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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휠 - 우디 앨런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영화

※ ‘원더 휠’과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캐롤라이나(주노 템플 분)는 갱인 남편으로부터 도망쳐 5년간 의절했던 아버지 험티(짐 벨루시 분)에게 돌아옵니다. 험티의 두 번째 아내 지니(케이트 윈슬렛 분)는 작가를 지망하는 인명구조원 미키(저스틴 팀버레이크 분)와 불륜에 빠집니다. 미키와 캐롤라이나가 가까워지자 지니는 질투합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열차’ 재해석

우디 앨런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2017년 작 ‘원더 휠’은 1950년대 뉴욕 해변의 코니아일랜드 유원지에서 벌어지는 일가족의 치정극을 묘사합니다.

제목 ‘원더 휠’은 주된 공간적 배경이자 코니아일랜드 유원지의 상징인 대관람차 ‘Wonder Wheel’을 뜻합니다. 대관람차와 같이 돌고 돌아도 제자리인 인생의 수레바퀴를 상징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원디 휠의 뒤편에는 지니와 험티 부부의 집이 있습니다. 극중에 반복 삽입되는 밀스 브라더스의 ‘Coney Island Washboard’는 시공간적 배경을 상징합니다.

‘원더 휠’은 1951년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란드가 출연한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대한 우디 앨런식 재해석입니다. 두 작품 모두 집 안이 주된 공간적 배경이며 가족 중심으로 등장인물의 숫자가 적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테네시 윌리엄스가 1947년 발표한 희곡이 출발점이고 ‘원더 휠’은 오리지널 각본이지만 매우 연극적입니다.

두 작품 모두 여성이 오랫동안 떨어져 지낸 가족의 집에 찾아와 얹혀살면서 시작됩니다. 대도시를 배경으로 과거에 대한 향수로 가득한 여주인공의 유일한 삶의 힘이 허영기라는 점도 통합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비비안 리가 연기한 주인공 블랑쉬는 명문가 맏딸이던 과거에 대한 향수로 인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합니다. ‘원더 휠’의 화자는 미키이지만 주인공은 지니입니다. 지니는 연극배우로 활동하며 드러머와 결혼해 행복했던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블랑쉬와 지니 모두 정신적으로 불안정합니다.

케이트 윈슬렛 연기 압권

비비안 리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통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원더 휠’의 케이트 윈슬렛은 비록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압도적 연기를 펼칩니다. 특히 결말에서 지니가 미키와 험티에 차례로 신세 한탄하는 연기는 압권입니다.

지니는 암울한 현실을 부정하며 현재의 종업원으로서의 삶을 ‘연기’로 규정합니다. 그렇다면 케이트 윈슬렛은 ‘연기하는 이를 연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니는 굴을 판매하는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합니다. 굴은 두꺼운 껍질 안쪽에 속살을 숨기고 있습니다. 지나가 자신의 진정한 삶은 껍질에 둘러싸인 굴의 속살과 같이 숨겨져 있다고 믿는 은유로 해석됩니다.

‘원더 휠’은 케이트 블란쳇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긴 2013년 작 ‘블루 재스민’에 필적할 만합니다. ‘블루 재스민’의 타이틀 롤이자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한 재스민과 마찬가지로 지니도 허영기와 과거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가족을 죽음으로 몰아넣습니다.

여주인공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남자 주인공도 동일합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말론 브란도가 연기한 스탠리는 처형 블랑쉬를 혐오한 끝에 성폭행합니다. ‘원더 휠’에서 지니의 두 번째 남편 험티는 지니의 연극 및 영화에 대한 열정을 전혀 공감하지 못합니다. 그로 인해 지니는 미키에 더욱 쉽게 빠져듭니다. 스탠리와 험티 모두 블루컬러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험티(Humpty)의 이름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자만심에 사로잡혀 언제 깨질지 모르는 계란 험티덤티(Humpty-Dumpty)를 연상시킵니다. 험티는 지니의 불륜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며 그녀가 싫어하는 야구 관람과 낚시를 반복적으로 권할 만큼 둔감합니다.

인간의 약점이 이끄는 비극

희곡 집필이 꿈인 미키는 인간이 고유의 약점으로 인해 파멸하는 비극에 매력을 느낍니다.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약점으로 인해 비극에 휘말리는 ‘원더 휠’의 서사 전개를 암시합니다. 지니는 순간의 불륜 충동을 이기지 못해 첫 번째 결혼에 종지부를 찍고도 다시 불륜에 빠집니다. 허영기 역시 지니의 발목을 잡습니다. 험티는 둔감함으로 인해 아내의 불륜을 방치하고 미키는 바람기로 인해 두 개의 사랑 모두를 놓칩니다.

미키는 캐롤라이나에 어니스트 존스가 1949년 발표한 저서 ‘햄릿과 오이디푸스’를 빌려주며 가까워집니다. 햄릿과 오이디푸스는 모두 자신의 결함으로 인해 비극을 피하지 못한 인물들입니다. 험티와 캐롤라이나의 관계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성(性) 반전인 일렉트라 콤플렉스를 연상시킵니다.

험티는 친딸 캐롤라이나, 지니는 친아들 리치(잭 고어 분)를 끔찍이 챙기지만 의붓자식에는 냉담합니다. 부부가 각자 이기적이니 관계가 원만할 수 없습니다.

캐롤라이나는 과거의 잘못된 결혼으로 인해 죽음을 피하지 못하는 것으로 암시됩니다. 캐롤라이나의 남편 프랭크는 이름만 언급될 뿐 극중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목소리도 제시되지 않습니다. 단지 그가 거물 갱임을 짐작할 수 있을 뿐입니다.

불안정한 환경에서 성장하는 소년 리치는 방화의 악습을 고치지 못합니다. 그가 상담 치료사의 대기실에도 불을 지르고 도망치는 가운데 장의사(Undertaker) 사무실을 지나칩니다. 험티와 지니 부부가 리치의 방화로 인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비극적 암시로도 해석됩니다.

촬영과 조명 공 들인 흔적 역력

‘원더 휠’의 또 다른 매력은 촬영과 조명입니다. 지니의 집 안에는 원더 휠을 비롯한 유원지의 시시각각 변화하는 형형색색의 불빛이 비춰 색상 및 음영이 달라집니다. 원색의 조명은 아름다우며 환상적이지만 지니의 초라한 삶과는 대조적이라 역설적입니다. 거장 촬영 감독 비토리오 스트라로는 찰나의 미묘한 조명 변화를 놓치지 않습니다.

조명은 등장인물의 심리를 대변합니다. 지니가 미키와 밤중에 해변에서 첫 섹스를 한 뒤 과거를 술회하는 장면에는 조명이 대조적입니다. 지니가 전남편인 드러머를 회고할 때는 조명을 얼굴에 비추지만 험티에 대해 말할 때는 조명이 사라집니다. 전남편에 대한 사랑을 잊지 못하지만 험티는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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