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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이야기 -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을 위한 꽁트집

흔히 장편 소설(掌篇小說) 혹은 꽁트라고 불리는 짤막한 소설은 작가에게 자신의 작품 세계와는 다른 성격의 작품들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탈출구로 작용합니다. 신경숙의 작품을 읽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J이야기’는 신문의 서평 등에서 읽어 알고 있었던, 지고지순한 사랑이나 아련함을 자아내는 신경숙의 분위기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사실 ‘J이야기’를 읽게 된 것도 크리스마스 때 우연히 동료 직원에게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사서 읽기는커녕 빌려 읽으려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J이야기’ 안에는 수많은 J가 등장합니다. J는 작품마다 다른 사람일 수도 있고 같은 사람일 수도 있지만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결혼 생활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방 출신의 금전적으로는 여유가 없는 서민적인 스테레오 타입의 여성입니다. 전북 정읍에서 상경해 출판사, 잡지사 등에서 일하며 젊은 시절을 보냈던 (신경숙도 이제는 마흔이 넘었으니 젊은 시절이라는 단어로 구분해도 되겠지요.) 작가 자신의 경험이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작품이 씌어진 시기가 1993년작 ‘풍금이 있던 자리’를 발표하기 이전이라 하니 2000년대도 중반을 넘어선 지금 보면 시대 분위기가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미스 김’ 따위의, 지금은 직장에서 사라진 여성 차별적 호칭도 등장하고, 핸드폰이나 컴퓨터, 인터넷과 같은 200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수품이 되어버린 물건들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J이야기’가 2002년에 출간되어 지금 읽어도 무방한 작품이 된 것은 전적으로 시대가 흘러가도 변하지 않는 감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 몇 개의 에피소드를 읽을 때에는 저와는 맞지 않는 책인가, 싶었지만 ‘토끼와 거북이’, ‘치과에서 생긴 일’,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읽으며 실소를 터뜨렸고, ‘이마 이야기’, ‘오래된 사랑’을 읽을 때에는 왠지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서른을 앞두고 있거나 넘긴 지 얼마 안 된 여자분들이 읽어 보신다면 공감할 만한 책입니다.

덧글

  • 천유 2005/01/02 01:20 #

    아, 굉장히 좋아하는 책이에요:)
    엄마가 좋아하시는 작가라서 책을 낼 때마다 사오시거든요.
    처음 읽었을때는 기존의 분위기-"깊은 슬픔"으로 굳어진 이미지-와 달라서 생소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것은 이 나름대로 재밌더군요.
  • MistiLine 2005/01/09 21:11 #

    아, 이 책. 제대하기 전에 틈틈히 숨어서 읽던, 그 책이로군요 ^^
  • 디제 2005/01/10 06:54 #

    천유님/ 엄마와 같이 읽는 신경숙이라... 진기한 풍경이겠군요.
    MistiLine님/ 제대하기 전... 이라면 말년이셨을텐데 왜 책을 숨겨놓고 읽으셨나요? 소설 정도는 그냥 드러내놓고 읽어도 됐을 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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