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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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버드 - 사춘기 막바지 소녀, 따뜻한 성장 영화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새크라멘토의 가톨릭계 고교 졸업반 크리스틴(시얼샤 로넌 분)은 자신의 이름을 ‘레이디 버드(Lady Bird)’로 칭합니다. 대학 진학은 뉴욕으로 원하지만 가정 형편 상 어렵습니다. 크리스틴은 사사건건 어머니 마리온(로리 멧칼프 분)과 충돌합니다.

온정적인 성장 코미디

그레타 거윅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레이디 버드’는 2002년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를 배경으로 한 청춘 영화이자 성장 영화입니다. 주인공 크리스틴은 자신의 이름, 가족, 고향을 모두 싫어하며 대학 진학을 계기로 동부로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서부 새크라멘트와 동부 뉴욕의 지역성의 차이는 도드라집니다. 하지만 결말에서 크리스틴은 가족과 고향을 진정 사랑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의 이름을 싫어해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 ‘레이디 버드’라 불러 달라 요구하는 데서 드러나듯 사춘기 막바지 소녀 크리스틴은 자존심이 매우 강합니다. ‘레이디(Lady)’는 자신이 성인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하며 ‘버드(Bird)’는 새처럼 자유롭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크리스틴은 단짝친구 한 명만을 사귀며 사교성이 좋은 타입은 아닙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10대 주인공이 보수적인 가톨릭 고교의 학생이라는 점에서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수녀들은 무도회에서 남녀학생들이 지나치게 밀착해 춤을 추지 않는지 감시합니다.

하지만 ‘레이디 버드’의 시선은 온정적입니다. 크리스틴의 주변 환경 및 인물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묘사로 일관하지는 않습니다. 교사인 신부와 수녀들도 따뜻하고 유연한 인물들로 그려집니다. 크리스틴이 꿈꿔온 첫 경험도 짧고 우스꽝스럽게 끝나지만 개연성은 충분합니다. 코미디로 분류될 수 있지만 결코 냉소적이지 않습니다.

모녀 갈등 중심

서사의 최대 갈등은 크리스틴과 마리온의 모녀 갈등입니다. 넉넉지 못한 집안 형편에도 동부로의 대학 진학을 꿈꾸며 평소 방 정리에도 무관심한 크리스틴에 대해 마리온은 잔소리를 일삼아 둘의 다툼은 끝이 없습니다.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가장 래리(트레이스 렛츠 분)는 아내와 딸의 다툼에 대해 “두 사람 모두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크리스틴이 마리온을 닮았음을 인정합니다.

때로는 거짓말도 하는 크리스틴이지만 마리온이 항상 옮은 것만은 아닙니다. 어머니의 방식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중고 옷가게에서 크리스틴이 드레스를 입어보는 가운데 마리온이 사사건건 참견하자 크리스틴은 “그냥 예쁘다고 해주면 안 돼?”라고 반문합니다. 침묵이나 용인이 상대를 인정하는 훌륭한 방식임을 정신과 병원에 근무하는 마리온이 자신의 딸에게는 적용하지 않기에 모녀의 충돌은 끊이지 않습니다.

항상 돈 이야기로 귀결되는 어머니의 잔소리도 바람직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감을 살 뿐입니다.

그럼에도 결말에서 모녀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표현합니다. 특히 일요일 아침 뉴욕의 성당 앞에서 크리스틴이 집의 자동응답기를 통해 어머니에 메시지를 남기는 마지막 장면은 소위 ‘오글거리는’ 방식으로 감동을 강요하지 않는 세련된 마무리라 돋보입니다.

가족을 이상적으로 묘사하지는 않으나 인간미를 잃지 않습니다. 속도감 넘치는 편집으로 93분의 러닝 타임에 압축되어 군더더기도 없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듯 생생하고 사실적입니다.

‘보이후드’-‘에브리바디 원츠 썸!!’ 연상시켜

주인공의 성별은 다르지만 10대 사춘기 및 대학 입학을 따뜻한 시선으로 묘사해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보이후드’와 ‘에브리바디 원츠 썸!!’의 소녀 버전을 보는 듯합니다. 특히 ‘보이후드’와 ‘에브리바디 원츠 썸!!’의 대학 입학 직후의 설렘과 새로운 시작은 ‘레이디 버드’의 종반을 장식합니다. 대사가 다소 많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대학 입학 후 성인으로서 새로운 삶의 발을 디딘 크리스틴은 더 이상 ‘레이디 버드’라는 별명을 사용하지 않고 본명 크리스틴을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뉴욕으로 떠나기에 앞서 고향집 방의 벽을 하얗게 칠하며 과거의 낙서를 모두 지우는 장면은 크리스틴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청소년기와 작별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2002년, 아날로그의 잔존

‘레이디 버드’의 시간적 배경은 현재가 아닌 2002년입니다. 1983년생 그레타 거윅과 극중 크리스틴의 나이는 거의 일치하며 그레타 거윅은 새크라멘토 출신입니다. 서두에서 자막을 통해 새크라멘토의 지역성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자전적 요소가 포함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극중에서 2002년은 전년도의 9.11테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이어진 해였습니다. 소품인 브라운관 TV에서는 관련 소식이 계속 보도됩니다. 전반적인 영상 또한 4:3 화면비의 브라운관 TV 화면처럼 뿌옇게 처리되어 시간적 배경을 강조합니다. 크리스틴은 당찬 여가수 앨라니스 모리셋을 좋아합니다.

2002년은 휴대전화가 등장했지만 스마트폰의 보급 전이라 아날로그가 남아있던 시대입니다. 크리스틴이 집 전화 자동응답기에 메시지를 남기는 장면은 주제의식이 담겨있지만 스마트폰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대학 합격을 알리는 입학 서류가 우편으로 배달되는 장면도 극적으로 연출되었습니다. 지금이라면 합격 여부를 스마트폰 확인으로 처리되어 극적인 요소가 반감했을 것입니다. 아울러 10대의 삶에서 필수가 된 스마트폰에 대한 묘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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