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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 2편 보단 낫지만 평범한 결말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불친절한 후속편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는 ‘메이즈 러너’와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의 후속편이자 시리즈 최종편입니다. 주인공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 분)가 위키드에 붙잡힌 민호(이기홍 분)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줄거리입니다. 주된 공간적 배경은 위키드의 근거지이자 거대 장벽으로 둘러싸인 최첨단 도시인 ‘마지막 도시(Last City)’입니다.

삼부작의 앞 두 편을 관람하지 않은 이들에게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는 불친절한 후속편입니다. ‘메이즈 러너’에서 죽음을 맞은 듯했던 갤리(윌 폴터 분)가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재등장해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지만 대사 몇 마디 설명이 전부입니다. 단 몇 초만이라도 플래시백을 삽입하는 편이 낫지 않나 싶습니다.

크레딧 외에는 아무것도 제시되지 않는 썰렁한 엔딩 크레딧에 단색 일러스트로 삼부작의 주요 장면들을 시간 순으로 정리하는 서비스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토마스 중심, 평범한 마무리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는 철저히 토마스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타이틀 롤에 해당하는 세상을 구할 백신은 토마스의 몸에서 나오게 됩니다.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에서 토마스가 자신의 피를 감염자인 브렌다(로사 살라자르 분)에 제공해 암시된 바 있습니다.

모든 인간관계도 토마스 중심입니다. ‘메이즈 러너’의 히로인이었던 트리사(카야 스코델라리오 분), 그리고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에 처음 등장한 브렌다와 토마스의 삼각관계는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의 로맨스의 전부입니다. 토마스를 제외하면 누구도 로맨스가 없어 허전합니다.

선악을 오가던 트리사는 배신의 죗값을 치르며 삼각관계 정리 차원에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건물 옥상에서 탈출 일보 직전에 옆 건물이 무너지는 것을 구경하다 죽음을 맞이하는 연출은 실소를 유발합니다. 1초가 다급한 상황에서 점프를 먼저 했다면 죽음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당연한 의문을 남깁니다.

그에 앞서 빈사 상태가 된 토마스가 트리사와 키스하는 장면 역시 실소를 자아냅니다. 두 사람의 작별의 키스의 의미가 있지만 죽음의 위기에 닥쳐 기진맥진해도 키스할 힘은 남았기 때문입니다. 갤리의 동료였던 크랭크는 ‘마지막 도시’를 습격하는데 이들 중 생존자는 한 명도 없는 것인지 궁금증도 남깁니다.

142분의 긴 러닝 타임 속에서 뉴트(토마스 브로디 생스터 분)의 발병과 죽음까지 이어지는 과정 등을 비롯해 대부분의 장면은 호흡이 장황합니다. 보다 간결하게 편집해 120분대 후반 정도로 압축하는 편이 나았을 것입니다. 지루했던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보다는 낫지만 삼부작을 마무리하는 대단원으로는 평범합니다.

‘메이즈 러너’의 참신함 사라져

시리즈 첫 번째 영화 ‘메이즈 러너’는 미스터리 스릴러로서 참신한 매력을 갖췄습니다. 제한적 공간에 고립된 소년들이 머리를 짜내며 협력해 생존과 탈출을 도모한다는 점에서는 윌리엄 골딩의 ‘파리 대왕’을 연상시켰습니다. 현상 유지와 타파, 즉 보수와 진보의 충돌이라는 은유로 풀이할 수도 있었습니다. 다양하게 해석할 여지가 있는 풍성한 텍스트였습니다.

하지만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과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는 진부한 좀비 영화로 전락했습니다. 독재 지향의 절대 권력,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집단을 위한 개인의 희생, 감염자에 대한 차별,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인식, 의약 자본, 도시(국가)의 장벽 등을 다루며 현실을 깊이 있게 혹은 은유적으로 비판할 수 있었지만 시도조차 않았습니다. 그저 친구 구출 어드벤처와 삼각관계 로맨스로 전락했습니다.

토마스와 뉴트 등이 ‘마지막 도시’에 처음으로 발을 디디는 장면에 제시되는 ‘마지막 도시’의 비주얼은 ‘블레이드 러너’의 2019년 LA를 연상시킵니다. ‘마지막 도시’와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키는 소년소녀들의 대형 선박 등의 CG는 최근 다른 영화들에 비해 자연스러움이 부족합니다.

부족했던 한글 자막

황석희가 번역한 한글 자막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브렌다가 운전한 버스가 공중에서 착지한 뒤 ‘OUT OF SERVICE’라는 문구가 액정 표지판에 뜨는 데 자막으로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에서 몇 안 되는 웃을 수 있는 장면입니다. ‘운행 종료’로 번역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결말의 비석에서 ‘Teresa’는 한글 자막 ‘트리사’로 제시되었지만 ‘Newt’는 한글 자막으로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삼부작을 관통하는 뉴트의 비중을 감안하면 부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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