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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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프로젝트 - 동심이 본 미국의 밑바닥 인생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모텔에 장기 투숙 중인 저소득층 어린이

션 베이커 감독이 각본, 제작, 편집, 연출을 맡은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미국 플로리다 디즈니 월드 인근 키시미의 모텔에 장기 투숙 중인 어린이들을 주인공으로 합니다. 무직 상태의 싱글맘 핼리(브리아 비나이테 분)의 딸 무니(브루클린 프린스 분), 식당 종업원인 싱글맘 애쉴리(멜라 머더 분)의 아들 스쿠티(크리스토퍼 리베라 분), 그리고 스테이시(호시에 올리보 분)의 손녀 젠시(발레리아 코토 분)의 일상을 묘사합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국내 예고편은 동심을 아름답고 청량감 넘치게 그리는 행복한 영화인 듯 편집되었습니다. 하지만 예고편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15세 관람가 등급은 관람 전 고개를 갸웃하게 했습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밑바닥 인생의 부정적 환경 속에서 자라는 어린이를 묘사하기에 대사 속 욕설이 잦은 것은 물론 범죄까지 다룹니다.

미국의 불황 및 빈부 격차는 두드러집니다. 무니와 스쿠티가 투숙 중인 모텔 매직 캐슬(Magic Castle)과 젠시가 투숙 중인 모텔 퓨처 랜드(Future Land)는 생뚱맞은 이름이 암시하듯 무주택 저소득층이 집을 대신해 머무는 곳입니다. 버려진 콘도는 폐가가 되어 어린이들의 위험한 놀이터로 전락합니다.

반면 상류층은 고급 콘도에서 골프를 즐기며 휴양지 플로리다를 만끽합니다. 핼리는 이곳에서 앵벌이와 무전취식을 일삼습니다.

철딱서니 없는 어머니

핼리는 철딱서니 없는 어머니입니다. 무니를 앞세운 앵벌이와 무전취식도 모자라 매춘과 절도를 일삼습니다. 애쉴리가 식당에 근무하는 것과 달리 핼리는 구직 의욕이 떨어지며 쉽게 돈을 벌려 합니다. 플로리다에서 마리화나는 치료용 목적으로만 합법이지만 특별한 질병이 없는 핼리는 마리화나를 애용합니다.

무니에 메이플 시럽을 먹지 못하게 하거나 젠시의 생일을 챙기는 긍정적 측면도 일부 제시되는 핼리이지만 근본적으로 미성숙한 인간임을 숨기지 못합니다. 타인을 배려하거나 질서를 지키는 법을 가르치는 등의 정상적인 가정교육에도 무관심합니다. 자식을 방치합니다.

핼리와 애쉴리는 모성으로서의 직감도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스쿠티가 무니, 젠시와 어울려 폐가가 된 콘도에 방화를 합니다. 애쉴리는 직감적으로 스쿠티의 소행임을 눈치 채고 무니, 젠시와 어울리지 못하게 합니다. 하지만 둔감한 핼리는 무니와 함께 불구경을 하면서도 무니의 일그러진 표정의 의미를 간파하지 못합니다.

사려 깊은 모텔 매니저

핼리와 대비되는 또 다른 인물은 모텔의 매니저인 초로의 남성 바비(윌렘 대포 분)입니다. 그는 모텔의 소유주가 아니라 고용된 중간관리자로 온갖 잡무를 해결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그 역시 아내와 별거 혹은 이혼 중이며 아들 잭(케일럽 랜드리 존스 분)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인 정상적인 가정은 ‘플로리다 프로젝트’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저소득층과 노동계급에게 가정을 건사하는 것은 사치라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비는 사려 깊은 인물입니다. 무니를 비롯한 아이들의 망나니짓에도 화를 내지 않으며 수상한 인물로부터 보호하는 등 아이들을 지키려 노력합니다. 아이들과 바비의 관계는 마치 ‘아기 공룡 둘리’의 둘리 일당과 고길동의 관계처럼 보입니다. 바비는 핼리의 아버지, 무니의 할아버지 역할을 대신한다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윌렘 대포가 포스터를 장식하며 스타덤에 오른 ‘플래툰’의 엘라이어스가 마치 월남전에 살아남아 나이를 먹고 모텔 매니저가 된 듯한 선한 캐릭터입니다.

결말에서 핼리와 무니 모녀에게 공권력의 손이 닿습니다. 플로리다 아동가족보호국이 개입해 무니를 위탁 가정에 맡기려 합니다. 핼리의 매춘 혐의가 신고 되었기 때문입니다. 신고자가 누구인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나 바비로 보입니다. 무니가 자라기에는 모텔이 부정적 환경이며 핼리는 어머니로서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쓰러져도 자라는 나무

‘플로리다 프로젝트’에서 눈에 띄는 두 개의 은유적 장면은 나무와 무지개입니다. 무니는 쓰러져도 계속 자라는 나무를 좋아합니다. 불우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성장을 멈추지 않는 무니를 비롯한 어린이들을 상징합니다. 비가 온 뒤에 등장하는 무지개는 늘 그렇듯이 불행 뒤 희망을 상징합니다. 언젠가 무니에게도 진정 행복한 날이 올 것이라는 복선입니다. 부모를 비롯한 성인들이 제 역할을 못해도 어린이는 쑥쑥 자란다는 주제의식입니다.

분홍색 위주의 알록달록한 매직 캐슬을 비롯한 모텔과 쇼핑몰은 물론 남국의 석양 및 불꽃놀이 등 아름다운 영상은 추악한 현실과 역설적으로 뚜렷한 대조를 이루며 씁쓸함을 더합니다. 대책 없는 어머니이자 성인인 핼리와 우정을 소중히 여기는 티 없이 맑은 소녀 무니를 대조하는 방식과 유사합니다. 어머니가 6세 딸만도 못합니다.

브루클린 프린스와 발레리아 코토 등 아역 배우들의 연기는 놀랄 만치 천연덕스럽습니다. 동물과 더불어 연기 지도가 가장 어려운 어린이들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영상에 담아낼 수 있었는지 제작진의 노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영상, 다큐멘터리식 촬영, 분절적 편집은 자칫 감정적이며 신파로 전락할 수 있는 소재를 차분하게 다루는 데 기여합니다. 미국의 어두운 면을 아이러니컬하게 밝게 묘사한 시도는 매우 참신합니다. 하지만 대중적 영화는 결코 아닙니다. 지루하거나 짜증스러운 관객도 있을 듯합니다.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자유새 2018/08/04 09:54 # 삭제 답글

    감독 인터뷰 글이라도 좀 읽고 리뷰쓰시죠.... 주관적인 감상이라고 말씀하신다면 할말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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