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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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쇼맨 - 경쾌하고 흥겹지만 묵직한 감동은 부족 영화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재단사의 외아들로 태어난 바넘(휴 잭맨 분)은 어린 시절부터 사랑했던 부잣집 딸 채리티(미셸 윌리엄스 분)와 결혼해 두 딸을 둡니다. 정리 해고로 생계가 막막해진 바넘은 신체적, 인종적 이유로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고용해 쇼를 벌여 흥행에 성공합니다.

오락에 귀천은 없다

마이클 그레이시 감독의 데뷔작 ‘위대한 쇼맨’은 19세기 미국의 쇼맨 P. T. 바넘의 실화를 뮤지컬로 옮겼습니다. 서두부터 중반까지는 사회적 차별이 횡행하던 시대에 따돌림 당하던 이들을 무대로 끌어내 대성공을 거둔 바넘의 성과에 초점을 맞춥니다.

바넘은 아버지의 직업과 가난으로 인해 자신이 받았던 천대를 두 딸에게는 물려주지 않겠다는 각오로 야심을 키웁니다. 그는 극작가 필립(잭 에프론 분)을 영입해 상류 계급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바넘은 유럽의 미녀 소프라노 제니 린드(레베카 퍼거슨 분)를 데려와 미국 순회공연을 하며 자신의 속물근성을 충족시키려 합니다.

‘위대한 쇼맨’의 주제의식은 ‘오락에는 귀천이 없다’는 것입니다. ‘상류 계급이 즐기는 순수 예술은 고상한 반면 서민이 즐기는 대중오락은 열등하다’는 현재까지 암암리에 지지를 받고 있는 속물근성에 도전합니다.

설령 속임수가 다소 가미되더라도 돈을 받고 즐거움을 선사하는 엔터테인먼트는 모두 소중하다는 것이 바넘의 지론이자 ‘위대한 쇼맨’의 주제입니다. 21세기에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엔터테인먼트인 영화 역시 편집과 특수효과 등 ‘속임수’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속임수가 매끈할수록 소비자(관객)들은 더욱 높은 평가를 하며 지갑을 엽니다.

바넘의 쇼가 저열하다고 비판하던 평론가 제임스 고든 베넷(폴 스파크스 분)과 바넘의 대립은 인상적입니다. 21세기에도 상존하는 평론가와 예술가 및 연예계 종사자의 대립과 대동소이합니다. 제임스는 제니의 콘서트를 관람한 뒤에야 처음으로 바넘이 기획한 공연에 호평하는 속물근성을 드러냅니다.

바넘의 공연장이 화재로 잿더미가 된 뒤 제임스가 나타나 바넘과 나름대로 우호적인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예술가와 평론가가 공존 공생하는 관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제니 린드와 제임스 고든 베넷 역시 실존인물입니다.

차별 반대

‘위대한 쇼맨’이 강조하는 또 다른 주제의식은 차별에 대한 반대입니다. 신체적 차이를 비롯해 인종, 직업 등이 차별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당시에는 금기시되었던 흑백 인종 간의 사랑을 필립과 바넘의 단원 앤(젠다야 분)을 통해 묘사합니다.

신체적 차이가 두드러지는 이들을 구경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이 현 시점에서 보면 적절한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극중에는 바넘의 쇼에서 코끼리 등 동물도 등장하는데 이제는 동물을 서커스나 쇼에 동원하고 그를 위해 가두고 가르치는 행위 또한 동물 학대라는 관점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레미제라블’, ‘라라랜드’와 비교

휴 잭맨은 ‘레미제라블’, ‘프리즈너스’, ‘로건’에 이어 딸을 지극히 사랑하는 아버지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극중에 등장하는 귀여운 두 딸의 존재로 인해 ‘위대한 쇼맨’의 결말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귀여운 아역 배우들이 등장하는 오락영화라면 해피엔딩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바넘이 과욕을 버리고 잠시 등한시했던 동료들과 가족의 품으로 귀환하는 것으로 105분의 러닝 타임이 마무리됩니다.

‘위대한 쇼맨’은 진지한 주제 및 소재를 다루면서도 갈등을 극대화하지 않고 해피엔딩에 수렴합니다. 경쾌하고 흥겨운 연출은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서사는 전형적입니다. 극대화할 수 있었던 긴장과 갈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묵직한 감동을 원했다면 가볍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비극적 결말이 강렬했던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 ‘라라랜드’와 같이 눈물을 속 빼는 힘은 부족합니다. 혁명과 인간의 구원을 소재로 해 노래에 힘이 넘쳤던 ‘레미제라블’, 주인공 세바스찬의 음악적 지향과 같은 재즈를 기초로 했던 ‘라라랜드’과 비교하면 ‘위대한 쇼맨’의 곡들은 팝에 가깝습니다.

레베카 퍼거슨, 노래는 대역

또 다른 약점은 중요 배역 두 명이 노래를 부르지 않고 다른 이에게 맡겼다는 점입니다. 제니 역의 레베카 퍼거슨과 소년 시절의 바넘을 연기한 엘리스 루빈의 극중 노래는 다른 이들이 불렀습니다. 배우들의 노래의 동시 녹음을 강행했던 ‘레미제라블’의 혁신적 시도와 비교하면 상당한 단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바넘이 필립을 영입하기 위해 설득하는 바의 시퀀스는 바텐더까지 포함해 배우 3인의 호흡이 놀라운 명장면입니다. 배우들의 엄청난 연습이 충분히 짐작됩니다.

젠다야는 선머슴과 같았던 ‘스파이더맨 홈커밍’에 비해 훨씬 매력적이고 여성적으로 등장합니다. 스파이더맨의 후속작에서 히로인 MJ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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