객에 체감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되나 주제의식 과잉에 모든 것이 잠식됩니다.

그다지 상업적이지 않았던 ‘허트 로커’와 ‘제로 다크 서트’보다 ‘디트로이트’는 더욱 대중성이 떨어집니다. 지난해 7월 미국에서 개봉되었지만 1년여가 지난 올해 5월 뒤늦게 한국에 개봉된 이유로 보입니다.

‘백인을 위해 노래할 수 없다’

경찰과 군을 도왔던 디스뮤크스는 같은 흑인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됩니다. 백인에 이용만 당한 셈입니다. 흑인들로부터는 살해 협박에 시달립니다. ‘부역자’로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주인공은 래리임이 결말에서 판명됩니다. 유쾌한 바람둥이였던 그는 절친했던 오브리(네이선 데이비스 주니어 분)를 경찰에 살해당한 뒤 가장 극적으로 변화합니다. 사건 직후 그는 가수의 꿈을 포기합니다. 백인들을 위해 노래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생계가 어려워진 래리는 흑인들만 다니는 교회에서 가스펠을 부르는 가수로 전직합니다. 교회는 경찰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러닝 타임 내내 다양한 흑인 음악으로 가득합니다.

허트 로커’에서 이라크 참전 미군 샌본 역을 연기했던 안소미 마키는 또다시 캐서린 비글로우의 연출작에 미군 공수부대 출신을 출연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 이래 앤소니 마키의 배역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샘 윌슨/팰컨 역시 전직 미군입니다.

허트 로커 - 아카데미의 과대평가
제로 다크 서티 - 건조함 돋보이는 사실적 첩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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