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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 - 삶과 죽음, 인간의 근원적 욕망과 공포 영화

※ ‘블레이드 러너’와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죽음에 대한 근원적 공포

‘블레이드 러너’의 서사의 출발점은 레플리컨트의 수명 연한입니다. 로이(루트거 하우어 분)를 비롯한 레플리컨트들은 수명 연한 4년의 만료를 앞두고 오프 월드로부터 지구에 잠입합니다. 자신을 제작한 타이렐(조 터켈 분)을 만나 수명 연한을 늘리려 합니다. 블레이드 러너의 추격을 받자 로이 일당은 많은 인간을 살해합니다.

인간의 가장 큰 공포는 죽음입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70년이 넘는 인간과 달리 레플리컨트 넥서스 6의 수명 연한은 고작 4년입니다. 블레이드 러너를 만나면 ‘은퇴(Retirement)’라는 이름으로 사살됩니다. 레플리컨트는 언제 죽음을 맞이할 줄 모르는 고통 속의 삶을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특히 블레이드 러너 데커드(해리슨 포드 분)에 의한 여성형 레플리컨트 조라(조안나 캐시디 분)와 프리스(다릴 한나 분)의 ‘은퇴’ 장면은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에서 새삼스레 강조됩니다. 조라의 죽음은 조안나 캐시디가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을 위해 직접 재촬영에 나섰고 프리스의 죽음은 ‘블레이드 러너 디렉터스 컷’에 비해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이 더욱 길고 고통스럽게 재편집되었습니다. 잔혹하게 스러지는 레플리컨트의 고통을 통해 죽음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 공포를 우화적으로 부각시킵니다. 데커드는 2명의 비무장 여성형 레플리컨트의 ‘은퇴’에만 성공하는, 외형적으로는 비열한 경찰 주인공입니다.

반면 수명 연한을 마친 로이의 죽음은 매우 평화롭게 묘사됩니다. 로이는 데커드를 구한 뒤 손에 쥐고 있던 평화의 상징 비둘기를 놓아주며 죽습니다. 로이는 자신의 연인 프리스를 살해한 데커드를 죽음의 위기에서 구출함으로써 진정한 용서를 실천합니다.

로이의 유언과 죽음의 순간 삽입된 음악 ‘Tears in The Rain’은 속편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주인공 조의 죽음의 순간에도 삽입됩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에도 활용된 ‘블레이드 러너’의 음악은 Tears in The Rain’이 유일합니다.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의 첫 한국 정식 개봉의 가장 큰 의미는 반젤리스의 음악과 둔중한 효과음을 제대로 된 사운드로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자음은 미래 분위기를 강조하는 SF 영화의 단골입니다. 하지만 ‘블레이드 러너’는 반젤리스의 전자음은 결코 가볍지 않고 묵직하다는 점에서 대단합니다.

인간보다 더욱 인간적인

레플리컨트는 인간보다 더욱 인간적입니다. 데커드가 레이첼(숀 영 분)과 사랑에 빠지면서 극중에 등장하는 6명의 레플리컨트는 모두 짝을 이뤄 사랑에 빠지거나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 중에 사랑에 빠진 이는 없습니다. 레플리컨트의 죽음을 슬퍼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인간도 없습니다.

프리스는 데카르트의 격언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를 입에 올립니다. 레플리컨트는 생각하고 사랑하고 슬퍼합니다. 창시자 타이렐의 모토 ‘인간보다 더욱 인간적인 레플리컨트’를 통해 ‘블레이드 러너’는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집니다.

레이첼은 레플리컨트 중에서도 이질적 존재입니다. 타이렐의 죽은 조카의 뇌가 이식되었기 때문입니다. 가상의 기억이 주입되는 일반적인 레플리컨트와는 차별화됩니다. V-K 테스트(Voigt-Kampff Test)에서 데커드는 레이첼에 다른 레플리컨트보다 3배 이상의 질문을 더 해야 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레이첼은 출산을 위한 신형 레플리컨트라는 설정이 추가됩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를 통해 ‘블레이드 러너’의 데커드와 레이첼은 아담과 하와였음이 드러납니다. 이 둘은 수명 연한도 없습니다.

데커드는 스피너를 운전하지 않았다?

‘블레이드 러너’의 매력 요소 중 하나는 수직이착륙 및 비행이 가능한 자동차 스피너입니다. 반젤리스의 몽환적 배경 음악 ‘Main Titles’와 함께 스피너가 네온사인이 가득한 LA의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에 매혹되어 ‘블레이드 러너’의 팬이 된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블레이드 러너’를 상징하는 메카닉으로 ‘POLICE 995’라 표기된 푸른색 스피너는 주인공 데커드의 것이 아니라 그의 실질적 감시역인 파트너 가프(에드워드 제임스 올모스 분)의 것입니다. 데커드는 스피너를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그가 운전하는 장면도 없습니다. 단지 가프의 스피너의 조수석에 앉아 있을 뿐입니다. 대신 데커드는 지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해치백 순찰차를 운전합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라스베이거스에 은든 중인 데커드는 스피너를 소유하고 있지만 그가 탑승하기 직전 러브가 이끄는 일당에 의해 격파됩니다. 결과적으로 두 편의 블레이드 러너 영화 속에서 데커드가 스피너를 운전하는 장면은 없었으나 그것을 눈치 챈 관객은 많지 않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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