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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태나 - 20년 전에는 ‘걸작’이 됐을 ‘정치적 올바름’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군 대위 블로커(크리스찬 베일 분)는 암 말기인 원주민 추장 옐로 호크(웨스 스투디 분)를 고향 몬태나로 호송합니다. 블로커는 코만치에 의해 남편과 세 아이를 살해당한 로잘리(로자먼드 파이크 분)와 조우합니다. 로잘리는 블로커 일행에 합류하게 됩니다.

앙숙의 동행, 로드 무비

스캇 쿠퍼 감독이 각본, 제작, 연출을 맡은 ‘몬태나’는 1892년을 배경으로 한 서부 영화입니다. 아메리카 원주민 학살자로 이름을 날린 미군 장교가 백인 학살자로 소문난 원주민 추장을 뉴멕시코에서 몬태나로 호송한다는 줄거리의 로드 무비입니다. 주인공 블로커(Blocker)는 이름부터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굳건한 인물임을 암시합니다.

블로커는 원주민과 싸우며 그들의 풍습처럼 원주민의 머리 가죽을 벗기며 명성을 쌓았습니다. ‘적과 싸우며 닮아간다’는 전쟁의 격언을 떠올리게 하는 설정입니다.

앙숙일 수밖에 없는 두 남자의 동행이기에 갈등은 표면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원주민에 의해 일가족이 살해된 여성이 합류하면서 긴장은 더욱 고조됩니다. ‘적의’를 뜻하는 원제 ‘Hostiles’은 증오가 또 다른 증오를, 살육이 또 다른 살육을 낳는 전쟁의 본질을 뜻합니다.

인종의 용광로, 미국의 은유

서부 영화는 20세기 중반 전성기를 누렸으나 현재는 사실상 사라진 장르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소위 ‘서부 개척’의 실체가 백인의 원주민에 대한 침략 및 학살극임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역마차를 습격해 무고한 백인의 머리 가죽을 벗기는 소위 ‘인디언’의 야만은 백인의 침략의 역사를 은폐하기 위한 할리우드의 이미지 메이킹임이 밝혀졌습니다. ‘백인은 선, 원주민은 악’의 공식은 구시대의 산물이 된지 오래입니다.

‘몬태나’는 ‘정치적 올바름’으로 가득합니다. 블로커는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옐로 호크와 화해하며 그의 일가를 보호하는 등 변모합니다. 블로커의 오랜 동료이자 부하인 메츠(로리 코크레인 분)는 원주민 학살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해 우울증에 시달리며 옐로 호크에 직접 참회합니다. 로잘리는 원주민에게 가족을 살해당했지만 옐로 호크 가족과 사이좋게 지내며 편견을 극복합니다. 옐로 호크 일가는 블로커 일행에 적극 협조합니다.

블로커의 오랜 부하 중에는 흑인 병사도 있습니다. 19세기말의 시간적 배경을 감안하면 블로커가 흑인을 차별하지는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블로커의 부하로 편입된 신병 데자르댕(티모시 샬라메 분)은 프랑스 출신입니다. 원주민까지 포함된 다인종의 블로커 일행은 ‘인종의 용광로’ 미국의 은유라 해석될 수 있습니다.

중반에 등장하는 맥고완 대령 부인(로빈 말콤 분)의 ‘백인이 전쟁을 시작한 침략자이며 원주민은 피해자’라는 내용의 대사는 주제의식을 직접적으로 압축합니다.

할리우드 엔딩

서두에서 로잘리 일가가 코만치 일당에 습격을 받았던 것처럼 클라이맥스에서는 옐로 호크 일가가 몬태나 ‘곰의 계곡’ 정착 직전 백인 일당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수미상관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가족을 잃을 때는 속수무책이었던 로잘리는 옐로 호크 가족을 지키기 위해 가장 먼저 발포합니다. ‘수동적 여성’이 여정을 통해 ‘능동적 여성’으로의 변모로 해석됩니다. 결과적으로 백인 공권력과 민간인 여성, 그리고 원주민이 합심해 백인 무법자를 응징하는 구도가 됩니다.

백인 일당의 습격에서 살아남은 블로커와 로잘리, 그리고 옐로 호크 일가의 유일한 생존자인 소녀 리틀 베어(자비에 호스치프 분)는 새로운 가족을 형성합니다. 가족을 잃은 로잘리는 새로운 가족을 얻게 됩니다. 매우 할리우드적인 결말입니다.

정치적 올바름’에 지나치게 충실

만일 20년 전에 개봉되었다면 ‘몬태나’는 수정주의 서부극이자 시대를 앞서간 선구자적 걸작으로 칭송받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치적 올바름’이 대세인 현 시점에서 이에 너무도 충실하게 주제의식에 편승해 작위적이고 진부한 영화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유발합니다.

가죽 밀매 업자 숙영지의 습격 장면을 포함해 2개 장면의 액션을 생략한 연출과 느릿한 템포는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결코 대중적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러닝 타임 내내 묵직하게 주제의식을 강조하다 할리우드의 전형에 수렴되는 결말은 어색합니다.

화려한 캐스팅

캐스팅은 상당히 화려합니다. 크리스찬 베일과 로자먼드 파이크의 연기는 당연히 훌륭합니다. 웨스 스투디와 초반에 등장하는 빅스 대령 역의 스티븐 랭은 백인의 원주민 학살 역사를 SF로 재해석한 ‘아바타’에 함께 출연한 바 있습니다.

블로커와 함께 과거 원주민 학살에 참여했지만 블로커와 달리 아직 각성하지 못한 군인 죄수 윌스 역으로는 벤 포스터가 깜짝 출연합니다. 벤 포스터가 비슷한 이미지의 배역으로 출연했던 ‘로스트 인 더스트’ 역시 백인의 원주민 침탈에 관한 현대적 해석이 주제의식이었습니다. 티모시 샬라메는 ‘레이디 버드’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익숙합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JakeBlues 2018/04/23 11:33 #

    머리가죽 벗기는 것은 원래 미국원주민 전통이 아니고
    미국원주민들이 유럽이주민들이 한 행위를 보고 배운 것이라고 하던데요.
  • cxs184 2018/08/04 22:22 # 삭제

    백인은 진출하여 그 땅에 나라를 건국할 운명이었고 원주민은 그 땅에서 사라질 숙명이었다. 운명과 숙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비장미. 그것이면 충분하다. 가해자 피해자의 구분은 이미 진부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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