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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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스레드 - 가학-피학 뒤엉킨 로맨스, 아름답게 묘사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패션 디자이너 레이놀즈(다니엘 데이 루이스 분)는 지방 여행 중 웨이트리스 알마(비키 크라입스 분)에 한눈에 반합니다. 레이놀즈는 자신의 이상적 모델인 알마를 별장으로 불러 새로운 옷 구상에 활용합니다. 레이놀즈의 자택 겸 의상실에서 두 사람은 함께 살게 됩니다.

대조적 남녀의 기괴한 로맨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각본, 제작, 연출을 맡은 ‘팬텀 스레드’는 195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일류 디자이너 레이놀즈와 웨이트리스 출신 여성 알마의 사랑과 갈등을 묘사합니다. 130분의 러닝 타임 동안 실화임을 명시하지 않으며 시대 배경 및 공간에 대한 구체적 묘사나 언급은 거의 없습니다. 영국 출신의 고급 여성복 디자이너 찰스 제임스와 20세 연하의 아내 낸시 리 그레고리의 실화에 느슨하게 착안했습니다.

레이놀즈와 알마는 매우 대조적입니다. 상류층만을 상대하는 초일류 디자이너 레이놀즈는 신경질적이며 괴팍한 초로의 독신남입니다. 반면 노동자 출신의 알마는 특별한 재능이나 기술을 가지지 못한 평범한 젊은 여성입니다.

모든 면에서 기울어진 두 사람의 사랑은 중반까지 달콤하게 묘사됩니다. 그러나 중반 이후 레이놀즈가 알마를 무시하자 알마가 레이놀즈에 독버섯을 먹여 복수하면서 폴 토마스 앤더슨 특유의 기괴한 갈등으로 번집니다.

레이놀즈와 알마의 관계는 외형적으로는 레이놀즈가 가학적, 알마가 피학적으로 보입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노년 남성이 젊은 여성을 자기 마음대로 다루는 관계인 듯합니다. 하지만 알마가 독버섯을 활용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알마가 가학적, 레이놀즈가 피학적으로 변모합니다.

제목 ‘팬텀 스레드(Phantom Thread)’가 뜻하는 ‘보이지 않는 실’처럼 뒤엉켜 있는 레이놀즈와 알마의 사랑의 본질은 두 사람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모를 만큼 매우 내밀합니다. 개성이 지나쳐 강박적인 주인공 및 주변 인물이 가학과 피학으로 주고받는 고통 속 쾌락은 폴 토마스 앤더슨 연출작을 관통하는 소재 중 하나입니다.

하늘이 내린 솜씨

레이놀즈는 알마가 독버섯을 자신에게 먹인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고통과 회복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즐기기 시작합니다. 독버섯을 먹으면 죽은 어머니의 환영을 보는 것을 레이놀즈가 반겼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 결혼을 앞둔 어머니의 웨딩드레스를 10대 시절 직접 제작한 바 있는 레이놀즈는 어머니에 대한 강한 집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건물 전체를 차지하는 레이놀즈의 의상실 겸 자택에서 그의 방은 계단을 올라와 꼭대기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건물 내부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공간에서 아름다운 옷들이 탄생하는 셈입니다. 레이놀즈와 같은 재능은 하늘이 내린다 하여 ‘천재(天才)’라 부르는 것과 통합니다. 의상실에 근무하는 여성들이 아침에 출근해 계단을 올라가는 초반 장면은 그들이 레이놀즈의 하늘과 맞닿는 승천의 순간입니다.

액자 구성의 의미는?

찰스 제임스와 낸시 리 그레고리는 1954년 결혼해 두 아이를 낳은 뒤 1961년 이혼했습니다. ‘팬텀 스레드’에서 레이놀즈와 알마가 자식을 낳았음은 묘사되지만 이혼은 다뤄지지 않습니다.

대신 주목되는 것은 액자 구성으로 서두를 장식하며 본편 중간에도 삽입되는 알마의 진술입니다. 알마가 레이놀즈의 주치의 로버트(브라이언 글리슨 분)에게 레이놀즈와의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입니다. 시점 상으로는 극중 사건 중 가장 나중에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알마의 회상입니다.

알마는 레이놀즈와의 결혼 직후부터 로버트와 가까워지는 것처럼 묘사됩니다. 레이놀즈도 이를 의식합니다. 액자로 할애되는 로버트를 향한 알마의 회상은 의사에 대한 술회라는 점에서 레이놀즈가 죽은 뒤에 알마가 회상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즉 알마가 제공하는 독버섯 섭취를 반복하던 레이놀즈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아름다운 영상-의상, 눈 즐거워

로맨스가 주된 소재이기에 ‘팬텀 스레드’는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부드럽습니다. 아카데미 의상상을 차지한 고급 의상과 따뜻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상은 눈이 즐겁습니다.

장면 전환에 오버랩을 사용하는 등 작품의 시대적 분위기에 부합하는 고전적 연출도 눈에 띕니다. 라디오헤드 출신의 조니 그린우드의 유려한 음악은 지루함을 덜며 편안함을 배가시킵니다. ‘과작의 연기의 신’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연기는 과장되지 않아 괴팍한 인물에 대한 설득력과 현실성을 부가합니다. 엔딩 크레딧 말미에는 작년 4월 26일 사망한 조나단 드미 감독을 기립니다.

레이놀즈가 식당에서 지인과 식사하는 와중에 두 여성이 찾아와 레이놀즈의 의상에 경의를 표하는 장면에서 초보적인 한글 자막 오류가 있습니다. 기본형 ‘바라다’의 명사형을 ‘바람’이 아닌 ‘바램’으로 표기했습니다.

매그놀리아 - 과거는 당신을 잊지 않는다
펀치 드렁크 러브 - 신경을 긁어대는 운명적인 사랑
데어 윌 비 블러드 - 미국의 주류 가치관을 비웃고 까발리다
마스터 - 종속적 관계 비판한 정치적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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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8/03/16 14:09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디제 2018/03/16 14:32 #

    죄송합니다만 외부로의 사진 제공을 원하지 않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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